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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omon R. Guggenheim Museum/1기- 1차

  • 등록일 2012.02.08

 안녕하세요. 저는 KF Museum Internship 프로그램으로 구겐하임 뮤지엄에 파견된 이해원이라고 합니다. 아직 적응기이고 따라서 아직도 관찰기이기 때문에 얼마만큼 잘 정리를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생각 닿는 대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뉴욕에는 1월 15일에 도착했으니, 벌써 2주가 지났습니다. 17일에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함께 활동하게 될 다른 부서의 친구들을 처음 만났고, 저의 경우에는 Background Checking이 늦어진 까닭에 19일부터 일을 시작했습니다. 현재 총 60여 명의 인턴들이 일하고 있다고 하며, 저처럼 이 곳 생활이 처음인 친구들은 모두 40여 명 정도가 된다고 하네요.



 구겐하임 뮤지엄의 경우에는 건물이 오피스까지 운영하기에는 그만큼 크지 않기 때문에 학예부, 디자인부, 출판부, 마케팅 및 예산담당부 등 현장에서 직접 일하지 않아도 되는 거의 모든 부서들이 사무실을 따로 마련해 뮤지엄 외부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제가 일하는 Library&Archives도 다른 사무 부서들과 함께 오피스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예술전문사서 한 명과 아키비스트 한 명, 그리고 부서 디렉터 한 명이 퍼머넌트 스태프로 일하고 있고 그 외 발룬티어, 파트-타이머, 인턴 등의 인력들이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제가 일하는 곳은 학예부 사람들이 아주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어서, 그 기능과 역할은 한국에서 보아온 것과는 너무나도 확연하게 다르게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일반인들도 이용은 할 수 있지만 예약을 해야 하고, 때때로 미술관으로 갔다가 되돌아오는 경우도 있고 해서 접근성은 좋지 않지만, 뮤지엄 측면에서 보면 전시와 연구, 컬렉션 등 정말 필요한 부분에 있어 집중적으로 자료들을 갖추고 조직할 수 있어서 그런 부분에 있어서의 밀도감은 아주 높고 눈여겨 볼 만합니다.



 저는 여러 분들과는 달리, 집을 구해 놓고 왔기 때문에 정착은 생각보다 빠르게 한 편이라고 합니다. 브루클린의 전형적인 미국의 중산층 가족들과 함께 살고 있는데, 직장과는 지하철을 타고 약간 걷고 해서 딱 50분 정도가 걸립니다. 지층이라고 해서 저는 일반적인 1층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반-지하이더군요. 그래도 개인용 화장실과 욕실, 텔레비전 등이 있어서 불편하지 않게 지내고 있습니다. 세탁실이 옆에 딸려 있어서 약간은 거슬리기는 하지만, 이 점도 어느 때는 편하기도 해서 괜찮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온돌이 아니라, 천장 부근에 있는 얇은 파이프 하나가 유일한 난방역할을 하고 있어 조금 춥기는 합니다. 이불을 두 개 덮고 있고 개인용 전기요가 있어 그나마 나은 편입니다. 겨울에 오시거나 있는 동안 겨울이 있다면 반드시 전기요와 트랜지스터를 가지고 오시기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야채, 과일, 빵, 치즈 등 먹을거리는 매우 풍부합니다. 그런데 저의 경우에는 밥을 해 먹는 것이 좋더라고요. 벌써 10년이 지났으니 그 점을 감안했어야 했는데, 10년 전 1년 동안 독일에서 교환학생으로 있었을 때는 요거트와 빵만 먹고 1년을 잘 보냈었거든요. 지금은 마트에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너무도 많은 먹을거리들을 앞에 두고도 뭘 어떻게 해 먹어야 하나 매 끼니마다 걱정을 하고 지냅니다. 아마도 그동안 보아왔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점심문화 때문인 것 같습니다. 미국의 경우, 점심시간이 따로 없고, 모두 각자 거의 자기 자리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합니다. 나갈 수도 있지만 겨울이어서 그런지 움직이는 사람들이 거의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빵이나 요거트, 그래놀라, 과일 등을 싸 와서 먹어야 하는데, 그러다 보면 아침, 점심, 저녁을 모두 빵만 먹게 되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겠지요. 아직 고기 요리를 해 먹기는 좀 그래서 야채와 과일, 수프 등으로 간단히 해결하고 있습니다. 1인용 아주 작은 밥솥을 하나 가지고 왔는데 지금 제 보물 1호가 되었습니다. 김밥과 달걀말이 등 간단한 것부터 한국식 먹거리들을 만드는 데 시도해 보고 있는데, 볶음밥이나, 카레, 된장국 등도 직접 해서 먹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옷도 싸고 음식 재료도 싸고 다 괜찮은데, 식당에서 밥을 사 먹는 것은 좀 비싼 편입니다. 택스와 봉사료가 따로 붙기 때문에 메뉴 판에 적힌 것보다 더 나오는 것을 항상 감안해야 합니다. 돈을 아끼기도 하고 건강을 생각한다면 집에서 직접 해 먹고 싸 가지고 다니는 것도 참 좋은 것 같습니다.



 근무는 월~목까지이고, 금요일에는 각종 교육과 필드 트립을 다닙니다. 하지만 12시에 대부분 끝이 나기 때문에 정말 긴 주말을 갖게 되었습니다. 아직까지는 다녀도 다녀도 끝이 없는 뮤지엄들을 다니느라 주말에도 쉴 틈 없이 없지만, 소호나 트라이베카, 세컨드 애비뉴의 로우 이스트 지역, 브루클린의 윌리엄스버그 등 갤러리나 스튜디오 지역들도 열심히 다니고 보고 다녀야 할 것입니다. 필라델피아, 보스턴, 워싱턴 등의 뉴욕 주변 지역들도 다녀야 하고요. 지금까지는 구겐하임을 중심으로, Jewish Museum, Neue Galerie, Metro Museum, Whitney Museum, Frick Collection, MoMA, New Museum을 다녀 보았는데, 아직도 다 보지 못했고 아직도 가보지 못한 뮤지엄들도 많습니다. 다음 기회에는 인턴쉽 이야기와 소셜/컬처 라이프에 대한 이야기들을 더 많이 들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하루하루 지내면서 이번 일만큼 더 감사한 기회는 없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주어진 만큼 열심히 보고 배우고, 그래서 개인적으로나 그리고 커리어와 관련해서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그런 만큼 열심히 지내겠습니다!



 <참고> 첫 번째 사진은 회사건물 입구입니다. 12층과 13층의 일부를 구겐하임 오피스로 임대해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펭귄사도 같이 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사진은 자료실 일부 모습인데 아카이브는 따로 있습니다. 공간문제가 이 곳에서도 가장 큰 문제이기 때문에 오프사이트를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오프사이트는 아직 못 다녀왔지만 다녀 오면 사진과 함께 어떻게 운영되는지 이야기 해 드리겠습니다. 아카이브도 다음 기회에 보여 드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