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에는 캘리포니아에 있는 여러 UC대학교들 중에서 UC 얼바인과 UC샌디에고 도서관 견학을 다녀습니다. 캘리포니아의 주립대학은 UC (University of California)와 CSU (California State University), CCC (California Community Colleges) 등 3개의 시스템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이것은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주립대학 체계를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하여 1960년에 만든 대학 이상의 고등교육을 위한 마스터 플랜을 기반으로 이루어졌습니다.
UC는 최고 수준의 4년제 연구 중심 대학으로 석사 및 박사 학위까지 수여 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고 있습니다. CSU는 4년제 교육 중심 대학으로 석사 학위까지는 자체적으로 수여해도 박사 학위는 UC와 연계해 수여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CCC는 2년제 대학으로 UC와 CSU의 교양학부 역할과 직업 전문 교육을 담당하도록 되어있습니다.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고등학교 졸업생 중 상위 1/8에 속하는 학생들은 UC에, 상위 1/3에 해당하는 학생들은 CSU에 가도록 시스템을 구성해 놓았습니다. CCC에는 누구나 갈 수 있도록 했으나 CCC의 학생들이 학사 이상의 학위를 받기 위해 4년제 대학으로 진학을 원하면 UC나 CSU로 편입해 더 공부할 수 있는 길이 보장되도록 하였습니다.
10개의 UC중 UC Berkeley와 UCLA는 Ivy League 수준의 명문 사립대학과 동등한 수준의 명문대학이고, 이 두 대학을 포함해 UC San Diego, UC Davis, UC Santa Babara, UC Irvine등 6개 대학은 소위 Public Ivy라고 일컫는 명문 주립대학들이고 모두 미국 내에서 50위 권 안에 듭니다.(출처:
http://www.transferuc.com/ucguide). 위의 설명처럼 UCSD와 UCI는 Public lvy라고 불리울만큼 명문 대학교들입니다. 그런 명문대학교들의 도서관은 어떤 모습일지 설레는 마음을 안고 다녀온 도서관 견학기를 8월 보고서에서 공유하고자 합니다.
1)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Diego 도서관 견학
UCSD 도서관을 구글링 해보면, 단연코 특이한 모양의 건축물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마름모 모양에 우주선을 닮은 도서관은 UCSD의 랜드 마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건물 바깥부분이 모두 유리로 구성되어있어 처음에는 책이 직사광선에 노출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한국 기와집의 처마 같은 부분이 있어 책장까지는 빛이 닿지 않는 구조라고 합니다. 신기한 모양이 매력적인 UCSD 도서관을 UCSD의 한국학,일본학 사서로 계신 문효진 사서선생님께서 구석구석 안내해주셨습니다. East Asian 도서관은 4층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현재 East Asian 에서 소장하고 있는 한국학 장서의 비율은 많지 않지만 이번에 새로 문효진사서선생님이 채용되었기 때문에 한국학 장서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해주셨습니다. 또한 USCD 안에 Scripps 라는 유명한 해양연구소가 속해져 있습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그 연구소 자료들이 따로 연구소도서관에 소장되어있었지만, 현재는 UCSD도서관에 함께 보관되어있고 많은 자료들을 온라인상에서도 열람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인상 깊었던 점은 전시부문이었습니다.
한국에서도 유명한 동화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닥터 세우스의 여러 작품들이 메인입구에 전시되어 있어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었습니다. UCSD도서관의 정식 이름은 “Geisel Library”입니다. 바로 Theodor Seuss Geisel (better known as Dr. Seuss)의 이름을 따 만들어졌습니다.
문효진 사서선생님 덕택에 도서관 뿐 만 아니라 대학 내 유명한 장소들을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도서관 높은 층에서 내려다 봐야 할 수 있는 뱀모양의 길, 마치 토네이도에 집 전체가 휩쓸려 건물에 박힌 듯한 Do Ho Suh의 “Fallen star” 그리고 UCSD에 오면 많은 관광객들이 꼭 함께 사진을 찍는 다는 거대한 돌로 구성된 테디베어까지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또한 샌디에고에 관광지도 소개시켜주셔서 샌디에고의 최고의 절경이라는 포인트 로마(Point Loma)와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빅토리아 풍 건물인 Hotel Del Coronado까지 함께 관광을 하고 다시 LA로 돌아왔습니다.
사실 UCSD로 견학을 가게 되면서 궁금했던 점은 (물론 도서관도 궁금했지만) 새로 채용된 문효진사서선생님의 UCSD사서가 되기까지의 이야기도 듣고 싶었습니다. 함께 점심을 먹으면서 UCSD 인터뷰 과정, CNN에서 일했던 이야기, 샌디에고에서의 생활, 한국학사서로서의 고민, 앞으로 하고 싶은 일들을 진솔하고 재미있게 후배한테 얘기해주듯이 들려주셨습니다. 특별한 도서관을 만드는데 필요한 것은 화려한 도서관 건축, 희귀한 Special collection, 사람들이 보고싶어하는 흥미로운 Exhibition등도 있지만, 특별한 도서관을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이 제일 중요한 구성요소일 것 입니다. USCD에서 새로운 한국학사서를 채용하였고, 중국학사서 곧 오신다고 하니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USCD Geisel 도서관이었습니다.
2) University of California, Irvine 도서관 견학
UCI는 한국사서선생님이 계시지는 않지만, 중국사서선생님께서 한국자료들 장서개발까지 담당하고 계십니다. UCI에 도착하니 사서선생님께서 도서관까지 마중나와주셨습니다. 사서선생님의 사무실에 가니, 한국어로 된 UCI도서관 장서개발내용과 Special collection에 대한 설명이 적힌 유인물도 주셨습니다. UCI 도서관에서 제일 흥미로웠던 점은 Art, English, Chemistry and Math sections에 붙여져있던 QR코드 였습니다. 부분적으로 시행되기는 했지만, QR코드를 이용하여 이용자들의 브라우징을 도와준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또한 조만간 East Asian section에도 도입된다고 해서 반가웠습니다.
사실 한국에서도 QR코드를 공공도서관이나 대학도서관에서 도입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QR코드에 어떤 컨텐츠를 담는가인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서, QR코드를 연결했을 때, 단순히 홈페이지로 연결하거나 별 내용이 없는 컨텐츠만 마주하게 된다면 QR코드라는 새로운 정보매체를 경험했다는 만족에서 그칠 것입니다. 기업에서는 QR코드를 통하여 쿠폰이나 할인찬스에 관한 시기를 알려주기도 합니다. 일각에서는 QR코드의 효용성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QR코드를 무료로 생성할 수 있고 아직 이용자들의 흥미를 끌 수 있다는 점에서 도서관의 홍보와 마케팅에 적절히 이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도서관에서 이용자들이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면 도서관에 대한 좋은 이미지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R코드 이외에도, East Asian stack에서 본 윤태호 작가의 미생도 반가웠고 USC 한국학 도서관에서 열렸던 Peace Corp 전시행사에 중요한 역할을 해주셨던 Mary도 UCI에서 다시 만나게 되어 좋았습니다. 반가운 느낌이 들었던 UCI 도서관 이었습니다.
3) 동국대 김환기 교수님 방문
미주한인문학은 USC한국학 도서관에서 주력하는 분야중에 하나입니다. 저도 Serial들을 다루면서 미주 한인문학자료들을 많이 접하였습니다. 오랜 시간 꾸준히 발간된 자료들도 있고 창간호가 나온 뒤로 감감무소식인 자료들도 있지만, 미주 한인 문학 자료들이 꽤 방대하고 USC에 많은 자료들이 소장되어 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이번에 한국에서 오신 동국대 김환기교수님도 미주 한인 문학자료들을 조사하기 위하여 USC에 방문하셨습니다. Grand 도서관에 있는 자료들과 도헤니 도서관에 있는 자료들을 모두 둘러보셨는데 나중에 어떤 논문이 나올지 기대가 되었습니다.
인턴쉽을 하면서 USC한국학 도서관에 있는 자료들을 보기 위하여 USC를 방문하는 국내외 연구자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제가 한 일을 별로 없지만 괜시리 뿌듯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인턴쉽이지만, 한국학도서관에 보탬이 되야겠다는 마음이 다시 들었습니다.
4) “글마루” 정기 문학회
“글마루”는 미주 한인작가들이 모이는 문학회 입니다. 글마루라는 정기 문학회를 통해 문집이 나오기도 하고, 여기에 속하신 작가분들이 따로 책을 출판하시기도 합니다. 저희도 초대를 받아 이 문학회에 참석하게 되었는데, 참석했던 날이 회원 중 한분이 책을 출간하신 기념회도 겸하는 날이 었습니다. 1부 순서로는 북 사인회를 열었고, 2부 순서로는 시를 짓는 방법에 대한 강연있었습니다. USC에서 미주한인문학들을 주력으로 수집하는 만큼, 이런 문학회에 참석하는 것도 책도 기증받을 수 있는 기회도 만들고, 도서관 홍보도 겸하는 좋은 아웃리치의 방법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5) 제 70주년 광복절 및 도산기념동상제막 14주년 합동기념식 파이오니어 카운슬 초청-연례오찬식
광복절 70주년을 맞이하여 열린 파이오니어 카운슬 초청 연례오찬식에 참석하여 맛있는 음식도 먹고, 독립을 위해 열렬히 싸워주신 국가유공자분들과 그 후손들을 만나뵐 수 있었습니다. 만찬에 참석하면서 느낀 것은 옛날 한국인들이 미국 땅을 밞게 된 계기가 독립운동을 하기 위해서, 돈을 벌기 위해서든 아니면 다른 이유든, 등을 떠밀려 왔든 자발적으로 온 것이든 소수의 입장에서 개척하는 삶을 살아갔다면 이제는 미주한인들이 점점 주류사회로 진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인계 여러 정치권 인사도 나오고 심지어 2세대 미주한인자녀들을 다룬 영화가 상영 예정 중 이기도 합니다. 도서관적인 측면에서도 한국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한국학 장서들을 수집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관심들과 상황들이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자연스레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그 뒤에는 많은 분들의 피와 땀과 눈물들이 초석이 되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6) Special collection 미팅
새로운 학기를 맞이하여, Special collection 미팅에 참석하였습니다. 새로운 얼굴과도 인사나누고 Special collection에 속한 부서들끼리 새로운 Collection 개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조이킴 관장님도 기증받은 자료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시고 다같이 내용을 공유하셨습니다. 그리고 새롭게 개정된 도서관 팜플렛을 구경하는 시간도 가졌는데, visual적인 측면이 많이 향상되었습니다. 내용도 많은 내용을 한정된 지면에 압축하여 서술하기 보다는, URL을 알려주어 훨씬 간결하고 한눈에 보기 쉽게 개정하였습니다. 저도 도서관을 방문할 때는 제일 먼저 팜플렛을 집고 내용을 대략 훑어봅니다. 좋은 팜플렛의 요소는 한눈에 알아보기 쉽고 도서관의 특징이 잘 녹아져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에 바뀐 팜플렛은 시각적인 측면에서도 그렇고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USC의 특징이 잘 나타났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백문이불여일견이라는 말은 정말 수도 없이 들어본 말일 것입니다. 경험의 중요성을 일컫는 말이지만, 요즘 대학생들의 시각에서 보면 경험을 위해서 투자해야 할 것 이 많습니다. 색다른 대외활동을 위해서 시간을 투자해야 하지만, 학점에 투자하는 시간을 줄여서는 안되고, 경험을 위해서 열정페이도 감수할 수 있어야 하고, 체력투자는 필수입니다. 인턴쉽 덕분에 많은 경험을 비교적 적은 노력으로 값진 경험들을 하게 되어 참 감사하지만, 경험했던 내용을 그냥 흘려 보내는 것이 아니라 공유하고 싶고 제 것으로 만들고 싶은 욕심도 커지게 되었습니다. 글 쓰는 재주는 없지만, 제가 다른 인턴 분들의 후기를 읽고 생각하고 얻는 게 많은 것처럼 제 글을 통해서 다른 누군가가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게 되고 생각할 거리를 얻어 간다면 정말 더할 나위 없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