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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건대 조던 슈니처 박물관] 고가연 1개월차

  • 등록일 2015.12.08
[KF Global Museum Internship]

고 가 연
The Jordan Schnitzer Museum of Art, University of Oregon
Department of Education & Curatorial


안녕하세요 오리건 대학 산하의 죠던 슈니처 박물관에서 근무중인 고가연입니다.

제가 살고 있는 이곳 유진과 박물관, 제게 주어진 업무 등을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유진Eugene 시는 포틀랜드에서 남쪽으로 윌래멋 강Willamette River을 거슬러 올라가는 곳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19세기 중반부터 강 상류 삼림지대의 풍부한 목재를 운반하는 거점으로 발달했습니다. 유진에 위치한 오리건대학은 1872년 개교한 후 시민들의 모금에 힘입어 1876년 정식으로 캠퍼스를 연 유서 깊은 지역 교육기관입니다. 울창한 수목과 고색창연한 벽돌건물이 잘 어우러진 캠퍼스는 대학의 오랜 역사를 증언합니다.

오리건대학교 조던슈니처박물관은 1933년 설립되었으며 초기부터 동양 미술의 수집에 큰 관심을 기울여왔습니다. 연간 약 6만여명의 관람객이 방문하고 있으며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13,000여 점 이상의 소장품 가운데 한국 관련 소장품 415점을 소장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 근대 이전의 한국문화재는 307점을 헤아립니다. 한국실은 2005년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지원으로 상설 개관하였으며 현재 2010년 국립문화재연구소의 지원으로 보존처리된 <십장생도>를 중심으로 약 40여점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국립문화재연구소 미술문화재연구실은 해외 각지에 흩어져 있는 한국문화재의 현황을 파악하고 학술연구 자료를 수집・활용하기 위해 1992년 국외 현지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조사가 본격화된 2002년 부터 2014년까지 조사된 국외 소장기관의 수는 미국, 일본, 유럽의 박물관・미술관 총 57개에 이르는데 오리건대학교 조던슈니처박물관은 2014년 7월 미국 북서부 지역의 주요 한국문화재 소장처인 시애틀박물관 및 포틀랜드박물관과 연계된 일정으로 현지조사가 이루어졌습니다.

오리건대학교 조던슈니처박물관에는 삼국시대에서 현대에 걸친 고고, 회화, 공예, 민속 등 다양한 분야별 유물이 소장되어 있었습니다. 시대적으로는 근현대 유물이 62%를 차지하여 압도적이었습니다. 수적 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소장품의 52%에 해당하는 복식입니다. 특히 전통복식의 맵시와 만듦새를 계승하면서도 기능성과 현대적 미감을 더한 20세기 초-중반의 여성 한복 다수가 훌륭한 상태로 보존되어 있었습니다. 또 <십장생도>를 비롯, 조선후기 및 근대 회화가 소장품의 13%로 비교적 비중이 큰 편입니다.

이러한 분포는 ‘머레이 워너 컬렉션’ 및 ‘조경숙 기증품’ 등 한국문화재 주요 소장 경위에 기인한 것으로 보이는데 1933년 박물관 설립 당시부터 존재한 한국문화재 소장품은 설립자 거트루스 배스 워너Gertrude Bass Warner가 1900년대에 수집한 것으로 기증자인 남편 머레이 워너Murray Warner의 이름을 딴 ‘머레이 워너 컬렉션’으로 관리되어왔습니다. 이후에도 많은 한국문화재 애호가들의 기증이 이어졌는데 마티엘리 부부Robert & Sandra Mattielli는 <통제영수군조련도統制營水軍操鍊圖> 등의 회화 작품을, 재미교포 조경숙은 여러 점의 근대 복식을 기증했습니다.

오리건대학교 조던슈니처박물관은 상당한 규모의 한국실을 상설 운영하고 있습니다. 박물관 안내 브로 슈어의 배경에 <십장생도>가 등장한다는 점은 동 박물관의 한국문화재에 대한 깊은 관심과 애정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동 박물관은 대학박물관의 특성을 살려 어린이 및 재학생은 물론 일반인을 대상 으로 하는 수준 높은 교육활동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술사학 및 박물관학을 전공하는 재학생 들이 직접 전시기획에서 원고집필 등에 이르는 박물관 업무를 직접 돕고, 박물관 측에서는 학생의 전시 참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1. 생활
한 달 전 이곳에 도착했을 때 숙소는 박물관에서 버스편으로 30분이면 이동할 수 있는 거리에 마련하였습니다. 하지만 이곳이 대도시와 다르게 버스편이 운행되다 보니 학생들의 통학버스로 출퇴근을 하게 되었는데 아침 7시부터 저녁 6시까지 버스가 운행되었고, 박물관에서 인력을 요청할 경우 밤 9시까지 근무하게 되는 경우 숙소까지 걸어가야 하며 주말에는 학생들이 학교에 오지 않기 때문에 토, 일 버스를 운행을 하지 않아 박물관까지 걸어가는 수고로움이 있습니다.

또한 다른 박물관 근무 환경과 달리 이곳은 리서치 할 수 있는 시간보다 현 박물관 업무를 많이 하게 되는 상황이라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쉬는 날이 없이 근무하는 경우도 있었고 평일에 하루 쉴 수 있게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2. 부서 및 활동
제가 소속되어 있는부서는 교육과 전시를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 곳입니다. 물론 박물관 안에서는 부서가 나누어져 있으나 저 같은 경우 전시파트에서 제 도움이 필요하거나 마찬가지로 교육파트에서 제가 필요할 경우 모두 투입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전시파트에서 진행한 부분은 이곳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한국 유뮬관련 리서치를 검토하고 수정할 사항을 알려드려 빠짐없이 내용을 전달할 수 있게 전시 큐레이터를 돕는 일입니다. 이 부부은 국립문화재연구소와 협약아래 진행된 내용으로 검토가 끝나면 올해 말에 출판될 예정입니다. 또한 교육파트에서는 역시 한국문화관련 교육저서 편찬이 진행되어 작업에 몰입하고 있으며, 주중과 주말에 이루어지는 일반인대상, 유초등 대상, 중고등 대상, 장애인 대상, 노인 대상, 이주민 대상 등 미술교육에 투입되어 스케쥴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3. 행사
대학산하의 박물관이기 때문에 죠던 슈니쳐 박물관은 전시외에도 교육에 관한 행사와 세미나, 워크샵 등이 매주 적어도 2-3번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본교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하여 (전공과 상관없이) 그들이 전시회를 갖을 수 있도록 협조하는 것은 물론 앞에서 언급한바와 같이 학생들이 주최가 되어 교육장의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있을 새해 맞이 행사도 저역시 한국의 전통을 설명하고 수업을 진행할 것이며 이후 방학시즌에는 매일 3시간 아이들과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국 전통수업을 갖을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