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PRI] 서혜린 2개월차
안녕하세요 :)
2개월이 지나고 사실 3개월차에 더 가깝지만 미뤘던 2개월차 보고서 올립니다. 이번에는 연구소에서의 생활 및 업무에 대해 간단하게 올리고자 합니다.
1. 팀 배치
이미 면접을 보시고 supervisor 배정을 받으신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지원 시 면접관이 보통 supervisor가 되고 그 연구자가 속해있는 팀에 주로 속하게 됩니다. 현재 연구소는 큰 주제 별로 팀이 나누어져 있고 (어떤 팀이 있는지는 sipri 공식 웹사이트 참조) , 중간중간에 연구 프로젝트가 있을 때는 또 여러 팀에서 관련 연구자들이 모여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인턴 분들이 하는 대부분의 업무 및 본인 연구 주제에 대한 논의는 주로 팀 내에서 이루어진다고 보시면 됩니다. 물론 본인의 연구 주제와 부합하는 연구 실적을 지닌 연구자가 다른 팀에 있다면 개인적으로 상담을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연구소 내에서의 분위기는 한국에서의 연구소와는 다소 다를 수도 있습니다. 우선 모든 팀 연구원들이 같은 연구실 내에 있지 않을 확률이 매우 높고 (아직 기존 건물의 공사 및 연구실 배치가 완벽하게 이루어지지 않아서 확실하게 말씀은 못 드리지만 연구자 개인실, 2인실이 많은 형태라 다들 한 공간에 있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또 인턴들은 부서와 관계 없이 한 연구실을 쓰게 될 예정이라고 들었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일부 팀 연구원들의 얼굴을 자주 못 보게 되기도 합니다...
2. meeting / fika
다른 sipri 인턴분들 후기에서도 보셨겠지만 한 번 더 쓰겠습니다. 연구소 전체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회의가 매주 월요일 오전 9시 30분, 그리고 일종의 티타임이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 30분에 있습니다. 월요일 회의에서는 각 팀이 돌아가면서 각자 연구, 프로젝트의 진행상황에 대해 보고하고, 연구소 매니징 및 인사 등등의 부서에서도 알림 사항을 전달하게 되므로 가능하면 참석하는 것이 좋습니다. 회의라고는 해도 아침으로 준비된 빵 같은 걸 먹거나 커피를 마시면서 그냥 서로 새로운 일이 있으면 말하는 정도의 분위기라 많이 딱딱하거나 그렇지는 않습니다. 목요일의 티타임은 말 그대로 연구소 내 키친에 둘러 앉아서 커피 마시고 간식 먹으면서 수다 떠는.. 그런 모임입니다. 본인 팀원들 외에 다른 사람들도 만나서 얘기할 수 있으므로 나오면 물론 좋지만, 마찬가지로 참석이 필수적인 것은 아닙니다.
3. afterwork
한국에서와 같은 회식은 전혀 없다고 보셔도 무방하며,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따로 시간 정해서 펍에 가거나 친해진 경우에는 집에 놀러가거나 하는 정도입니다. 연구 관련해서나, 사회 활동 관련해서 이벤트가 있는 경우에는 이를 공지하는 전체 메일이 오기도 하므로 본인이 원하면 신청해서 참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퇴근 후 활동은 완전히 자율적이므로 본인이 원하는 대로 선택하시면 됩니다. 특히나 sipri 는 퇴근시간이 엄격히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일이 끝나면 빨리 집에 가셔도 되고, 연구실에서 하고 싶으신 게 있으시면 늦게까지 남아 계셔도 상관 없습니다.
4. 본인 연구
연구소이기는 하나 지도를 해 주실 수 있을 만한 분은 다소 찾기 어려우므로 본인이 알아서 하셔야 할 듯 합니다.. 다만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보통 supervisor 나 팀원들은 지원서나 proposal을 이미 읽었을 가능성이 크므로, 주제와 관련된 일을 제시해 준다든가 프로젝트 미팅 등에 불러준다든가 하는 도움은 받을 수 있습니다. sipri 자체 서버 및 도서관에 있는 자료 및 sipri 가 구독하는 여러 저널들을 이용할 수도 있고, 스웨덴 도서관에 있는 책은 sipri 를 통해서 빌릴 수도 있으므로 (library 부서에 계신 분께 부탁하면 빌려서 직접 갖다 주십니다) 자료 조사에서는 이점이 있기도 합니다. 연구소 업무와 별개로 본인 연구에 쏟을 수 있는 시간은 역시 팀 분위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마 절대로 부족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 경우에는 연구소 업무 및 본인 연구에 반 정도씩 시간을 할당하도록 하고(물론 근무 시간의 절반입니다) 연구소 업무가 자신의 연구를 못 할 정도로 너무 많다 싶으면 꼭 자신한테 일을 줄여달라고 요청하라고 supervisor 분이 첫날 말씀해 주셨습니다. 팀 전체가 해야 하는 일 때문에 바쁜 기간이 있을 수는 있지만 전체 인턴 기간으로 봤을 때 시간이 부족해서 크게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듯 합니다.
5. 업무
연구소에서의 업무를 제일 궁금해 하실 것 같은데요.. 이게 솔직히 팀마다 제일 차이가 많이 나는 부분이라 뭐라고 말씀드리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저는 지금 Arms and military expenditure 팀에 있는데, 일단 제가 한 업무를 말씀드리면 간단하게는 자료를 스캔해서 연구소 서식에 맞게 서버에 정리하는 일에서부터 번역, 자료 조사 및 분석 페이퍼 작성 등을 하고 있습니다. 번역은 한국인이다 보니 한국어로만 된 데이터를 영어로 설명해 달라는 요청이 종종 있었고, 자료 조사의 경우에는 최근 군수 산업 관련 기업들의 재정 데이터 수집하는 일을 같이 했었습니다. 페이퍼는 sipri yearbook 에 실을 주제에 대해서 관련 자료를 조사하고 이를 요약 및 분석해서 문서로 작성하는 업무였고, 두 가지 주제 (주제는 팀원 중 한 분이 제시해 주셨습니다) 에 대해 각각 10쪽 정도로 작성하였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다른 업무 보고서에 좀 더 쓰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한 일은 이정도이고, 대부분 데드라인도 넉넉한 데다 크게 힘든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업무 자체에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sipri 자체가 인턴 업무에 대해 명확한 규정이 없고, 인턴에게 어떤 업무를 시키는지는 그때그때 팀 상황이나 필요성, 팀 분위기, supervisor, 인턴의 관심 분야와 역량 등에 따라 달라지므로 업무에 관해서는 참고만 하셨으면 합니다... 이전 인턴들의 경우에는 팀이 컨퍼런스를 주최할 때 컨퍼런스 준비를 돕기도 했었고, 아랍어가 능통했던 인턴 (한국분은 아니었습니다) 은 단순 데이터 뿐 아니라 sipri 간행물 자체를 아랍어로번역하는 업무를 하기도 했다고 들었습니다.
* 복장: 아무거나 입고 오세요. 청바지에 티셔츠만 입고 오셔도 됩니다. 정장이 필요한 경우도 있기는 하나 평소 근무 시에는 복장 규제 전혀 없습니다.
* 개인 책상 및 컴퓨터도 당연히 지급됩니다.
이상입니다. 곧 3개월 차 보고서도 올리게 되겠습니다만, 연구소 생활에 대해서는 이만 줄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