아세안 인 코리아
한국화로 그린 꿈 한예진
2007년 4월, 티반니 씨는 캄보디아에서한국으로 이주하며 한예진이라는새 이름을 얻었다. 처음엔 동생들의 학업을 잇기 위해 찾은 먼 땅이었지만 한국은 그에게 중·고등학교와 대학교 졸업은 물론, 한국과 캄보디아에서 미술 개인전을 여는 소중한 기회를 안겨주었다. 낯선 땅에서 그에게 편안함과 자신감, 존재감을 심어준 것은 한국의 전통 회화인 한국화였다.
수많은 미술 장르 중에서 한국화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2013년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 재학 시절 미술 시간에 우연히 한국화를 접했어요. 원래 자연과 문학, 문화와 관련된 것들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를 아우르는 한국화를 만나게 된 거죠. 한국화를 배우겠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많이 놀라는 반응이었어요. 외국인이 한국화에 관심을 가지는 게 뜻밖이었나 봐요.
그림을 그릴 때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한국화에서 가장 중요한 건 구도라고 생각해요. 또 그리는 사람 특유의 감성과 정서가 담겨 있어야 한다고 여기고요. 그래서 한국화를 그릴 때 감상자가 제 그림을 통해 마음에 여유와 편안함을 느끼기를 바라며 작업했어요. 또 풍경화를 그릴 때에는 고향인 캄보디아의 들녘을 추억하며 화폭에 옮기곤 했습니다.
소재를 선정할 때에도 나름 기준이 있었을 것 같아요.
한국화에서 주로 사용하는 주제를 골랐고, 저마다의 의미가 마음에 들어 선택했어요. 난초는 꽃이 피면 그 향기가 바람을 타고온 세상을 향기롭게 해주죠. 삶에서도 이 꽃과 같은 작은 도움과 베풂이 세계를 아름답게 물들일 수 있다고 생각해서 택했어요. 대나무는 쉽게 꺾이지 않는 강한 힘을, 소나무는 사계절 내내 변함없이 푸른 모습을 소망하며 그렸어요. 포도를 종이 위에 옮길 때에는 가정의 모든 일이 이 알찬 열매처럼 수확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앞으로의 꿈과 목표를 물어볼 차례네요.
지금처럼 사랑하는 제 가족들을 위해 가정을 살뜰히 가꾸며 제가 좋아하는 그림 그리기 등 취미 생활도 조금씩 병행하고 싶어요. 쉽지 않을 거라는 건 잘 알고 있지만 추후에는 임용고시에도 도전해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