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번 후기에서는 새학기를 맞아 진행하는 도서관 투어와 이용자 교육, 한국학 관련 수업을 청강하게 된 일에 대한 후기를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1. O-week 도서관 투어 & 이용자 교육
호주 국립대학에서는 매학기 초, 일주일 간의 오리엔테이션 기간 동안 도서관 투어와 이용자 교육을 집중 실시합니다. 오리엔테이션 기간동안 ANU 5개의 Branch 도서관에서 각각 도서관 스케쥴에 맞게 투어와 이용자 교육을 일정을 계획하고 홍보팀과 협조하여 진행합니다.
멘지스 도서관에서는 한번의 프레젠테이션과 네번의 멘지스 도서관 투어, 두번의 Multilingual 투어가 진행되었습니다. 프레젠테이션과 투어의 내용은 주로 신입생을 대상으로 하는 기본적인 도서관 소개와 이용방법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도서관의 이용자 교육과 투어 방식은 학교마다 다른 것 같습니다. 저의 모교에서는 신입생 대상의 도서관 이용자 교육이 의무였고, 온라인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도서관 온라인 교육을 이수하기 전까지는 도서관 책 대여가 불가했습니다. 신입생들은 도서관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교육 동영상을 시청하고 간단한 퀴즈를 푼 후 인증과정을 거쳐야지 도서관에서 책을 대여할 수 있었습니다. 당장 책을 빌리거나 도서관을 이용하고 싶은 신입생의 입장에서는 도서관 이용교육을 번거롭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조금의 관심과 시간만 할애한다면 도서관을 보다 잘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괜찮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매학기 초 신입생과 편입생들로 인해 화장실은 어디에 있는지, 도서관 오픈시간은 언제인지 등의 매번 같은 질문과 반복적인 대답을 해야 하는 도서관 직원들의 번거로움은 바다 건너 여기 호주에서도 비슷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멘지스 도서관의 도서관 투어에 참여하면서 저의 모교의 이용자교육에 대해 말씀드리니 좋은 방법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셨습니다.
멘지스 도서관에서도 점점 도서관 투어와 이용자 교육을 위해 도서관을 방문하는 학생들의 수가 줄고 있다고 합니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아도 홈페이지에서 찾을 수 있는 정보를 굳이 시간을 할애하여 교육을 통해 받고 싶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이제는 온라인 상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 외에 시간을 내어 굳이 도서관을 찾을만한 컨텐츠를 찾는데에 노력을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Information sessions
도서관 투어 외에 세 번의 Information sessions이 오리엔테이션 기간 동안 진행되었습니다. 신입생들을 대상 으로 아시아 태평양과 관련된 주제분석, 키워드 정의, 검색전략과 정보도구에 대한 주제로 교육이 진행되었습니 다. 세션의 진행은 장서개발팀(CML)의 지역학 전문사서 세 분이 담당하여 진행했습니다. 확실히 세분화되어 있는 조직구성은 전문적인 업무와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도서관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은 정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면 참여가 잘 이루어 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 때문에 도서관 투어나 교육을 홍보하는 일에 담당 직원들이 애를 먹기도 합니다. 어떻게 해야 홍보가 잘 되어서 효과적인 이용자 교육이 될 수 있을지…
장서개발 뿐만 아니라 이용자에 대한 분석이 더욱 중요해지는 시대가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 Collection promotional session
지난 년도에 구입한 값비싼 컬렉션에 대해 홍보하는 세션을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간단한 차와 쿠키를 준비하여 Brown Bag Library Session이라는 이름으로 점심시간 1시간 동안 진행되었습니다. 대상은 대학원생, 연구생, 교수 및 강사 등이 었고 간단히 DB를 소개하고 접근방법을 소개하는 형식이었습니다. 저도 수퍼바이저의 요청으로 한국의 조선일보 아카이브 DB 를 소개하고자 하였으나, 확인결과 작년 ANU의 Korea Institute에서 호주국립도서관에 구입요청을 하였고, 지금 호주국립도서관에서 라이센스 계약 작업이 진행중이어서 아직은 이용이 불가하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준비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요청을 받아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막상 한국 관련 자료는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없어져 아쉬운 마음이 많이 들었습니다. 추후에라도 기회가 된다면 한국 자료에 대한 소개의 기회를 마련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 수업 청강
한국학 장서를 다루면서 한국학을 공부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 Modern Korea 와 Popular Culture in East Asia 라는 수업을 청강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이 무엇때문에 한국학에 관심을 가지고 또 어떤 시각으로 한국을 바라보는지 궁금했습니다. Modern Korea라는 수업은 한국 역사에 대한 수업이고, Popular Culture in East Asia 라는 수업은 제목 그대로 동아시아의 대중문화에 대해 공부하는 수업인데 담당 교수님께서 한국의 대중문화와 음악을 전공하시는 분이셔서 한국에 관한 사례를 많이 접하게 됩니다.
운이 좋게 수업시간에 학생들이 돌아가며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어 조금이나마 학생들의 관심에 대해 알 수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Asia Pacific이라는 국제관계 속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어떤 학생은 한국 사람들이 잘생기고 예쁘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아마도 한류의 영향도 상당한 것 같았습니다. (ANU 대학 내 한국 K-Pop club을 홍보하는 전단지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이번 후기를 통해서는 이용자에 대한 분석과 이해가 많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인터넷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가 무궁무진하고…사람들은 각자가 관심있는 분야의 전문지식을 찾고 꽤나 괜찮은 콘텐츠로 재생산해 낼 수 있는 수준까지 오른 것 같습니다. 수업에 활용되는 참고자료들도 YouTube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선호합니다. 하지만 도서관 투어와 이용자 교육의 콘텐츠를 보면 그에 비해 크게 변하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이 몇 층 어디 서가에 놓여있는지, 검색어를 입력하고 원문을 열어보기까지 어떤 메뉴를 클릭해야 하는지… 이러한 것들에서 좀 벗어나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용자 교육이나 투어는 도서관의 존재 의미를 어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여기에 할애할 수 있는 사서의 노력과 시간이 많아졌으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후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