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7월에는 세리토스 공공도서관과 클레어마운트 대학도서관에 견학을 다녀온 후기, 그리고 UCLA에서 열렸던 “CJK Resources for smaller library collection” 워크샵에 다녀온 경험 등을 함께 공유하고자 합니다.
1) 세리토스 공공도서관 견학
세리토스 공공도서관은1973년에 처음 개관하였습니다. 당시에는 LA의 소규모 지역 도서관에 불과했으나 2002년 4,000만달러가 투입된 ‘밀레니엄 도서관 프로젝트’를 완성한 뒤 재개관, 세계 최초의‘ 경험하는 도서관’ (Experience Library)이라는 21세기 도서관의신개념을 창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도서관입니다. 또한 세리토스 도서관은 미국 내 최초의 타이태니엄 빌딩으로 지어진 화려한 외관, 또한 전미 조경건축가협회의 찬사를 받고 있는 조각공원, 아름답고 우수한 시설과 다양한 체험 자료들로 미국 최고의 시립 도서관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LA 매거진에서는 어린이를 위한 최고의 도서관으로도 선정하는 등 세리토스를 대표하는문화공간이자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합니다.
(출처:
http://www.koreatimes.com/article/784793)
세리토스 공공도서관 입구를 들어서자 마자 커다란 수족관이 눈에 띄었습니다. 수족관과 도서관의 결합이라니, 대학도서관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아기자기한 느낌이 들어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수족관 옆에는 바로 어린이 도서관이 위치하고 있는데, 입구부터 범상치 않았습니다. 책 모양으로 입구가 꾸며져 있어, 마치 책 안으로 작은 난쟁이가 되어 들어가는 기분이었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12미터의 높이의 거대한 공룡(T-Rex) 스켈레톤과 열대 우림, 인공위성, 소극장, 아트 스튜디오 등을 도서관에서 모두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어린이 도서관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을 통해서도 상상력과 창의력을 높이는데 도와줄 수도 있지만, 꼭 책을 통해서만이 아니더라도 도서관 자체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자극제가 되어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린이 도서관도 특색 있었지만, 도서관 곳곳에서 미술관에 온 것 처럼 색다른 미술작품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세리토스 도서관에서는 북아트 전시작품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2002년부터 북아트 관련 작품을 수집하였다고 사서선생님께서 설명해주셨습니다. 책에 쓰여진 내용으로 책이 아름다울 수 있지만, 책 그 자체로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서선생님께서는 투어를 하면서 도서관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공간도 소개시켜 주셨는데, 전망이 좋고 널찍한 휴게공간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리고 세리토스 도서관이 지역주민들의 자랑거리라고 말씀하시던 사서선생님의 말처럼 꽤 많은 이용객이 도서관을 이용하고 있어서 보기 좋았습니다.
세리토스 공공도서관을 견학하면서 지역사회와 공공도서관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지역주민들의 사랑을 받는 도서관, 도서관이 지역주민들의 자랑거리가 되어주는 이상적인 관계가 부러웠던 세리토스 도서관이었습니다.
2) Copy cataloging
Copy cataloging에 대한 연습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대학교 전공수업시간에 교수님께 배웠던 내용이지만, 졸업한지 얼마나 지났다고 많이 헤맸습니다. 그러나 목록이 사서의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영역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만큼 관장님께 더 많이 배우고 스스로 연습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Copy cataloging을 배우면서 어려웠던 점은 책의 표제지를 보고 채기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망각했던 것 입니다. 책에 쓰여진 그대로 채기를 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확실히 배웠습니다. 또한 245Tag에 Main title말고 쓰여진 다른 제목들을 부표제, 대등표제 등 어떤 관점으로 볼 것인지, 다른 제목의 성격을 파악했다면, 어떤 지시기호를 사용할 것인지 등에 대해서 아직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또한 로마니제이션을 잘 살펴보는 것도 항상 주의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로마니제이션 뿐만 아니라 띄어쓰기, 소문자 대문자 구분도 유의해야겠습니다.
흥미로웠던 부분은 Call Number를 확인하는 작업과, 주제를 선정해서 Control heading을 링크시키는 작업이었습니다. 주제에 따라 청구기호를 부여 하는데, 이 부분에서 정말 사서의 연륜이 발휘된다고 느꼈습니다. Copy cataloging을 할때는 이미 Call number가 부여된 경우가 많았지만, 그래도 직접 확인하는 작업을 거치면서 이 책은 이런 주제를 가졌기 때문에, 이러한 청구기호를 가진다는 대략적인 흐름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미 부여된 Call number라고 자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책들과 청구기호가 겹치면 안되기 때문에 자관시스템에서 브라우징하는 작업을 거쳐야 합니다. 그래서 USC도서관에서 이 청구기호에 어떤 책들이 배정 되었는지 살펴보면서, 전체적인 맥락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사서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목록 업무도 아웃소싱을 점차 늘려야 한다고 합니다. 지금도 물론 사서가 없는 곳이나, 사서의 업무가 과중된 경우에는 목록 업무를 아웃소싱하고 있는 곳도 많습니다. 하지만 목록업무를 해보니 Copy cataloging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부분을 신경 써야 하고, 사서의 판단을 요구하는 부분도 많았습니다. 또한 많은 대중들도 사서의 고유한 업무 중 하나가 목록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 또는 이용자들이 사서에게 요구하는 업무에 따라서 사서의 업무도 달라지고 사서의 정체성에서도 영향을 받겠지만 이번 Copy cataloging을 통해서 사서의 업무에 대해서 생각을 확장시킬 수 있는 좋은 계기 였습니다. 하지만 일단, 주어진 Copy cataloging에 대해서 좀 더 능숙해질 수 있도록 연습을 많이 해야겠습니다.
3) John Mcdonald(Associate Dean for Collections) 인터뷰
존 맥도날드와의 인터뷰를 위해서 7~8개의 질문들을 준비했습니다. 준비해 온 질문들을 연습하고 약간 긴장한 상태로 존 맥도날드의 사무실을 방문했습니다. 하지만 긴장한 것이 무색하게 존 맥도날드는 편안한 웃음으로 우리를 환영해주셨고 한국에 다녀왔던 경험을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그래서 한결 편안한 마음가짐으로 그에게 질문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준비했던 질문은 현재 장서개발 업무를 맡고 있는데 어려운 점은 무엇인지, 어떻게 효율적인 장서위치를 선정할 것인지 등이었습니다. 또한 레퍼런스 경험도 여쭈어 봤는데, 현재는 레퍼런스 업무를 하지는 않지만, 예전에는 하셨다고 하시면서 가끔 레퍼런스 업무가 그립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인터뷰를 하면서 아쉬웠던 점은 더 많은 배경조사를 하면 더 얻는 것이 많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Dean하고 인터뷰를 했을 때는 최근 Dean이 USC학생들에게 해주었던 강연이 있어서 유튜브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강연을 보고 주요 관심사나 배경조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인터뷰에서는 제 노력의 부족으로 배경조사가 미비해서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다음에 인터뷰 기회가 있다면, 좀 더 조사를 하여더욱 값진 인터뷰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4) Workshop on CJK Resources for smaller library collection
이번 워크샵의 목적은 사서들간의 협력과 네트워크 형성이었습니다. 오전에는 참여한 각 대학교 사서들중 대표로 몇몇 대학들이 자관에서 가지고 있는 CJK컬렉션 현황과 앞으로의 과제등을 발표했고, 오후에는 벤더들의 프레젠테이션이 이어졌습니다.
꽤 다양한 대학들이 이번 워크샵에 참가해서 여러 대학들의 CJK컬렉션의 특징과 현황들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 동안 USC 한국학도서관에서 일할 때는 주로 작업하는 자료들이 한국자료들 이고, 동아시아 도서관의 CJK 컬렉션들 중에서도 한국학이 당연 강세입니다. 그래서 많은 대학들의 동아시아 도서관에서 한국학이 중국학, 일본학보다 Smaller collection에 속한다는 것을 체감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런데, 다른 대학들의 현황을 들어보니 CJK컬렉션들 중에서 한국컬렉션에 대한 고민이 큰 듯 보였습니다. 전체 도서관 장서로 보면 미국에서 East Asian 컬렉션이 비주류입니다. 하지만 그 East Asian에서도 비주류인 한국학 컬렉션을 위해서 어떻게 한국학을 증진시킬 것 인가에 대한 고민을 했습니다. 또한 발표를 들으면서 Faculty와 이용자의 수요에 따라서 Collection 개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이 밖에도 몇 몇 대학에서 오래된 고문헌 이나 도서들을 소장하고 있지만, 그 문헌의 가치와 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서 도서관에 그냥 묵혀두고 있다는 발표내용도 들어서 안타까웠습니다. 재정적 지원이 안되고, 인력이 부족이 낳은 안타까운 사태였습니다.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UCLA 도서관 투어 시간도 있었습니다. 이번이 두 번째 투어였는데, 저번에 UCLA사서선생님들과 USC사서선생님들의 회동이 있었을 때 조상훈사서선생님께서 투어를 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처음 투어에서 새롭게 단장한 인테리어와 공간구성이 눈에 띄었다면, 이번 투어에서는 일본어 Reading club이 흥미로웠습니다. 현재 UCLA 일본학 사서이신 토모코는 USC에서 근무하셨을 때, 리딩클럽을 만드셨는데, 결과가 성공적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UCLA로 사서직을 옮기신 뒤 UCLA에서도 일본어 리딩클럽을 만드셨다고 합니다. 수준별로 읽기자료가 나누어져 있어서 이용자들이 관심을 많이 갖는 다는 얘기를 들어서 부러웠습니다. 그래서 내가 만약 한국학 사서가 된다면 이용자들이 도서관에 있는 자료를 통해서 어떻게 한국,한국어,한국학에 관심을 가지게 만들 것 인가하는 고민이 들었습니다.
현재 USC에서는 한국 리딩클럽과 드라마클럽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아직 존재자체만 알고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볼 기회가 없었는데, 앞으로 관심을 가지고 사서의 입장에서 어떻게 도울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해봐야겠습니다.
이번 주제가 콜라보레이션과 네트워크 형성이였던 만큼 이 두 가지 주제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콜라보레이션하면 대표적으로 상호대차서비스가 생각나지만, 하지만 자료의 존재의 유무도 모른다면 상호대차 서비스가 불가능하므로 앞서 발표한 묵혀있는 자료들을 어떻게 OPAC에 공개할 것인가라는 고민도 들었습니다.
네트워크는 사서와 사서들과의 네트워크 뿐만 아니라, 벤더들과의 네트워킹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았습니다. 마치 작은 CEAL 미팅에 참여한 느낌이었습니다. 또한 이번 워크샵에서 만난 사서들간의 정보공유를 통해서 몇몇 사서분들이 KF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한국장서들을 신청해야겠다고 말씀하셨고, 제가 참여한 KF글로벌챌린저에서도 관심을 보이는 사서분들이 많아서 왠지 뿌뜻해졌습니다.
5) Claremont Colleges Library 견학
클레어마운트 컬리지 도서관은 Pomona College, Scripps College, Claremont McKenna College, Harvey Mudd College, and Pitzer College 이 모든 컬리지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도서관이며, 도서관의 재정적인 부분도 함께 분담하는 특이한 구조를 가졌습니다. 한국에는 없는 형태의 도서관이라 관장님에게 이 도서관 이야기를 들었을 때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또한 이 도서관에는 Frederick McCormick Korean Collection이라는 Special collection도 소장하고 있다고 해서 궁금증이 더욱 커졌습니다.
도서관 투어는 동아시아 사서인 Grace사서분이 해 주셨습니다. Grace가 동아시아 컬렉션을 소개해주셨는데, 한국 장서들이 수가 적고 발간년도도 오래되고 다양성도 부족하여 약간 실망했었습니다. 또한 설명을 들어보니 이용자나 Faculty의 수요도 적다고 하여 안타까웠습니다.
동아시아 컬렉션을 둘러본 후 Frederick McCormick Korean Collection도 Special Collection Reading room에 가서 살펴보았습니다.조이킴 관장님이 이러한 컬렉션이 클레어 마운트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고 한국의 국립중앙도서관에 알리셔서 국립중앙도서관 연구원들이 여기를 방문해 디지타이징 작업을 하셨다고 합니다. Special collection에서 Special 하다는 이유는 아마 그 희소성과 역사성 때문일 것 일 것입니다. 어떤 이유로 이 컬렉션이 이 머나먼 땅인 미국까지 오게 된 건지 모르지만,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조상님들이 쓰신 글들을 발견하고, 옛날 한국의 모습을 발견하는 일은 정말 신기하였습니다. 나중에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한국자료들을 발굴하는 일도 신나고 가슴 설레는 일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인턴으로 미국에 있으면서, 좋은 기회를 마련해주신 관장님과 투어를 해주셨던 여러 사서선생님들 덕분에 미국의 대학도서관,공공도서관들을 견학할 기회가 많았습니다. 직접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면서 각 도서관들의 특징이 무엇인지, 장점이 무엇인지 단점이 무엇인지를 얕게나마 알 수 있었습니다. 경험만큼 좋은 스승이 없다고 합니다. 좋은 기회 덕에 좋은 스승을 많이 만났던 만큼, 많이 배웠고 배운 것을 잊지 않고 실천하겠다는 다짐이 드는 7월 달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