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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아시아학회에서 꽃피운 한국학의 열정

북미 지역의 아시아학 발전을 위해 1941년 설립한 북미아시아학회(The Association of Asian Studies)의 연례회의가 올해로 68회를 맞아 미국 시카고에서 3월 25일부터 29일까지 5일간 개최되었다.이번 북미아시아학회 연례회의에는 세계 곳곳에서 약 3,000명의 아시아 관련 학자가 참석해 뜨거운 열기 속에 진행되었다.

북미아시아학회는 크게 남부아시아, 동남아시아, 중국 및 아시아 내륙, 동북아시아 분과로 나뉘어 있다. 북미아시아학회의 연례회의는 매년 가장 많은 한국학자가 참석하는 행사로서 약 600명 이상의 회원이 한국학자로 등록되어 있다. 이들은 15개 세션으로 나뉜 회의에서 다양한 패널로 활동하며, 한국학의 다양한 분야에 관한 논문 발표, 토론, 워크숍을 개최한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은 매년 회의 기간에 개최하는 한국학 관련 주요 학술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등 북미아시아 학회 내의 한국학 관련 활동에 많은 후원을 해오고 있다. 매년 북미 지역에서 한국학 관련 연구를 수행 중인 석・박사 과정생 및 박사후 과정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는 재단은 북미아시아학회의 동북아시아 분과에서 시행 중인 다양한 장학금 프로그램에도 기금을 지원하고 있다.



많은 한국학자의 참여 속에 펼쳐진 다양한 학술 행사
올해 회의는 특히 한국학 관련 커뮤니티의 패널 수가 크게 증가했다. 또 한국학자 출신으로는 최초로 학회의 수장이 된 로버트 버스웰 회장의 임기가 끝나는 해인 만큼 한국과 관련된 주요 행사가 많았다. 먼저 한승주 전(前) 외교부 장관이 기조 연설자로 초청되어 ‘미국과 중국 사이의 한국: 선택 또는 가교(Korea Between China and the United States - To Choose or to Bridge)’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또 북미아시아학회에서 올해 처음 제정한 ‘북미아시아학회 회장상’을 한국학 분야의 거목이며 ‘2008 한국국제교류재단상’의 수상자이기도 한 마르티나 도이힐러 영국 SOAS 교수가 수상했다. 이 상은 북미 아시아학회에서 가장 뛰어난 학문적 업적을 달성한 학자에게 수여하는 의미 깊은 상이다.

로버트 버스웰 회장은 한국 불교학의 대가로 2006년에 차기 회장으로 내정, 2008년부터 동 학회의 회장으로 활동한 첫 번째 한국학자다. 그는 올해 연례회의에서 ‘세계를 향한 한국 불교의 여행’이라는 제목의 강연을 통해 8세기경 한국에서 중국, 남부아시아까지 아우르는 범아시아적 한국 불교 선각자들의 여정을 소개했다. 버스웰 회장은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학회 활동을 국제화하기 위한 여러 프로그램을 마련했으며 특히 학계와 정계의 소통을 위한 새로운 가교를 창출하고자 노력했다. 또한 루체 재단(Luce Foundation)으로부터 장학금을 지원받아 정책 기안자, 정치 지도자가 학회의 연례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도록 초청해왔다.



한국학자를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 모색
올해 한국의 전 외교부 장관인 한승주 교수가 기조연설자로 초청되어 연설한 것은 북미 지역 한국학자들에게 특별한 자긍심을 안겨주었다. 한 장관과 함께 기조연설이 예정되었던 크리스토퍼 힐 동아시아태평양 국무차관보는 미국 정부의 주이라크 대사 임명을 위한 청문회 때문에 아쉽게도 이번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 또한 중남미 국가(멕시코, 아르헨티나, 브라질) 대학의 한국학 관련 학자 6인이 재단의 지원으로 이 연례회의에 최초로 참가, 원탁회의(Round Table)형식의 세션을 개최하는 성과도 있었다.
올해 회의에서는 2006년 타계한 한국학계의 거목 제임스팔레 교수의 업적을 기념해, ‘제임스 팔레 한국학 도서상’을 제정했으며, 기금 마련을 위해 한국학자 커뮤니티가 일부 지원했고, 한국국제교류재단 또한 2만 달러의 기금을 지원했다. 이 도서상은 기존의 남부아시아・동남아시아・중국학 도서상과 함께 북미아시아학회 내의 한국학자를 지원한다. 버스웰 회장에 의하면, “북미아시아학회가 수여하는 상중에서 기금이 가장 잘 적립된 상”이라고 한다.

한국학자의 북미아시아학회 회장상 수상
회의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역시 마르티나 도이힐러 영국 SOAS 교수가 북미아시아학회 회장상을 수여했다는 것이다. 2001년 제임스 팔레 교수가 동 학회로부터 상을 받은 이후 한국학자가 상을 받은 것은 도이힐러 교수가 두 번째로, 이는 한국학계의 큰 경사라고 할 수 있다.
도이힐러 교수는 약 50년간 한국학 연구에 매진해왔으며, 특히 한국의 조선시대 사회・문화사를 전공해 수많은 논문과 저서를 발간했다. 도이힐러 교수의 주요 저서로는 《Confucian Gentlemen and Barbarian Envoys: The University of Washington Press》(1977), 《The Rise of Neo-Confucianism in Korea: Columbia University Press》(1985), 《The Confucian Transformation of Korea:Harvard-Yenching Institute Monograph Series》(1992),《Culture and the State in Late Choson Korea: Harvard-Hallyu Series on Korean Studies》(1999) 등이 있다.
재단도 이런 도이힐러 교수의 한국학에 대한 열정과 업적을 기려 2008년 ‘한국국제교류재단상’을 수여하는 등 노(老)교수의 뛰어난 학문적 성과에 대해 깊은 감사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이 매년 개최하는 ‘KF 리셉션’ 역시 올해 북미아시아학회 연례회의의 한국학 열기를 반영하듯 그 어느 해보다 많은 학자와 연구자가 참석해 서로의 관심 분야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정보를 교환하는 장이 되었다. 2010년 회의는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3월 25일부터 28일까지 개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