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STY ASEAN
아세안 국가의 신년 음식 맛보기
글_정신우 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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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아세안국가들은 다문화의 교류와 발전에 있어 적극적인 태도로 가족 같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면 우리는 각 나라의 정체성을 이해할 수 있고 그것이야 말로 문화 공동체에 다가서는 것이다. 특별한 신년 음식을 즐기는 나라들을 살펴보고 맛있는 음식도 만나보자.
한국 사람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인 쿠알라룸프와 페낭은 말레이시아의 대표적인 스폿이다. 말레이시아는 이슬람교, 중국계, 말레이시아인을 주축으로 수많은 외국인 들이 머물고 있어서 식문화 역시 다채롭다. 외식문화가 자리 잡은 곳이니 만큼 신년 음식도 직접 만들지 않고 사서 즐기는 편인데 대표적인 음식이 ‘이셩(Yu sheng/Yee sang)’이다. 남미 음식에 ‘세비체(Ceviche)’, 한국에 ‘회 무침’이 있듯이 말레이시아 스타일의 생선요리다. 이셩은 ‘높이 들어 평안을 기원한다’는 뜻으로 온 가족이 둘러 앉아 나눠 먹는 음식이다. 생선은 풍요와 번영, 활력을 상징함으로 이 한 접시로 새해의 기운이 충만하겠다. 싱가포르도 같은 신년음식인 ‘이셩’을 즐기며 언제나 원조(元祖) 논쟁이 뜨겁다.
필리핀은 주식인 국수 외에 찰밥과 떡을 즐긴다. 그중에서도 ‘판싯(Pancit)’은 신년뿐만 아니라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볶음 국수이다. 우리나라의 잡채와 같이 호불호가 없이 인기가 높고 면의 종류에 따라 판싯 칸톤(라면), 판싯 팔라복(쌀국수), 소탕혼(당면), 판싯 미키(두꺼운 에그 누들)로 나뉜다. 취향껏 고기와 채소를 듬뿍 넣고 향신료가 맛을 더한다. 우리의 떡국 같이 판싯 한 그릇으로 즐긴다. 그 외 한국의 갈비찜처럼 명절이나 축제에 함께 준비하는 것이 어린 새끼 돼지구이인 ‘레촌(Lechon)’과 한국의 술 빵과 닮은 ‘푸토(Puto calasiao)’가 있다. 면은 장수(長壽)를 기원하고, 흰 떡은 액운을 쫓고, 통 돼지는 ‘번영’을 뜻한다.
베트남의 신년은 음력 1월 1일 ‘뗏’이라는 명절로 시작한다. 같은 음식이라 해도 남(호치민), 북(하노이)에 따라 각각의 개성을 지닌 베트남의 신년 음식은 찹쌀밥인 ‘반뗏(Bánh Tét)’과 반쯩(Bánh Chưng)이다. 반뗏은 하늘과 땅을 의미하는 원통형의 모양으로 만든다, 반쯩은 네모반듯하게 만들어 탄탄한 대지를 뜻한다. 불린 녹두와 돼지고기, 찹쌀로 속을 채우고 바나나 잎으로 감싸 라좀(대나무 줄기)으로 풀어지게 않게 단단히 묶어 쪄 낸다. 이 차림에는 자식의 성공, 행운이 들어오고, 가족의 건강과 평화를 기원하는 의미가 녹아 있다.
신들의 섬으로 채워진 인도네시아는 원주민의 음식이 남아 있긴 하지만 실재 신년 음식은 ‘가도 가도(Gado-gado)’가 대표적이다. 여러 재료를 혼합한다는 뜻으로 이슬람교가 87%인 종교적인 이유와 섬나라의 특성에 따라 육식보다는 가벼운 해산물과 닭고기 정도가 주 식품이다. 가도 가도는 여러 채소와 두부, 템페, 론통(바나나 잎 찐 밥), 삶은 계란을 한 접시에 담아 드레싱과 섞어 나누어 먹는 음식이다, 아세안의 신년 음식은 대부분 염원과 만복을 나누고자 하는 문화 공동체로서의 행위이다. 우리는 이런 나눔으로 서로의 새해 행복을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