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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정학적 거리를 넘어선 양국의 협력은 앞으로 더 굳건해질 것입니다”

2008년, 똑같이 새 정부의 출범을 맞은 이후 한국과 호주는 정상 회담 및 다양한 채널을 통해 협력 관계를 강화해 오고 있다. 한반도 핵 문제와 외교 안보 협력, 한.호주 FTA 등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마이클 포쇼(Michael G. Forshaw) 상원 의원의 방한은 향후 양국 간의 대화 채널이 더 깊고 넓어지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1. 11월 4일부터 9일까지, 5박 6일간의 방문 일정을 소화하였습니다. 한국의 첫인상이 궁금합니다.
이번 방문은 저의 첫 서울 방문입니다. 물론 한국에 대한 관심은 예전부터 많았습니다. 20세기 전후의 한국 역사와 호주도 참전했던 한국전쟁, 그리고 현재의 정치.경제.외교적 상황과 한.호주 간 교류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이번 방문은 그간 제가 알아온 것들을 직접 확인해 볼 수 있는 기회였어요. 한편으로, DMZ방문을 통해 한국의 통일에 대해서도 더 큰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경계선 양쪽에 살고 있는 똑같은 사람들이, 언젠가 다시 함께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며, 기차와 자동차를 타고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2. 길지 않은 방문 기간에 다양한 인사들을 만났습니다. 앞으로 더 깊은 논의의 장을 마련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 신각수 외교통상부 차관, 홍양호 통일부 차관 등 한국 정부의 외교 안보 분야 핵심 인사들을 만났고, 박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위원장과 홍준표 의원 등 한국 국회의원과도 만나 의견을 나누고 정보를 교환했습니다. 북한인권시민연합과 간담회를 갖고 분단 상황과 북한 내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호주와 한국의 협력 관계는 이미 충분히 긴밀하지만 이러한 만남들을 통해 앞으로도 더 깊어질 것이라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이는 궁극적으로 양국이 G20에서 발을 맞추어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한편 다양한 국제 이슈와 세계적인 경제 위기의 해법에 대해서도 협력해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3. 한반도의 안보 문제는 지역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인 게 사실입니다. 호주 역시 관심이 각별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호주 역시 현재의 한반도 안보 상황에 대해 관심이 큽니다. 정부 차원에서도 여러 경로를 통해 한반도의 안보에 기여할 부분을 찾고 있으며, UN 등의 채널을 통해서도 남북대화 노력이 계속되도록 돕고 싶습니다. 북핵문제를 6자 회담을 통해 풀어야 한다는 데에 이견이 없습니다만, 불행하게도 현재로선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저 역시 이 문제의 해답을 찾고 있으며, 현재로선 인내심을 갖고 노력해야 한다는 말밖엔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한편, 11월로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지 20주년이 되었습니다. 뒤돌아보건대 동서독의 통일 역시 그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그렇게 갑자기 진전이 되었음을 한국 국민에게 강조하고 싶습니다. 남북한이 의지가 있다면 한반도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고, 이를 위해 아무리 어렵더라도 절대 포기 해선 안 됩니다. 통일이 되어 언젠가 북한 사람들도 남한 사람들처럼 다양한 기회와 자유를 누리게 될 수 있길 희망합니다.



4. 호주는 남반구에 있는 국가이지만 아시아, 특히 한중일 동북아 3국의 관계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호주 입장에서 이들 3국과 함께 고민하고자 하는 관심사는 무엇입니까?
안보적인 측면에서는 역시 전 세계적인 테러리즘의 위협에 대해 호주뿐만 아니라 동북아 3국이 같은 우려를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호주로서는 발리를 비롯해 호주와 인접한 지역에서도 크고 작은 위협이 많이 있었기에 이에 대처하기 위한 각국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 등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지요. 비행기로 10시간 거리는 그렇게 먼 거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지정학적인 거리는 앞으로도 더욱 단축될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렇기에 이민이라든지 탈북자와 난민 등의 이슈에 대해 호주와 한중일 각국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해외 원조에 관해서도 함께 노력해야 할부분이 많습니다. 쓰나미나 지진 같은 자연재해는 국가 간 경계를 넘어서는 문제입니다. 함께 대처하고 서로 도와야 하며, 특히 재난 관리 시스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필요가 있습니다. 아시아 외교 및 교류 문제에 있어서 동북아3국은 항상 호주의 주요 논의 대상이었고, 한국의 역할과 비중은 그중에서도 점점 커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초청과 그간의 다양한 활동을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5. FTA 역시 한국과 호주 정부의 큰 관심사입니다. 어떠한 기대와 전망을 갖고 있는지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저 자신이 직접 FTA 협상에 연관된 입장은 아닙니다만, 양국 정부가 모두 FTA를 원하고 있다는 점은 잘 알고 있습니다. 한국과 호주는 이미 여러 국가와 FTA를 맺었고 그 결과에 대해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호주 정부는 오랫동안 자유무역을 지지해왔고 보호주의를 없애는데 대해 국민들 역시 지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양국 간의 FTA가 성사되면 한국의 자동차 및 전자제품, 호주의 농축산물과 광물 자원이 서로 혜택을 주고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FTA협상 타결을 희망적으로 보고 있으며, 자동차나 농산물에 대한 양국의 입장 차가 없진 않겠지만, 현재로선 FTA에 대해 큰 걸림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더 자세한 부분은 협상 담당자들이 충분히 잘 협의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6. 앞으로 FTA와 같은 일대일 협력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과 호주의 협력 관계가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초 이명박 대통령의 호주 방문 때 여러 관계자와 경제 분야 외에도 안보 문제 등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습니다. 일례로 호주 정부는 국방력 강화를 위해 한국으로부터의 군사장비 수입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경제 분야에서도 양자 간 협력 외에 다자간 협력의 틀 속에서 더 큰 공조가 기대됩니다. 한국과 호주 모두 G20에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으며, 그러한 모임에서 논의되는 이슈들에 대해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습니다. 어느 분야보다도 국제적인 공조가 절실한 최근의 경제 위기대응책에 대해서도 같은 입장입니다. 경제적인 규모나 능력에서 한국과 호주는 비슷한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빅파워’들과 개발도상국, 후진국들을 아우르며 협력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며, 동시에 아시아-태평양 여러 국가들의 지역적 협력에도 양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