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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러 문화 교류와 정보 교환에서
한국국제교류재단의 더 큰 활동을 기대합니다”

경제 위기와 미디어 환경의 변화 속에서 세계 각국의 통신사들은 자신들만의 노하우로 경쟁과 발전을 이뤄나가고 있다. 정부로부터 독립된 러시아 언론의 대표 주자인 인테르팍스의 창업자 중 한 명인 리나트 압둘린(Renat Abdullin) 사장이 한국을 찾아 미디어와 한-러 교류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첫 번째 한국 방문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인상을 받으셨습니까?
이곳에 온 지 채 일주일도 되지 않았으므로 말 그대로 첫인상만을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아주 아름다운 나라, 친절하고 진심 어린 사람들이 사는 나라라는 느낌이 듭니다. 저의 관심사를 잘 반영해 알찬 일정을 마련해주셨고 모든 면에서 훌륭한 도움을 준 한국국제교류재단에도 감사합니다. 경주와 비무장지대 방문도 기억에 남습니다. 경주는 한국의 문화와 역사 전반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는 기회였기에 꼭 다시 방문하고 싶고, 베를린 장벽 붕괴 후 남아 있는 유일한 분단의 상징인 비무장지대도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연합뉴스와 KBS 등 여러 미디어 관계자들을 만났습니다. 어떤 이야기가 오고 갔는지 궁금합니다.
연합뉴스 사장과의 면담은 매우 프로페셔널한 차원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두 사람 다 같은 분야에종사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첫 만남인 만큼 서로 간의 의견을 교환하고 경제위기 등에 대처하는 뉴스 통신사들의 활동 등에 대해 개괄적인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에 비해 KBS 방문은 외국인 손님으로서 방문이기도 했습니다. 스튜디오를 방문해 녹화 과정을 지켜보기도 하면서, 방송국을 취재하는 통신사 기자의 마음으로 다녀왔지요. KBS가 러시아 관련 뉴스 정보를 어떻게 얻는지, 얼마나 비중 있게 다루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인테르팍스는 러시아 연방의 첫 번째 비정부 뉴스 통신사입니다. 러시아 미디어 업계에서 어떤 역할과 위상을 차지하고 있습니까?
인테르팍스는 1989년에 설립돼 이제 20년의 역사를 넘어섰습니다. 그동안 러시아 관련 뉴스를 생산하는 가장 중요한 매체 중 하나로 자리 잡아 현재 러시아 통신사 중 해외 언론에 가장 많이 인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비즈니스 관련 뉴스에서 정확하고 전문적인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으로 이름이 높습니다. 800만 개가 넘는 러시아의 기업 정보를 담고 있는, 가장 방대한 기업 관련 데이터베이스를 갖고 있기도 합니다.



정부로부터 독립된 반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뉴스 통신사들도 많습니다. 정부의 도움을 받지 않고 독립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쉽지 않을 텐데요.
경제적 독립과 공정한 보도라는 두 가치는 아주 긴밀히 연결돼 있어서 딱 잘라 별개의 것으로 만들기가 어렵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공정한 시선을 갖기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니까요. 인테르팍스에는 설립 당시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세 가지 중요한 보도 원칙이 있습니다. 정확성과 신속성, 그리고 특종성이지요. 이 중 통신사의 수익성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 부분은 세 번째 원칙, 즉 얼마나 많은 특종 뉴스를 내보낼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인테르팍스는 다른 어떤 통신사보다 많은 특종 뉴스를 내보내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일례로 초기에 인테르팍스는 모든 언론들이 중요하게 보도했던 러시아의 주요 외교 및 국내 정책 관련 뉴스를 보도하지 않은 적도 있습니다. 모든 언론들이 내보낼 수 있는 뉴스였기 때문이지요. 물론 그 후 특종이 아니더라도 중요한 뉴스를 충실히 다루고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다른 곳에서 접할 수 없는 정확하고 독점적인 뉴스를 공급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이 뉴스 소비자들에게 인정받으면서 경제적인 안정으로 이어졌지요. 인테르팍스는 일반 뉴스 분야에서 러시아 정부의 지원을 받는 다른 통신사들과 경쟁 위치에 있지만, 경제 뉴스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위상을 지니고 있습니다. 인테르팍스 수익의 절반 이상은 이와 같은 특화된 경제 관련 뉴스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하루에 5~6,000개 이상의 뉴스를 내보내고 있습니다. 이처럼 방대한 양의 뉴스들이 어떻게 생산되고 있습니까?
인테르팍스는 100개 이상의 뉴스 제공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흔히 ‘제너럴 뉴스’라고 하는 일반적인 뉴스의 숫자가 매일 400~500개 정도 만들어집니다. 나머지 뉴스는 대부분 비즈니스 정보 및 러시아 및 러시아 연방국의 지역 뉴스들로 채워집니다. 우크라이나와 아제르바이잔 등 러시아 이웃 국가에 4개의 자매회사가 있는데, 이들 자매회사들 역시 각각의 국가에서 중심적인 뉴스 통신사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연방 내에도 9개의 자회사가 있습니다. 우리가 보도하는 뉴스에는 이들 자매회사 및 자회사들이 차지하는 역할과 비중이 큽니다. 지역의 뉴스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각 지역에 특화된 뉴스에 대한 수요가 크기 때문이지요.

뉴스 통신사에 있어 공정성 또한 매우 중요한 덕목입니다. 이러한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인테르팍스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
어떤 사건을 보도할 때 가능한 한 많은 소스에서 정보를 얻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부의 의견뿐만 아니라 공신력 있는 민간 단체와 비정부 기구 등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려고 노력합니다. 다만 신문이나 방송 등과 달리, 뉴스 통신사이기 때문에 사실 외에 특정한 목소리를 싣는 것을 경계합니다. 뉴스 통신사로서의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서로 반대되는 목소리일지라도 모두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러 관계는 점점 긴밀해지고 있습니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의 기여와 역할에 대해 의견을 청하고 싶습니다.
올해로 한국과 러시아가 수교한 지 20년이 됐습니다. 그동안 양국 관계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어왔습니다. 한 달 사이에 양국의 정상이 러시아에서, 그리고 G20 회의가 개최되는 한국에서 연이어 만나는 것이라든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새로 지은 현대자동차 공장 준공식에 푸틴 총리가 직접 참여할 예정이라는 것만 봐도 양국의 관계가 어느 정도에 이르렀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양국 교류 증진에 한국국제교류재단이 큰 기여를 했고, 특히 문화 교류와 정보 교환 측면에서 앞으로도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교 20주년을 맞은 올해 이후에도 양적, 질적으로 더 나은 교류가 이루어지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