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러시아는 20년 전 외교 관계를 수립했고, 그로부터 5년 후 이르쿠츠크 국립언어대학교에 처음으로 한 국어 과정이 개설되었다. 개설 1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다채로운 행사의 첫 테이프를 끊은 것이 바로 전 러시아 한국어 교수 협의회 세미나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러시아에서의 한국어 연구: 언어학, 한국어 교수 법, 통∙번역 이론 및 실습에 있어서의 문제’를 주제로 심도 깊은 논의가 이루어졌다.
현재 이르쿠츠크 국립언어대학교의 한국어 과정에 재학 중인 학생은 56명으로 한영 번역 및 번역학을 전공 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25명의 학생이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선택해 공부하고 있다.
러시아 전역의 다양한 참가자와 함께한 실제적 논의
이번 세미나에는 러시아 및 아르메니아 소재 17개 대학과 기관에서 25명의 한국어 교육자가 참석했으며 참 가 대학은 모스크바 국립대학교(Moscow State University), 모스크바 국립국제관계대학교(Moscow State University of International Relations), 국립인문학대학교(Russian State Humanity University, 모스크바 소 재), 러시아 국립사회대학교(Russian State Social University, 모스크바 소재), 러시아 국립사범대 학교(Russian State Teachers' Training University, 상트페테르부르크 소재),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 학교(SaintPetersburg State University), 카잔 국립대학교(Kazan State University), 예레반 국립대 학교(Yerevan State University), 톰스크 공과대학교(Tomsk Technical University), 노보시비르스크 국립대 학교(Novosibirsk State University), 극동 국립인문대학교(Far East Sate Humanity University, 하바롭스크 소 재), 극동 국립대학교(Far East Federal University, 블라디보스토크 소재), 북동 국립대학교(NorthEast Federal University, 야쿠츠크 소재), 하바롭스크 국경수비사관대학교(Khabarovsk Border Security University), 부리야트 국립대학교(Buryat State University, 울란우데 소재), 이르쿠츠크 국립대학교(Irkutsk State University) 및 이르쿠츠크 국립언어대학교(Irkutsk State Linguistic University)를 포함한다. 이리나 카사 트키나(Irina L. Kasatkina)와 블라디미르 베르홀약(Vladimir V. Verkholyak) 같은 저명 인사도 이번 세미나에 참석했는데, 이들의 책은 러시아 내 많은 기관에서 교재로 활용되고 있다.
세미나 첫날은 총회로 시작됐다. 이르쿠츠크 국립언어대학교 그리고리 보스코보이니크(Grigory D. Voskoboinik) 총장, 주이르쿠츠크 최석인 총영사, 한국국제교류재단 임철우 모스크바사무소 소장이 총회 보 고 및 축사를 전달했다. 이들 모두 세미나가 효율적으로 진행되어 참가자 전원이 알찬 논의를 펼칠 수 있기를 희망하며, 세미나가 개최된 시베리아 바이칼 호 지역에 대해서도 좋은 인상을 갖게 되기를 바랐다.
이후 각 참가자의 논문 발표 및 그에 따른 논의가 진행되었다. 발표 내용은 대부분 러시아에서 이뤄지는 한국 어 교육과 관련된 다양한 측면 및 방법론에 관한 것이었다. 발표자들은 한국어 문법 및 어휘를 보다 효과적으 로 교수하기 위해 자신들이 사용하는 방법을 소개하기도 했다.
참가자들 간의 논의는 훈훈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저녁 식사 시간까지 지속되었다. 러시아 전역에서 한국 어를 가르치고 있는 이들 참가자는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것에 대해 기 뻐했다.
세미나 첫날 일정은 만찬으로 끝을 맺었다. 이 자리에서 보스코보이니크 총장은 이번 세미나와 같이 중요한 행사를 개최할 수 있도록 후원을 아끼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이르쿠츠크 국립언어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진 및 학생들에게도 지속적으로 지원을 해주고 있는 최석인 총영사 및 임철우 소장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참석한 각 대학은 그 특성이 상이하고, 그에 따라 한국어 교습도 각기 다르게 진행하고 있어 참가자들은 다른 대학의 대표들과 함께 각 대학별로 직면하고 있는 다양한 한국어 교육 관련 사안을 다채롭게 논의할 수 있었다.
이어 참가자 전원은 세계에서 가장 깊은 담수호인 바이칼 호수로 기억에 길이 남을 여행을 떠났다. 바이칼 호 연안에 위치한 리스트브얀카(Listvyanka)라는 마을은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참가자들은 동부 사얀 산맥 의 아름다운 풍광과 눈부신 햇살을 만끽했다.
바이칼 호의 역사와 이 지역 생태계 그리고 이 호수와 관련된 전설은 참가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리스 트브얀카에 소재한 바이칼 호 박물관을 방문한 참가자들은 호수와 관련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고, 바이 칼 호에만 서식하는 민물 물개, 네르파도 볼 수 있었다.
이번 세미나는 이렇듯 경이로운 시베리아 지역을 방문해 많은 동료 교육자를 만나 한국어 교육의 과학적, 교 육학적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한국국제교류재단과 임철우 소장 및 최석인 총영사의 지원 이 없었다면 이런 자리를 마련하는 일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다행히 다방면의 도움으로 필자가 몸담고 있는 이르쿠츠크 국립언어대학교에서 이렇게 뜻 깊은 행사를 개최할 수 있었고, 러시아 전역의 대학에서 온 한국 어 교원을 고루 만날 수 있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가 마련되었다.
이번 세미나는 이르쿠츠크 지역 과학계뿐만 아니라 러시아 전역에 분포한 한국어 학습자 및 교원에게도 매우 소중한 시간이었다.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보스토크에 이르기까지 한국어 교육의 중요성을 확인시켜주는 좋 은 계기가 되었다. 참가자 전원은 대학 및 교원 간 협력을 활성화함으로써 러시아 내 한국어 교육이 보다 발 전될 수 있기를 기원했다.
세미나에 참가한 우리 대학 관계자들은 다른 참석자들로부터 수많은 칭찬과 격려의 말을 들었는데 이는 모두 한국국제교류재단과 임철우 소장 그리고 최석인 총영사를 비롯한 세미나 참가자 전원에게 돌아가야 마땅하 다.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마리나 바긴스카야(Marina Baginskaya)이르쿠츠크 국립언어대학교 한국어과 전임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