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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대학의 한국학도서관

북미지역의 대학연구도서관 중에서 두 번째로 방대한 규모의 한국장서를 자랑하는 곳은 다름 아닌 아름다운 항구도시 시애틀에 위치한 워싱턴대학(University of Washington)의 동아시아도서관이다. 1937년에 록펠러기금으로 처음 문을 열게 된 동아시아도서관은 제2차 세계대전을 즈음하여 한국장서들을 수집해 나가기 시작하였다. 미군 언어교육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시작된 한국어 강의가 계기가 되어 한국어와 한국어 도서에 대한 관심과 요구가 서서히 높아지게 되었다. 이를 발판삼아 성장하게 된 한국 관련 서가는 반세기가 지난 지금은 8만여 권의 방대한 장서를 자랑하는 도서관으로 발전하였다.

다양한 한국학 자료와 운영진
동아시아도서관이 위치하고 있는 Gowen Hall워싱턴대학의 한국학은 오랜 전통과 뛰어난 교수진들이 강의하는 학과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 석학들을 길러낸 한국학의 메카로 그 명성을 자랑한다. 탁월한 교수진 밑에 좋은 프로그램이 존재하는 것은 당연하고 훌륭한 학생들이 학교를 찾아 모여들게 되는 것 또한 당연한 현상이라 하겠다. 따라서 한국학도서관도 교내의 왕성한 연구활동을 뒷받침하고자 지난 반세기 동안 함께 무럭무럭 성장해 왔으니 미국 내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하는 도서관으로 우뚝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도 별로 놀랄 일이 아니다. 자료 이용자는 앞서 언급한 한국학 교수진과 학생이 주가 되나 학교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계 이민자들과 관심있는 학자들도 한국장서를 활발히 이용하고 있다. 물론 대학간의 상호 대출서비스를 통해 미국 전역에 자료가 필요한 어느 곳에든 대출이 가능하다.

장서는 주로 인문·사회·과학을 중심으로 한국에 관한 다양한 주제의 자료들을 한국어뿐만 아니라 영어와 동아시아의 언어로 된 자료까지 망라하여 수집해 오고 있다. 1994년부터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지원으로 ‘북미지역 도서관특화 컨소시엄’사업에 참여하여 몇몇 주제에 한해서 특화계발도 하고 있다. 특화 주제분야로는 여성학, 근대시, 마이크로필름 신문자료와 경상남북도 지역 자료를 들 수 있다. 영남지방의 향토자료를 더욱 활발히 수집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지역의 지방대학 도서관들을 방문하고 있으며, 그 기관들과 꾸준히 자료기증 사업을 위해 열심히 상호협력 중에 있다. 이러한 한국학 담당 사서와 입수된 자료의 온라인 목록을 담당하는 목록사서, 그리고 사서를 도와 주고 있는 직원으로 운영이 되고 있으며, 그 밖의 부족한 인력은 학생들의 도움으로 충당하고 있다.

한국학도서관의 다양한 서비스
워싱턴대학 동아시아도서관 내 한국학도서관의 또 하나의 자랑으로 이용자를 위한 편리한 이용 서비스가 있다. 한국어로 입력된 모든 자료의 입출력이 실시간 온라인 시스템으로 가능해진 것은 물론, 워싱턴대학 도서관의 투철한 서비스 정신인 ‘Any time Any place’의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이용자가 원하는 자료를 캠퍼스 도서관 어디라도 배달 해주는 서비스를 실행하여 이용자의 편리를 최대한 돕고 있다. 현재는 보다 많은 자료를 온라인 상에서 원문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디지털화된 한국자료들을 점차 구입해 나가고 있다.

내부 정기간행물 열람실
이와 함께 기존 자료들을 보다 더 활성화하기 위해 서지 및 콘텐츠 색인 작업에도 선두적인 역할을 담당해 왔다. 워싱턴대학의 한국학도서관에서 개발한 「일제 하 공판기록 자료집」과 「한국역대문집총서」의 색인작업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이런 작업은 전국에 흩어져 있는 한국학 이용자들에게도 자료 이용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일제 하 공판기록 자료집」의 이름 색인
http://db.lib.washington.edu/nitr

일제 하 1920년대 말부터 1944년간 한국에서 있었던 일본인들에 의한 공판기록자료 385권을 한국기독교회사연구회에서 재판했고 이것을 한국인 피고의 이름으로 찾을 수 있도록 색인하였다. 이는 한국에서 실행되었던 일본식 재판 절차, 판결 및 소송 절차를 자세히 엿볼 수 있는 근대사의 귀중한 자료이다.

●「한국역대문집총서」의 저자 색인
http://db.lib.washington.edu/klcni

3,000권이라는 방대한 양으로 재편집된 「한국역대문집총서」에 수록된 천명 이상 되는 문집의 저자들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색인해 두었다.
현재는 또 하나의 목차가 작업 중에 있으며, 곧 색인작업이 마무리되어 이용될 전망이다. 주로 해방 전후의 희귀 잡지에 대한 콘텐츠를 색인한 것으로 그 시대의 정치상황이나 사상의 변화 및 시대상을 잘 표현해 줄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 자료는 한국학도서관 홈페이지에 링크될 예정이며, 세계 어느 곳에서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준비 중에 있다.

디지털 자료구입을 위한 기금조성의 필요성
점차로 많은 자료들이 디지털화되고 구하기 어려웠던 책들이 손쉽게 원문으로 구축되고 있는 지금, 앞으로 한국학도서관의 미래는 더 많은 자료들을 온라인으로 이용자에게 편리하게 전달할 수 있느냐에 그 성패가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뒷받침되어야 할 전제조건으로 디지털 자료구입을 위한 자금의 확보를 들지 않을 수 없다. 지난 10년간 한국국제교류재단으로부터 받은 지원금을 통해 이제껏 다양한 주제의 좋은 양서들을 많이 구입할 수 있었는데, 앞으로 ‘북미지역 도서관특화 컨소시엄’의 사업을 꾸준히 지속하고 더욱 새로운 모습으로 발전하여 새 시대에 걸맞은 모습으로 변모해야 할 것이다. 몇 년 전부터 논의중인 컨소시엄의 지원금을 기금화하는 것과 그에 부응하는 대학 내에서의 기금조성사업도 활발히 진행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