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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통음악과 손잡은 현대음악, 그 창대한 발걸음

캘리포니아대학교 산타크루스 캠퍼스(UCSC)에서는 새로운 방법으로 젊은 작곡가들을 교육하고 있다. 새로운 세계음악 작곡 전공 박사학위 대학원 프로그램에서 서양의 현대 고전음악 전통과 세계 다른 지역의 음악 문화를 통합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전개된 흥미로운 행사가 바로 최근 산타크루스에서 열린 한국 전통음악에 관한 집중적인 워크숍 시리즈였다. UCSC음악학과는 한국현대음악앙상블 CMEK의 일원인 한국 전통음악인 네 명을 2009년 1월 19일부터 2월 20일까지 초청했다. UCSC 교수이자 작곡가인 필자의 지도하에 추진된 이 프로그램은 5주간 매주 15시간씩 열리는 워크숍을 위한 것이었다. UCSC를 방문한 네 명의 대가들은 총75시간에 걸쳐 전통문학과 해금, 아쟁, 대금, 가야금 연주 기술에 관한 강연을 진행했다. 워크숍에 참가한 사람들은 UCSC, UC 버클리, UC 데이비스에서 온 교수진, 대학원생 작곡가, 음악학자, 민속음악학자들이었다. 한국의 전통음악 강사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한국 최고의 음악인들로서, 정수년(해금), 김상훈 (아쟁), 김정승(대금) 그리고 한국현대음악앙상블 대표 이지영(가야금)이 그 주인공이었다.



다른 민족, 다른 문화의 놀라운 음악적 결합 UCSC의 교수이자 예술대학 학장 대행 데이비드 에반 존스(David Evan Jones)는 “정말 놀라운 워크숍입니다! 우리 모두 한국 전통음악인들의 탁월한 기량과 현대 유럽 테크닉 및 다양한 한국 전통 양식을 능숙하게 다루는 것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우리에게 이것은 중요한 미학적•문화적 교류의 시작입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UC 데이비스 교수이자 2008년 로마 대상(Prix de Rome) 수상 작곡가인 커트 로데(Kurt Rohde)는 “한국의 예술가 김정승의 뛰어난 대금 시연을 듣는 특별한 기회가 있었는데, 그가 설명하고 보여준 테크닉에 감명받았습니다. 또 대금의 가능성에 대한 그의 지식도 매우 놀라웠습니다. 대금을 연주하는 그의 탁월한 기량과 표현 능력은 대단했습니다.



저는 완전히 고무되어 그가 연주자인 새로운 작품을 작곡하려고 합니다”라며 소감을 말했다.
이 워크숍에서는 한국현대음악앙상블 소속 한국 전통음악인들을 비롯해 보스턴의 리디언 현악사중주단, 샌프란시스코의 델솔 현악사중주단, 뉴욕의 뉴욕뉴뮤직앙상블 등 미국의 최고 연주 앙상블과 함께하는 새로운 공동 작곡 프로젝트도 준비되었다. 필자가 기획한 이 프로젝트는 서양의 현대 악기와 한국의 전통 악기를 결합하는 새로운 작품 창작을 통해 서로 다른 문화의 미학과 테크닉을 결합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신작은 2010년 4월20~25일 UCSC에서 열리는 ‘환태평양 음악제’에서 연주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에 참가하는 작곡가 중 많은 이들은 민족적 배경이 서로 다르며 캄보디아, 중국, 타이완, 필리핀, 한국, 보스니아, 미국 등의 음악 언어를 대표한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유럽과 미국 중심의 서구 현대음악 전통에 따라 교육을 받았다. 예술 창작 과정을 통해 이들은 자신만의 음악 언어를 서구 악기와 더불어 한국의 전통 악기와 혼합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워크숍, 심포지엄, 토론, 리허설 등을 통해 참가자들은 예술에 대한 매우 다른 문화적 접근법을 통합해야 하는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긴밀한 개인적 상호작용을 통해서 이런 도전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있다.

UCSC에서 이뤄진 한국음악 공동 작업
UCSC 음악학과는 1993년 이래 한국 전통음악인들이 참여하는 새로운 문화•작곡 프로젝트를 꾸준히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일련의 시범 프로젝트를 토대로 UCSC는 학문 연구와 창의적이고 새로운 음악 작곡을 통합하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켰다. 그 결과 지금은 이런 개념을 다른악기까지 폭넓게 확장시켜 많은 연구자들이 서구의 앙상블과 함께 몇 가지 전통 한국 악기를 결합하는 공부를 하고 있으며, 또 작품을 만들고 있다. 이러한 프로젝트로 결실을 본 것이 바로 ‘환태평양 음악제’다. 이는 음악제의 예술감독을 맡은 필자가 1996년 UCSC에서 창설한 음악제로, 앞으로 네번째 시즌을 맞이하여 심포지엄과 연주회를 통해 환태평양국가 음악의 전통적 흐름과 현대적 흐름을 소개할 예정이다. 가야금 축제의 성공에 기초하여 전통 및 현대 악기를 사용하는 현대음악 레퍼토리에 새로운 작품들이 추가되는 중요한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 작품은 주요 문화 행사인 ‘환태평양 음악제’에서 발표됨으로써 많은 관객들에게 다가갈 것이다. 전통 악기를 현대적 장르와 결합시키는 시도를 통해 참가자들이 음악적•문화적 차이를 다루며 얻는 학습 효과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관련 음악학자들이 이 과정에서 내린 평가는 연구의 깊이와 폭을 더해줄 것이다. 수년간 한국음악과 문화에 관한 행사, 워크숍, 강좌를 실시하고 ‘환태평양 음악제’를 창설하는 작업을 통해 UCSC는 서로 다른 문화 간 음악 활동의 중심지가 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21세기에 새로운 연구 및 연주 방향을 선도하며 한국과 서양음악을 통합하는 중요한 발전을 이룩할 것이다. 2010년 4월 20~25일 개최되는 ‘환태평양 음악제’에서 선보일 합동 작곡 프로젝트의 초연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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