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신묘년(辛卯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모든 이들에게 새해는 설레는 출발점이 될 수 있겠지만, 우리 코리아파운데이션(KF) 식구들에게는 금년이 더욱 각별한 의미를 지니는 해입니다. 2011년은 KF의 창설 20주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입니다. 옛날 우리 조상들은 예기(禮記) 곡례편(曲禮篇)의 표현을 따 20세의 나이를 약관(弱冠)이라고 불렀습니다. 이제 막 성인이 되어 어른의 상징인 관을 쓰게 된 나이라는 뜻입니다. 사람에게 성인이 된다는 것은 무한한 가능성과 사회적 책임을 동시에 의미합니다. 혈기왕성한 육체와 총명한 지혜를 바탕으로 자신의 꿈을 마음껏 펼쳐 나가되, 사회의 구성원으로서의 의무와 책임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 올바른 성인의 역할입니다.

 
이러한 인간사회의 보편률은 KF에게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것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우리는 많은 것을 이루어왔습니다. KF는 1991년 설립 이래 해외 한국학 진흥과 한국어 보급, 문화예술교류, 인적 교류를 통해서 한국의 참 모습을 세계에 알리고자 개척자의 마음가짐으로 쉬지 않고 달려왔습니다. 56개국 146개 대학에 대한 한국학 지원, 9개국 21개의 세계 유수 박물관에서의 한국실 설치, 연간 70여 개 국 1,300여명 방한 초청 및 교류 실적은 다른 어떤 기관도 따라오기 힘든 KF의 성과이자 자랑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까지의 성과에만 안주할 수는 없습니다. 계곡의 물과 같이 조직도 끊임없는 자기 혁신과 변환을 통해서만 저 넓은 기회의 바다로 흘러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KF에게는 분명한 미션이 있습니다. 그것은 한국을 제대로, 그리고 널리 알림으로써 더욱 더 많은 세계인들이 한국을 친숙하게 여기고, 기꺼이 친구가 되도록 만드는 일입니다. 해외에서의 한국학 진흥이나 공공외교, 그리고 문화？예슬 교류는 모두 이를 위한 수단입니다. 우리가 알려야 할 한국은 과거 일반적으로 각인되어 있는 것과는 다른 모습의 한국입니다. 단순히 경제개발에 성공했고, 이제는 어느 정도의 부를 이룬 정도의 한국이 아니라, 경제개발과 민주화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훌륭히 이루어낸 신화적인 국가로서의 한국을 알려야 합니다. 오랜 문화？예술을 현대적인 감각과 세계적인 추세에 접목할 줄 아는 지혜로운 지구가족의 이미지, 녹색성장？평화？국제협력 등의 가치를 선도하는 글로벌 코리아가 바로 우리가 알려야 할 새로운 한국의 모습입니다.

 
우리 KF는 이를 추진해 나갈 충분한 능력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 동안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세계적 차원에서 한국학을 어떻게 진흥해 나가야 하는가를 잘 알고 있으며, 21세기 스마트 파워의 시대에서 공공외교를 어떻게 활용해 나갈 것인지에 대해서도 고민해 왔습니다. 어떠한 방식, 어떠한 접근의 문화？예술 교류가 더 나은 세계인과의 소통을 보장하는지도 체득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이러한 과거의 성과를 입체적인 네트워크와 미래지향적인 비전을 가지고 엮어나가는 일이 남아 있을 뿐입니다.
 

 성인으로서의 첫해를 맞이하는 2011년 KF가 새로이 출범시키는 각종 플래그쉽 프로그램들은 모두 이러한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의 지혜를 발휘한 것들입니다. KF의 대표 브랜드가 될 KF e-School이나 KF Global Seminar 등은 전혀 새로운 것이라기보다는 과거의 개별 사업들을 적절히 연계하는 한편, 변화하는 여건 속에서의 고민들을 담아 재구성한 것들입니다.
 

이러한 프로그램 및 사업들이 제대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의 핵심 가치가 적절히 녹아들어야 합니다. 첫째는 ‘열정’(passion)입니다. KF의 모든 임직원들은 세계 속에 한국을 제대로 알리고 진정한 한국의 친구들을 만들어 나가는 그 자체를 한 바탕의 신명나는 축제마당처럼 만들어 나가려고 합니다. 또한, 일방적인 지식이나 정보의 전달보다는 양방향적인 소통(communication)을 통해 국내외의 정책고객들과의 공감대를 넓혀 나갈 것입니다. 공공기관으로서의 '책임'(accountability)과 소명의식 역시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될 가치들입니다.
 

저는 2010년 6월 재단 이사장으로 부임한 이래 일관되게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소통을 재단 운영프로세스의 핵심 중 하나로 간주해 왔습니다. 아울러, 저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제도적인 메커니즘도 끊임없이 제시해 실행해 왔습니다.
 

새해인 2011년에도 저는 소통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소통의 기조를 유지ㆍ확대하고자 합니다. 특히, 저는 노사간 ‘多ㆍ聞ㆍ話를 通한 共感’ 즉, ‘많이 듣고 말하기를 통한 상호간 공감대’ 확대를 지향함으로써 상호신뢰를 돈독히 하면서 재단의 발전을 도모할 것입니다. 노사간 ‘多ㆍ聞ㆍ話를 通한 共感’이 새해 재단의 노사관계를 포함한 조직 운영의 키워드입니다. 저는 끊임없고 솔직한 대화가 모든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저는 노사 간 ‘多ㆍ聞ㆍ話를 通한 共感帶’ 형성 및 확대가 KF 노사발전 중ㆍ장기계획의 안정적이고 성공적인 이행을 위한 토대이며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저는 그를 통해 재단이 기초가 탄탄한 협력 기반 선진 노사문화 정립의 길로 한걸음씩 나아갈 수 있을 것이며 기관 경쟁력도 점차 강화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재단의 재도약을 위한 아름다운 동행(同行)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多ㆍ聞ㆍ話를 통한 노사 공감’이 다시 일어서는 KF를 위한 아름다운 동행(同行)의 선행조건입니다. 저는 향후 노사 공감을 통한 동행을 통해 이루어질 경영성과를 가족 여러분과 함께 나눌 것이라는 점을 약속드립니다. 바로 경영성과의 ‘나눔’을 말하는 것입니다.
 

2011년 코리아 파운데이션은 20세 성년의 해를 맞아 반드시 큰 도약을 이루어낼 것입니다. 코리아 파운데이션은 대한민국 국가브랜드 격상에 더 큰 역할을 할 것입니다. 코리아 파운데이션은 세계인과 더 가까운 친구가 될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2011. 1. 3.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 김 병 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