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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와 일본, 미래 지향적인 관계를 논하다

제16차 한일포럼이 일본 도쿄에서 8월 28일부터 30일까지 2박 3일간 개최되었다. 50명의 한국과 일본 참석자들은 한일 양국의 국내 상황과 동아시아의 안보, 급변하는 사회, 동아시아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열띤 토론을 펼쳤다.

전체적인 포럼의 일정은 일본 총리 관저를 예방하는 것으로 시작하였다. 총리와의 간담회는 8월 28일 오후 2시부터 약 40여 분에 걸쳐 진행되었다. 이 자리에서 후쿠다 총리는 한일 관계 회복을 위한 자신의 노력과 이명박 대통령과의 네 번에 걸친 만남을 회고하였고, 독도 문제로 양국의 감정이 격앙되어 있는 상태지만 일본은 힘을 통한 문제 해결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 공노명 한국측 의장은 동아시아 협력 강화를 위해 일본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길 당부하였다. 한일포럼 참석자 전원이 수상 관저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총리 예방 이외에 8월 29일 하야시 방위성 대신의 오찬 연설, 8월 29일 고무라 외상 주최 저녁 만찬 등이 한일포럼의 무게를 더해주었다.



50명의 한일 참석자 열띤 토론
도쿄 오쿠라 호텔에서 시작된 제16차 한일포럼에서는 한국측에서 23명, 일본측에서 27명이 참석하여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일본측은 모기 일본측 회장을 비롯해 대표 간사인 야마모토 일본국제교류센터 이사장, 오코노기 게이오대학 교수, 와카미야 아사히신문 칼럼니스트 등 정기적으로 참여하는 인사들과 후쿠다 수상의 외교 브레인인 이오키베 방위대학 학장, 오구라 일본국제교류기금 이사장 외에 주요 언론사들의 논설위원들이 참석하였다. 특히 이번 포럼에는 시오자키 전 관방장관과 민주당의 오카다, 마에하라 전 당대표 등 정치인들도 적극적으로 참석하였다. 한국측에서는 공노명 의장을 비롯하여 대표 간사인 정구종 동아닷컴사장, 조석래 전경련 회장, 임성준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 박철희 서울대 교수 등 운영위원을 비롯해 강천석 조선일보 주필, 배인준 동아일보 논설주간, 김영희 중앙일보 대기자 등 언론계 중진들이 참석하였다. 학계에서는 현인택 고려대학 교수, 문정인 연세대학 교수, 김호섭 중앙대학 교수와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가 참석하였다. 특히, 바쁜 국회 일정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의 전여옥 의원과 원희룡 의원, 민주당의 이낙연 의원이 포럼에 참석하였다.

일본 국내 정세에 대한 발표
본격적인 발표와 토론은 한일 양국의 국내 상황, 동아시아의 안보, 다양화하는 사회, 동아시아 경제 등으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일본 국내 정세 발표에 나선 시오자키 전 관방장관은 일본 국민들이 현재 자민당, 민주당 어느 정당에 대해서도 기대를 하지 않으며 현실에 대한 불만, 미래에 대한 불안을 안고 있어 정치가 유동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하였다. 또한 여야 당 사이에 큰 이념의 차이가 없어 ‘철학적’ 정권교체는 없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에 대해 오카다 민주당 전 대표는 자민당은 정당으로서의 역할을 다했다고 지적하였고, 후쿠야마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이 자민당과 가장 다른 점은 관료와의 거리라고 지적하면서 정권 교체를 통해 기득권의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북한 핵과 중국의 환경 에너지 대응을 위한 한일 협력 필요
외교 부문 발제에서 마에하라 민주당 의원은 부시 정권이 외교적 성과를 내기 위해 북핵 문제 해결을 적극 추진하고 있지만,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진단하고 미국의 체면 세우기 정도로만 대응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그는 이어 북한 핵개발 문제, 중국의 환경 에너지 문제 등을 감안할 때 한일 양국이 적극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한국측 발제자인 안병준 교수는 동아시아 각국들이 상처받은 민족주의의 회복을 위해 갈등을 부추기고 있는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동아시아 협력을 위한 절제된 자세를 요구하였다.

독도가 한일 관계의 전부가 아니라는 관점에 동의
첫 세션부터 줄곧 제기되었던 독도 문제는 포럼 기간 중 열띤 토론을 벌여 화제가 되었다. 일본측 참석자의 대부분은 영토 문제 기술의 필요성을 지적하면서 한국측의 이해를 구했다. 또한 양국 간의 대화 단절, 지나친 감정적인 대응, 언론의 과장된 보도 등을 자제할 것을 요청하였다. 이에 대해 한국측은 독도 문제는 한국의 전 국민적 관심사이며 독도가 역사적으로 일제 침탈의 첫 희생물이라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일본이 올바른 문제 인식을 가져줄 것을 당부하였다. 특히 강천석 주필은 한일이 “역사에 붙잡혀 있어서도 안 되지만 역사를 잊어서도 안 된다”고 일침을 놓았다. 그러나 한일 양측 참가자들은 독도를 둘러싼 양국의 갈등이 서로에게 득이 되지 못하며, 독도가 한일 관계의 전부가 아니라는 관점에는 동의하였다. 또한 독도 문제에 서로 사로잡혀 있기보다는 현상을 인정한 기반 위에서 문제를 접어두는 방법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데 공감하였다.

사회, 경제 등 한일 간 미래지향적 관계 구축을 위한 논의
장제국 교수는 사회 분야 발제에서 중앙의 담론에 사로잡힌 한일 양국 간의 협력이 이제는 지방 도시 간의 관계 구축을 통한 지역 협력의 새로운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세대 포럼이나 지방의원 포럼도 고려해야 한다는 제의 또한 참석자들에게 긍정적 반응을 얻었다. 일본측의 고사카 의원은 한중일 어린이 모임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어린 새싹들에게 새로운 동아시아 협력의 관점을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 세션에서는 유동화하는 금융 체제, 중국의 부상과 지구온난화 등 새로운 관점에서 한일 협력이 논의되었다. 특히, 소자화(少子化)하는 동아시아의 현실을 감안한 균형적 발전의 필요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였다.
제16차 한일포럼은 한일 간 미래지향적 관계 구축을 위해 역사나 영토 문제를 직시하면서 상호 이해를 심화시켜나가야 한다는 점을 다시 일깨워주었고, 솔직한 대화와 지적 교류가 신뢰 증진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