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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독일의 강한 연대와 협력을 도모하다

2009년 제8차 한.독 포럼 회의가 지난 10월 16일부터 18일까지 3일간에 걸쳐 독일 드레스덴에서 진행되었다. 분단 국가의 아픔을 공유하는 두 나라는 이번 회의를 통해 더욱 강한 연대감을 형성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지난 11월 9일은 독일뿐만 아니라 세계를 민주주의 시장경제 체제와 공산독재 체제로 나누었던 베를린 장벽이 붕괴된 지 만 20주년을 맞이하는 날이었다. 장벽 붕괴 이후 1년이 되지 않는 시점에서 동.서독은 1990년 10월 3일 통일을 이루어냈다. 2009년 제8차 한.독 포럼 회의는 통일 후 새로운 독일 연방주가 된 구(舊) 동독 지역 작센 주의 중심 도시인 드레스덴에서 10월 16일부터 18일까지 개최되었다. 분단을 극복한 독일과 여전히 분단 상태에 있는 한국의 유대를 강조하려는 의도에서 드레스덴이 개최지로 선정되었으며, 이번 회의는 한국 측 참가자들에게 분단과 통일이란 연결고리를 통해 독일과의 연대감을 강하게 형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세계 금융 위기부터 FTA까지, 다방면의 심도 깊은 논의
제8차 한.독 포럼에서는 세계 금융 위기, 저출산.고령화 사회의 문제와 대책, 그리고 녹색성장과 저탄소 녹색 산업의 가능성 및 이 부문에서의 한독 협력 사례와 전망에 관한 주제를 특별히 다루었다. 그리고 북한 핵 문제와 동북아시아 지역의 협력에서 한국과 독일 양국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가에 대해 심층적으로 논의했다. 특히, 세계 금융 위기와 이로 인해 유발된 세계 경제의 심각한 위기 상황에 대해 다른 어떤 주제보다도 먼저 심도 있는 발표와 토론이 진행되었다.
한국과 독일은 두 국가 모두 무역 의존도가 매우 높은 나라(2008년도 한국의 무역 의존도 92.3%, 독일의 무역 의존도 72.7%)로서 수출산업 비중이 매우 큰 국가이기 때문에 세계 경제 위기로 인한 소비재 및 투자재 수요 감소로 인한 타격을 훨씬 더 크게 받았다. 그래서 포럼 참가자들은 세계 경제의 안정화를 위해 단위 국가 및 국제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정책적 노력들이 신속한 경기 활성화 효과를 나타내길 희망했다. 한국은 이미 경기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고 보이고, 독일도 금년의 어려운 국면을 버텨내면 내년에는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되었다. 그러나 경제 위기로 인해 급증하고 있는 양국의 국가 채무를 지속적으로 감소시키는 것이 중요하고도 시급한 과제라는 점에 대해 인식을 같이했다.
한국과 독일은 국제 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해 다른 선진 산업 국가들과 함께 보조를 맞춰 공동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점에 견해의 일치를 보았다. 이와 함께 2010년 G20 정상회담이 경제 위기로부터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한국에서 개최되는 것을 크게 환영했다.
2010년 G20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독일에서도 전문가의 파견 등 한국에 대한 측면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라는 희망도 공통적으로 표출되었다.
2009년 한.독 포럼은 지난 포럼에서와 같이 지속적으로 한국과 EU 간 자유무역협정(FTA)의 체결을 지지.환영해왔다. 따라서 이번 포럼의 개최 시점인 10월 15일 이뤄진 한-EU FTA가 서명은 한독 간 경제 교류의 확대.발전을 위한 큰 도약대라는 평가가 공유된 가운데 환영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독일은 유럽에서 가장 중요한 한국의 경제 파트너이기에 독일이 한-EU FTA 체결의 가장 큰 수혜 국가가 될 것으로 예상되었으며, 이 협정이 한독 양측 모두에게 이득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평가되었다.
더 나아가 한-EU FTA는 동북아시아 지역 다른 국가와의 지역 경제 협력에 모델로 평가될 것이며 조속한 시일 내에 이들 국가와도 FTA를 체결할 것이 건의되었다.
동북아시아의 정세와 관련해, 북한의 핵개발로 인한 위기 조성과 북한의 두 번째 핵실험은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긴장 완화 및 상호 접근 과정을 저해하고 세계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는 데 큰 우려를 나타냈다. 따라서 포럼 참가자들은 6자 회담 재개를 위한 노력을 환영하며, 북한이 진정성을 갖고 6자 회담에 참여하기를 촉구했다. 또한 남북한 대화가 지속되기를 기대하는 가운데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 그리고 경제 발전을 위해서 지역 협력 체제수립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런 의미에서 포럼은 지역의 통합을 위한 모든 노력을 환영하며, 독일과 유럽이 전문 인력을 제공하여 이런 과정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포럼은 세계 평화를 저해하는 핵무기 확산 저지를 위한 노력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다. 저출산.고령화 문제에 있어서 포럼 참가자들은 인구 구조 변화로 인해 야기되는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해 양국이 공동의 과제를 갖고 있다는 점에 동의했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문제는 양국의 사회보장 체제와 사회 발전, 경제적 역동성 전반에 변화를 불러오며 이로 인해 노동시장, 산업구조, 이민 및 통합정책 심지어 대외정책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을 바탕으로 이번 포럼에서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들과 고령화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방안들이 심도 깊게 논의되었다. 고령화 현상과 관련하여 사회 기반시설을 노년층의 요구에 맞게 수정하는 것이 시급하고도 중요한 과제로 지적되었다. 또한 오랜 기간 축적된 지식과 경험을 가진 노년층의 능력이 실버산업을 통해 경제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방법이 모색되어야 한다는 것과 실버 산업이 안고 있는 무한한 경제적 잠재력이 강조되었다. 인구 변화의 원인, 영향 및 대처 방안에 대해 한독 양국이 공동으로 연구할 것도 제안되었다.



더욱 굳건한 한독 관계를 위한 다짐의 장
학술 정책을 주제로 한 발제와 토론에서는 양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한국학(Koreanistik)과 독일학(Germanistik)의 현황과 향후 발전에 대한 논의가 펼쳐졌다. 포럼 참가자들은 베를린자유대학교에서 한국학 연구(Korean Studies)가 강화된 것과 독일 내 모든 한국 연구 학과를 연계한다는 계획을 환영하면서 대학뿐 아니라 대학 밖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전문가의 양성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통된 인식을 갖고 있었다. 또 아직까지는 한국과 독일 사회의 특정한 분야에 대해서만 상대국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서 한국학과 독일학을 지역학의 한 부문으로 통합해 교육.연구함으로써 한국어문학이 한국학으로, 독일어 문학이 독일학으로 확대.발전하기를 희망했다. 동시에 한국학과 독일학 전공 학생들이 한독 파트너 대학교에서 학비를 면제받으며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앞으로 더욱더 확대되어야 할 것이란 요청이 제기되었다. 그리고 차세대 전문가 양성을 위하여 학생들 간의 교류뿐만 아니라 유학이나 학생 교류 또는 해외 연수를 이미 이수한 인재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후속 프로그램도 개발되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저탄소.녹색 성장 정책과 관련된 발제와 토론에서는 경제적 이해와 생태학적 이해, 에너지 정책 및 기후 정책은 상호 밀접하게 연관되어있기 때문에 정책 추진 과정에도 이러한 연관성이 고려되어야 하므로 경제적인 목적을 추진하는 가운데 생태적인 목적들도 실현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이 상호 경쟁을 통해 개발되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경제적, 기술적 분야에서 양국이 협력할 수 있는 중요한 분야로서 예컨대 이산화탄소 배출제로 비전을 추구하는 전기자동자 개발 분야가 제시되었다. 포럼 참가자들은 전기자동차 분야 외에도 에너지 정책 차원에서 잠재성이 큰 분야로 가내(家內) 에너지 소비 분야를 추천했다. 한독 양국 간의 협력을 위해 관련된 규정 및 기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며, 이에 대한 쌍방의 합의가 권고되었다.
결론적으로, 올해의 제8차 한.독 포럼은 한국과 독일의 관계가 확고한 기반 위에 올려져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주었으며, 한국과 독일 두 국가는 해외 지향적인 수출 중심 국가로서 국제 경제에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구성원으로서 글로벌 차원에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의 해결을 위해 어느 때보다도 적극적인 참여와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는 사실도 이번 포럼을 통해 분명하게 확인되었다. 제9차 한.독 포럼은 2010년 한국의 인천에서 개최할 것에 합의하고 회의를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