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ICS-1기] 채리아: 네번째 이야기
윌슨센터에서 처음에 연수를 시작할 때 가장 어려운 부분 중에 하나가 매일 윌슨센터와 주변 연구소에서 개최되는 행사 중 어디에 참석을 하느냐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연구소 일을 하면서 자기공부를 체계적으로 하는 것이 쉽지 않은 만큼 그 두 과제와 행사에 참석하는 것 사이에 균형을 잡는 것에 관해 초기에 특히 고민이 많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행사에 참여를 아예 안 하는 방법도 있지만, 윌슨센터의 우리 프로젝트 담당자가 강조하는 것처럼 “global scholar” 가 된다는 것이 꿈이라면 워싱턴의 학계 중심에 있는 윌슨센터에 다닌다는 혜택을 누려서 미국에서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답니다. 참고로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윌슨센터 프로그램과 비슷한 조건으로 다른 나라에서도 젊은 연구자가 많이 오는데 ,그 사람들의 대부분은 연구소 일을 최소로 하고 시간을 거의 국립기록관리처에서만 보내며 세미나나 다른 행사에서 활동을 안 한다는 것이 윌슨센터 측의 불만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제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해서 워싱턴에 있는 연구소 행사에 다니는 ‘요령’을 만들어 보자고 합니다.
한국국제교류재단에서 윌슨센터에 온 쥬니어 스컬라가 관심을 가질 만한 워싱턴 연구소 행사를 크게 5종류로 나눠서 각기 기관의 특징과 신청 방법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5가지 종류는 윌슨센터 내부 행사, George Washington University의 Sigur Center for Asian Studies 행사, Johns Hopkins University의 Paul Nitze School of Advanced International Studies (SAIS) 행사, Korea Economic Institute (KEI) 행사와 의회와 관련된 기관들의 행사입니다.
1. 윌슨센터 내부 행사.
윌슨센터에서 진행되는 행사 중 제가 보기에 필수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행사는 한반도와 관련된 모든 행사, Washington History Seminar, 학자소개세션입니다.
첫번째 행사의 경우 NKIDP 프로젝트에서 계획된 것들도 있지만 아시아 프로그램에서도 가끔 행사가 열립니다. 예를 들어, 지난 9월부터 제가 윌슨센터에 있는 동안에 North Korea Critical Oral History Conference, 한국전쟁 때 북한에 대한 루마니아의 지원에 대한 발표회와 북한방문보고회 등이 NKIDP에 의해 열렸고 아시아 프로그램에선 남한의 민주화에 대한 세미나와 한반도 안보에 대한 발표회가 있었습니다. North Korea Critical Oral History Conference를 제외하고 나머지 행사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것이지만, 아쉽게도 오는 사람들이 보통 많지 않아 토론이 그리 활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과 관련된 모든 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자기공부에도 도움이 될뿐 아니라 국제교류재단의 쥬니어 스컬라로서 조금이나마 미국의 한국학의 활성화에 도와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청을 미리 할 필요가 없으며 행사가 시작하기 10분 전에 행사장소에 도착하기만 하면 됩니다.
Washington History Seminar는 특히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에게 유익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매주 월요일 4시부터 5시반까지 열리며45분~1시간의 발표, 30분~45분의 Q&A세션과 리셉션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주제가 매주 다르며, 일정이 적어도 6개월 전에 정해지는 것만큼 자기분야에서 최고의 역사전문가들이 발표를 합니다. 주로 현재 연구하고 있는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갓 출판된 본인의 책을 소개합니다. 이 프로그램에 History and Public Policy Program의 책임자인 Christian Ostermann과 북한 프로젝트의 담당자인 James Person, 그리고 윌슨센터에서 역사와 관련된 주제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모든 학자, 국무성의 Office of the Historian의 연구원들과 워싱턴에 있는 대학교 사학과 교수들이 매주 참여하기 때문에 시야를 넓히는 것과 더불어 역사계에서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매우 좋은 기회입니다. Washington History Seminar도 신청은 필요없지만 인기가 많은 행사이므로 회의실에 미리 도착하지 않으면 앉을 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윌슨센터 학자 소개 세션은 새로운 학자들이 많이 들어온 직후 일정한 기간에 집중적으로 계획 됩니다. 올 해 9월에 들어온 학자가 많았는데 10월 내내 매주 3~4회씩 열렸습니다. 윌슨센터 내부 규정으로 모든 학자의 참여가 필수입니다. 물론 출석을 아무도 확인을 안 하지만 아무래도 빠지지 않고 매번 오는 것이 좋습니다. 소개세션은 말 그대로 윌슨센터 학자들이 누가 어떤 연구를 하고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기 위한 행사입니다. 3~4명의 학자가 각각 5분씩 본인의 연구주제에 대해 간략하게 이야기를 하고 나면 30~40분 동안 Q&A하는 방식이며, 한 회가 총 1시간입니다. 예상밖으로 얼핏보기에는 전혀 관련이 없는 주제에 대해 공부하고 있는 학자의 발표를 듣고 토론을 하고 나면 자기가 하는 연구에서 새로운 방향이나 시각을 얻게 될 때가 많았기 때문에 제가 특히 관심을 가진 행사였습니다.
윌슨센터에서 연수를 시작할 때 윌슨메일 계정을 만드는데 위에 설명한 윌슨센터 모든 행사에 대한 정보는 윌슨센터 내부 메일을 통해 정기적으로 들어옵니다.
2와 3. George Washington University의 Sigur Center for Asian Studies 행사와 Johns Hopkins University의 Paul Nitze School of Advanced International Studies (SAIS) 행사
이 두 종류의 행사를 같이 다루는 이유는 둘 다 워싱턴에 있는 명문대 아시아 연구소에서 개최되는 행사이지만 주제, 특징과 분위기가 서로 사뭇 달라서 비교하면서 설명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Sigur Center의 경우 발표를 요청받는 학자들이 각 분야의 저명학자이며 발표회 분위기는 언제나 엄격하고 고전적인데 심지어 토론을 아예 안 하고 강의만 하고 끝날 때도 있을 정도입니다. 분위기만 그런 것이 아니라 실제로 내용이 깊고 매우 높은 수준의 행사입니다. 주로 역사와 아시아 현재 국제관계 추세에 대한 발표회가 많습니다. 제가 가 본 Elliot School의 행사 중 진주만을 앞둔 시점 일본의 대미정책에 관한 Takeo Iguchi의 강의와 대만 정세에 대한 세미나에서 한 Michael Yahuda의 발표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제 개인적인 느낌일지 모르겠지만 대만에 관한 세미나가 다른 연구소에 비해 많은 편인 것 같습니다. 행사장소는 윌슨센터에서 멀지 않고 걸어서 30분 정도 거리입니다. 조금 일찍 도착하는 것이 좋지만 앉을 자리가 없는 일이 벌어지는 것을 본 적은 없습니다. 신청은 마감일까지만 하면 됩니다. 행사일정은 Sigur Center윕페이지에서 신청을 하면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newsletter를 통해서 알 수 있는데, 학교관계자만 참여할 수 있는 행사가 적지 않아 주의를 해야 합니다. Sigur Center나 다른 외부 행사에 참여할 때 윌슨센터에서 우리를 담당하는 James Person씨에게 하루이틀 전에 통보하는 것이 좋습니다.
SAIS행사는 한 마디로 ‘실험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언제나 핫이슈를 찾아 주제로 선정하고, 특이한 방식으로 진행하거나 특이한 사람을 발표자/토론자로 초대합니다. 예를 들어, 북한을 방문한 유일한 미국 마술사의 발표가 있었고 ‘나는 꼼수다’의 진행자들과의 토론회도 있었습니다. 논란이 되는 주제를 자주 다루는 만큼 항상 사람이 많이 오는 행사이기 때문에 SAIS newsletter를 받자 마자 참여할 것인지 결정하고 최대한 빨리 신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행사장소에도 일찍 도착하지 않으면 신청했는데도 못 들어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한 성격때문에 SAIS의 행사가 어떻게 보면 ‘도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평생 추억으로 남을 만한 발표를 들을 때가 있다면 실망해서 시간이 아까울 때도 없지 않습니다.
나머지 2 종류의 행사에 대해 다음 보고서에서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