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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적 문제 해결을 위한 한국과 미국의 협력 강조

한국국제교류재단은 지난 9월 3일 서울 플라자호텔 다이아몬드홀에서 알렉산더 버시바우(Alexander Vershbow) 전 주한 미국대사를 초청하여 ‘한미관계 : 글로벌 차원’이란 주제로 제8차 KF 포럼을 개최하였다. 한국에서 임기를 마친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주한 미국대사는 2005년 부임하여 한미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다. 이번 KF 포럼은 대사로서 지내온 지난 3년간의 경험을 통해 느낀 한미동맹의 현주소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그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이번 포럼에서의 주요 강연 내용은 한국과 미국이 협력하여 다뤄야 하는 주요 국제적 이슈에 관한 것이었으며,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한국의 역할 중요
한미동맹은 한반도의 평화 및 안정에 국한되어 있지 않으며, 양국은 동북아시아를 비롯한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폭넓게 협력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은 현재 유럽, 일본 등 다른 국가들과 이러한 포괄적인 협력을 실시하고 있다. 지금은 한미 양국이 포괄적인 협력을 강화할 적절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국제사회에서 중요국가인 만큼 한국은 국제 이슈들에 대해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도 취임식에서 한국이 국제 이슈에 많은 관심을 갖고 국제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언급하였다. 미국 혼자서는 세계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따라서 한국과 같은 동맹국의 도움이 필요하다. 한국의 발전된 모습은 개발도상국들에게 커다란 본보기가 될 것이고, 국제사회의 주요 국가로서 역할을 증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평화유지와 테러방지 등 국제안보 차원에서의 협력 분야 외에도, 한미 양국이 세계와 아시아에서 협력을 증진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몇 가지 분야를 이번 강연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기후변화 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 대응
먼저 양국은 기후변화 문제에 공동으로 대처해야 할 것이다. 양국은 기후변화 문제의 해결을 위해 강력한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있다. 이런 분야에서 이뤄진 협력은 에너지 안보 등 다른 사안의 협력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한국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다리가 될 수 있는데, 이는 국제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이 될 것이다. 최근 도쿄에서 개최된 G8 회의에서 한국은 ‘동아시아지역 기후변화 파트너십’을 설립하여 개발도상국에 대한 자원 및 기술전달을 돕겠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한국은 국내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 재생 에너지 개발•연구 등 미국과 유사한 정책을 채택하고 있고, 이명박 대통령은 재생 에너지 비중을 현재 2.5%에서 2030년까지 11% 달성, 2050년까지 20% 달성하겠다고 하였다. 한국은 세계 9위 온실가스 배출국인 만큼 한국의 배출 감소는 환경적 차원에서도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기후변화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기후변화의 원인인 탄소와 온실가스의 배출을 줄이는 것이 급선무다. 탄소 배출과 온실가스 감축의 핵심은 청정•대체에너지 개발에 있으며 이를 위해 앞으로 양국이 더욱 긴밀히 협력하기를 희망한다. 한미 양국은 ‘청정 에너지 개발과 기후변화를 위한 아시아 태평양 파트너십(APP)’의 창립 멤버이다. 청정 에너지를 위한 한국의 노력은 전 세계적으로 혜택을 가져다줄 것이다. 대체에너지 개발 분야에서는 한미 양국 간에 이미 상당한 기술개발(R&D)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한미 양국은 2003년부터 ‘수소 경제를 위한 국제 파트너십’을 통해 공동 연구 활동을 진행해 자동차 배기가스 감축을 위해 노력해왔다. 또한 ‘글로벌 원자력 에너지 파트너십’을 통해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협력도 진행하고 있다. 기후변화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며 동시에 효율적인 경제 정책을 수립한다면, 모두에게 비용 절감의 혜택을 가져다줄 것이다.

개발도상국 개발과 성장을 위해 노력
양국은 개발도상국의 지속적인 개발과 성장을 위해서 이들에게 새로운 무역의 기회를 제공하는 데 힘을 합쳐야 한다. 그 해결책은 무상 원조가 아니라 교역 기회의 확장에 있으며 세계무역기구(WTO)의 도하라운드 다자간 교역 협상이 바로 이 무역의 기회를 넓히기 위한 시도였다. 도하개발아젠다는 개발도상국이 국제 교역의 기회를 충분히 누리면서 세계경제에 동참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양국은 앞으로도 도하개발아젠다의 성공을 위해 협력해야 할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양국은 한미FTA의 비준을 위해서도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자간 교역 조약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위해 양국은 경제 파트너로서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고안해야 할 것이다.
새롭게 대두되는 식량안보 이슈 또한 한미 양국이 협력할 수 있는 분야다. 농업교역과 현대 농업 바이오 기술 사용에 대한 장벽은 세계적 식량안보를 위해 철폐되어야 한다. 한국에서 국민보건 문제와 직결된 바이오 기술 농업 제품에 대한 무역 장벽을 제거하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세계 식량안보의 측면에서 현대 농업 바이오 기술은 중요하며 모든 국가들이 감정이 아닌 사실을 기반으로 바이오 기술을 받아들이길 요청하고 있다.
개발 지원, 인도주의적 지원 역시 중요한 분야다. 과거에 한국은 원조 수혜국이었으나 이제는 공적개발원조(ODA)의 상당한 기부국이 되었다. 한국은 2008년 10억 달러에 달하는 ODA를 계획 중이며, 이는 ODA가 GDP에 차지하는 비중이 OECD 국가 수준에 근접하는 것이다. 한국은 1960년대부터 개발도상국 지원을 위해 미국국제개발국(USAID)과 협력하였다. 미국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국제적 재건 노력에서 한국이 기여한 바에 감사하며, 한국이 이런 분야에서 더 큰 역할을 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권, 안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필요
한미 간 협력이 가능한 또 다른 분야는 인권이다. 최근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 대통령은 북한인권 개선에 대한 결의를 재천명하였다. 그러나 인권 문제에 대한 협력이 북한에만 국한되어서는 안되며, 미얀마 인권 문제, 중국 탈북민의 처우 등 세계 곳곳의 인권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 밖에도 양국은 전염병 퇴치를 위해, 재난 구호를 위해 협력할 수 있을 것이며, 국가를 넘어 다양한 이슈를 함께 헤쳐나가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한미동맹에 있어 안보분야는 여전히 중요하다. 한미동맹은 이 지역의 안정을 위해서 핵 문제, 중국의 부상, 평화유지 활동 등의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이제 한미 양국은 보다 광범위하고 확장된 분야에서 협력을 돈독히 하여야 할 것이다. 한국은 전 세계의 안보와 번영을 위해 더 큰 역할을 할 역량이 충분하며, 한미관계는 현재 더 많은 분야에서 협력하기에 좋은 상황이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대사는 예일대학에서 러시아학 및 동유럽학으로 학사 학위를 받았으며 컬럼비아대학에서 국제관계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은 미국 외무부 내의 러시아 전문가로 통한다. 1998년부터 2001년까지는 북대서양 조약기구의 대사직을, 2001년부터 2005년까지는 주러시아의 미국 대사직을 역임하였다. 하지만 그는 미국에 돌아간 뒤에도 한국과 관련된 일을 계속하고 싶다고 말한다. 한국에서 재임하면서 한국에 대한 애정을 갖게 되었다는 그가 향후 지속적으로 한미동맹 관계에 조력해주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