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레쥬드프랑스 한국학도서관]김근영 7개월차
[콜레주 드 프랑스 I.E.C 1기] 김근영 : 일곱째 달
안녕하세요, 콜레주 드 프랑스에서 일곱 달 째 인턴활동 소식을 전합니다. 이번 달에는 지난 달에 뒤이은 컬렉션 조사업무 이야기를 좀 더 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기증도서를 정리하기 시작했는데요 이 두 가지 업무가 이 번 한달 동안 주된 활동이어서 이를 나누려고 합니다.
1. 컬렉션 조사
지난달에 컬렉션을 조사하기 위해 직접 서고에 내려가서 총서명을 기록하고 시스템을 통해 해당 총서의 목록을 작성하고 있다고 말씀 드렸는데 좀 더 보충해서 느낀 점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일단 분류 주제별로 조사를 시작해서 각각의 분류 주제에 분포한 총서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목록을 만드는 것이 가장 큰 틀이고 덧붙여 자모순 목록도 함께 작성하고 있습니다. 도서관 자체 시스템을 통해서 총서명만을 검색해 목록을 만들 수도 있겠지만 시간은 걸려도 실물도서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카탈로깅 중에 총서사항이 누락되었던 도서들을 찾아 보완하고 필요한 경우 흩어진 총서를 하나의 청구기호 아래 모으는데 유용하기 때문입니다.
한편 조사를 하는 동안 아직 서고에 내려오지 않은 신착 자료와 카탈로깅 중에 있는 자료들을 생각하면 그 전에 다 마칠 수 있을까 하는 조바심이 들기도 합니다. 비록 분류 주제마다 규모도 다르고 남은 주제들은 여전히 많지만 일단 철학, 역사, 한국학, 법률 분야의 컬렉션을 조사했습니다. 컬렉션을 파악하는 것은 단순히 분량이 많은 도서들의 표제를 기입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장서파악과 개발의 일부로써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우선적으로 컬렉션을 수집하는 것은 아니지만 필요에 따라 수서하다 보면 어느새 컬렉션의 일부나 전질을 수서하는 것으로 귀결되곤 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미 존재하는 컬렉션에 한해서 미완결인 컬렉션이 각 주제분야별로 흩어져 있는 경우 주제별 분류와 컬렉션을 한곳에 묶어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좋을지 이대로 유지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이 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또 완질의 컬렉션이 아니거나 컬렉션 자체가 절판되거나 표제가 바뀐 경우도 조사하는 데의 어려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컬렉션 조사 덕분에 한국학을 이해하는데 좀 더 도움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바로 컬렉션이 특정 주제에 대한 종합적 탐구이자 출판사의 특징이나 철학을 담아 다양한 시각과 방식으로 그 주제를 표현하기 때문입니다. 한국학이란 용어에 막연함이 컬렉션에 따른 여러 시선과 접근들로 조금이나마 구체화 되었고 각 출판사의 특징들도 눈여겨 볼 수 있어서 신선했습니다.
2. 기증도서 목록 작성
도서관에서 자료를 입수하는 경우는 크게 구입하거나 기증 받는 것으로 나누어집니다. I.E.C에서의 기증도서는 보통 한국국제교류재단, 동북아시아역사재단, 국립중앙도서관 등에서 들어오는 도서가 대부분인데요, 일전에 한국학학자로 살아오신 다니엘 부셰 교수님께서 돌아가시면서 생전에 그분이 갖고 계시던 책들이 이 곳에 기증되어 왔습니다. 이 책들 전부를 도서관에 소장하는 것은 아니고 일단 목록을 작성해서 분류 선별하여 소장하게 될텐데 일차적으로 어떤 책들이 있는지 그 목록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책에 표기된 정보를 기입하고 정리하는 게 표면적으로 지루하다 싶을 수 있지만 이번에 개인의 서고(?)를 이렇게 정리하고 관찰하게 되어서 신기한 시간이었습니다. 도서관의 시작이 교수님들의 기증도서로 시작되는 경우를들은 적이 있는데 가까이에서 목격하니 개인의 지적 호기심에 부합하는 책들과 여러 자료들에 학자와 도서관과의 관계가긴밀한 점이 엿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