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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번으로는 부족해… 아세안에는 3번의 새해가 있다?

COLUMN

2번으로는 부족해… 아세안에는 3번의 새해가 있다?
글 _김시은(아세안랩 대표)





2023년 계묘년, 검은 토끼의 해가 밝았다. 공교롭게 1월 1일이 일요일이라 휴일은 크게 즐기지 못했지만 한국에는 다행히 긴 음력설이 있다. 아세안 국가도 중국 화교의 영향으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1월 1일 양력설과 함께 음력설을 공휴일로 지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도 모자라 한 번의 새해가 더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바로 종교력에 따른 새해이다.

아세안은 크게 불교 국가와 이슬람 국가로 나눌 수 있다. 불교 국가는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태국이 있으며 이슬람 국가로는 브루나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가 있다. 싱가포르는 다인종 국가로 각 인종에 따른 종교를 믿고 있으며, 필리핀은 천주교, 베트남은 다양한 종교가 있으나 종교가 없는 사람도 대부분이다.

태국에 불교력에 따른 새해가 있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어도 서로 물을 뿌리는 축제인 ‘송끄란 축제’는 대부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송끄란 축제는 사실 불교력 새해를 맞이하는 축제이다. 송끄란은 산스크리트어에서 왔으며 변화, 이동이라는 뜻으로 천문 12궁도에서 이날 태양의 위치가 바뀌기 때문에 이를 기준으로 새해를 맞이하는 것이다.

물을 뿌리는 이유는 지난해의 잘못을 씻어내고 깨끗한 새해를 맞이하라는 뜻이며, 이때 함께 얼굴에 하얀 칠을 하는 것은 액운을 막아 준다는 의미이다. 물론 코로나19 상황으로 2년 간 축제를 즐기지 못했지만, 최근의 송끄란은 전 세계인의 젊은이들이 모여 즐겁게 축제를 즐기는 것으로 변화하기도 하였다.

태국과 같이 여타 불교 국가에서도 유사한 축제를 캄보디아는 ‘쫄츠남’, 라오스는 ‘분 삐마이’, 미얀마는 ‘띤잔’이라는 이름으로 즐기고 있다. 보통 수확기가 끝나는 4월 13~14일에 시작돼 3일간 이어진다. 올해 캄보디아와 라오스는 4월 14~17일,미얀마는 4월 17일, 태국은 4월 13~16일이 휴일로 지정되어 있다.

이슬람력은 한국과 같은 태양력이 아닌 달을 기준으로 날짜를 계산하고 있다. 히지라(Hijiri) 달력이라고 불리는 이슬람력 새해는 음력을 기반으로 하며 1년은 약 354일로 매년 새해의 날짜도 달라진다. 이슬람력은 달의 관찰에 기초하며 12개의 음력달로 구성된다. 한국의 달력이 30~31일인 것과 달리 이슬람의 달력은 29~30일로 우리보다 약 11일 짧아지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의 나이 셈법이 국제 표준과 달랐던 것과 같이 이들의 연령도 달라질 수 있다.

이슬람력에 있어 2023년 새해는 7월 19일이다. 다만 달을 기준으로 하고 있는 만큼 오후부터 새해가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새해라고 해서 우리와 같이 긴 휴일을 가지거나 불교 국가와 같이 축제를 여는 것은 아니다. 이들의 새해는 사원에 모여 함께 기도를 하며 종교적인 의미를 되새기는 하루로 신성하게 보낸다.

한편 인도네시아 인구의 87%가 이슬람교, 2%가 힌두교를 믿고 있지만 힌두교도의 대부분이 우리나라에서 즐겨 찾는 발리에 있는 만큼 힌두교 새해에 대해서도 알아두는 것도 좋다. 힌두력으로 새해 첫 날은 보통 3월에서 4월 중이며 올해는 3월 22일로 지정되어 있다. 새해 첫날 힌두교 신자들은 외출을 하지 않으며, 집이나 건물에서 불을 켤 수 없고 일도 할 수 없는 등 하루 동안 모든 것이 멈추고 고요하다. 이때는 공항도 문을 닫으니 여행 계획을 세울 때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