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주 드 프랑스 I.E.C 1기] 김근영 : 여덟째 달
안녕하세요, 콜레주 드 프랑스에서 소식 전합니다. 이번 달에는 리옹(Lyon)에서 아시아 관련 자료를 다루는 기관들의 실무자 네트워크인 DocAsie 만남에 다녀온 이야기를 중심으로 나누려고 합니다. 먼저 DocAsie란 무엇인지, 2박 3일간의 일정과, 느낀점을 순서대로 풀어 놓을까 합니다.
1. DocAsie란
DocAsie(
http://docasie.ish-lyon.cnrs.fr/)는 프랑스 내 아시아 관련 자료를 다루는 기관의 실무자들로 이루어진네트워크입니다. 즉, 도서관 실무자뿐만 아니라 아키비스트 등 참여실무자의 폭이 넓으며 일년에 한 번씩 정기 모임을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리적으로 ‘’아시아’’라는 공통점 하에 기관 간에 실무지식이나 소속 기관의 장서 등을 상호 이해하고 파악하고자 하며 파트너십을 통해 보다 효율적으로 일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공공적 측면에서는 아시아 관련 연구를 하는 연구자들에게 있어 일종의 플랫폼 역할을 하는 단체로 자리하는 것이며 보다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올해로 아홉 번 째 모임인데 이 곳에 2박 3일의 일정으로 담당 선생님과 동아시아 연구소에 속해 있는 인도, 중국 연구소 선생님들과 함께 리옹에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2. 일정.
이번 모임은 아시아 장서의 보존과 가치평가(Préservation et valorisation des collection asiatiques)라는 주제 하에 이루어졌습니다. 오신 분들 모두 오랜만에 혹은 처음 만나게 되는 자리이기에 소개와 더불어 자관의 소식을 전하며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저에게는 근무지인 콜레주 드 프랑스의 동양학 연구소와 AFPEC(한국관계 연구를 위한 프랑스 협회)만이 한국학과 관련하여 알게된 주요기관이었는데 서울에도 분원을 두고 있는 L’EFEO(프랑스 극동연구원)와 리옹 고등사범학교에 소속된 IAO(동아시아 연구소) 등 그 밖의 아시아자료 관련 기관을 접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리옹의 시립도서관 방문, Confluence 박물관 방문, 장서 복원사례 발표, 컬렉션 디지털화 작업 및 발표, 디지털화 자료의 장기적 보존, 프랑스 국립도서관의 디지털자료의 가치평가 등의 다양한 발표들로 이루어진 2박 3일의 일정을 보냈습니다.
여러 발표들 중에서 주의 깊게 들었던 몇가지 발표들을 느낀 점과 함께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함께 간 인도연구소에서 준비한 소장자료 복원 과정에 대한 발표가 개인적으로 인상깊었는데요, 이번에 훼손이 심했던 3건의 18세기 서적을 복원한 일련의 과정을 나누었습니다. 복원전문가들과 컨택하고 그 중에 한 분을 선정한 과정과 어떻게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었는지 등 관련 정보들이 무척 실용적이었습니다. 특히 복원전문가를 선정하는 중에 주의해야할 부분이나 재정 지원 관련 통로 및 서류상 명시해야할 부분들에 대한 것들이 잘 제시되어서 이런 업무를 처음 들음에도 잘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뿐만아니라 복원이 필요한 자료에 대한 가치평가를 어떻게 했는지 궁금했는데 인도연구소에 계신 두 분의 선생님들께서 본래 이 분야의 전공자라 자체적으로 가치평가를 한 것이었습니다. 자료의 가치평가가 두 분의 전문성과 함께 긍정적인 효과를 낳았다는 점이 저에게 도전이 되었고 전문 사서로서 특정 주제분야의 지식을 아는 것이 필수적임을 느끼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다음으로 자료의 디지털화는 비슷한듯 또 다르게 거론되곤 했습니다. 자료를 디지털화하면서 늘 애를 먹는 부분은 파일 간의 호환성이나 형식의 상이함에서 오는 오류일 것입니다. 더불어 새로운 매채가 나타날 경우 기존 자료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도 분명 생각해야할 부분들인데요, 자료의 관리가 항상 영점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체제를 기반으로 새로운 방법들을 이용하고 적용한다는 점에서 앞으로 고민할 부분이 많은 분야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제일 중요한 것은 어떠한 자료를 디지털화하던지 원본과의 연결고리가 유지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주어진 자료를 카탈로깅하는 것에 머물던 시야를 넓히는데 도움이 되는 시간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한편, 인턴활동 기간 동안 여러 외부의 도서관을 다니곤 했는데 중국관련 자료는 항상 큰 규모로 중요한 고서들이 구비된 것을 보았고 일본관련 자료 역시 프랑스인들의 일본에 대한 선호와 관심 덕분인지 잘 관리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리옹 시립도서관과 Confluence 박물관 방문에서도 어김없이 두 나라에 대한 자료나 전시물은 쉽게 볼 수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빈약한 한국 관련 자료나 전시물들에 괜히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이런 점을 언급하니 몇몇 선생님께서는 한국학이 최근의 경향이라 그렇다고 말씀해 주기도 하셨습니다. 또 함께 참여한 선생님 중 한 분께서 KF에서 온 인턴이란 소개에 자관에 KF에서 보낸 책들이 있다며 건네 주시는 한마디들이 정겹기도 하고 이 자료들을 관리하기에는 한국어나 관련 지식이 없어 겪게 되는 어려움이 새삼 공감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3. 느낀 점
근무지를 벗어나서 낯선 도시에서 새로운 분들을 만나서 그 어느 때보다 많이 설레고 의미 있었던 시간을 보낸 것 같습니다. 언어적 장벽은 잠시 제쳐두고 그 무엇보다 이 곳에서 실무자들이 생각하는 것들을 보고 들을 수 있다는 것에 설레던 시간이었습니다. 자리에 모인 분들이 아시아라는 공통의 지리적 특성이 없다면 이렇게 모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도서관 실무자뿐만 아니라 아키비스트, 박물관 전시기획자까지 한 자리에 모여서 나누는 주제들이 다양해서 흥미로웠습니다. 그러나 기관 간의 특성뿐만 아니라 기관별로 규모차이도 크기 때문에 다양한 의견들을 서로 적용하기에는 조금 동떨어져 있지 않은가란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쉐어링하는데서 오는 발상의 전환이나 일차적으로 이 모임을 통해 기관간 이해도 깊어지고 관계성이 생긴다는 것에서 굉장히 고무적인 모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