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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비아대학교 한국학도서관

미국의 아이비리그 대학 중 하나인 컬럼비아대학은 뉴욕 맨하탄에 위치한 종합대학으로서 1754년 영국의 조지 2세의 칙령으로 창설되었으며, 미국에서는 다섯 번째로 오래된 고등교육 기관이다. 컬럼비아대학은 현재에 이르기까지 지식 선양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오고 있으며 학문적으로나 오랜 역사로나 전 세계에 널리 이름이 알려진 명문대학이다. 현재 4,648명의 교수 및 연구진과 23,650명의 학부 및 대학원생들이 전공 분야 학습 및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데, 최근 몇 년 사이 한국학의 급속한 신장으로 한국학을 전공하는 학생 숫자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다.

컬럼비아대학교 한국학 프로그램
컬럼비아대학에서는 1934년 윤응팔 목사가 동아시아 학부에서 처음으로 한국어 강좌를 개설했다고 한다. 하지만 공식적인 한국학 프로그램이 시작된 것은 컬럼비아대학이 한국 문학을 전공한 윌리엄 스킬렌드(William E. Skillend) 교수를 초빙한 1962년이라고 할 수 있다. 그 후 1964년 윌리엄 교수의 후임으로 부임한 게리 레드야드(Gari Ledyard) 교수는 2000년 퇴임할 때 까지 약 40 여년 동안 한국학 발전과 후진 양성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현재 한국학은 6명의 교수와 5명의 전임강사진을 갖추고 있다. 한국어, 한국사, 민속학, 한국 문학, 국가안보와 통일, 영화 등 다방면의 강좌가 개설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타 학과와의 연계를 통해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학 강좌도 열고 있다. 또한 1988년에 설립된 한국학센터나 1994년부터 문을 연 한국법률센터는 한국학 연구 발전을 위한 학회, 프로그램 등에 많은 지원과 활동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러한 활동들은 한국학 연구를 보다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한국학도서관의 역할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동아시아도서관 한국학자료
백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컬럼비아대학 동아시아도서관(C.V.Starr East Asian Library)은 780,000여권의 방대한 자료를 소장한 도서관으로, 중국학, 일본학, 한국학, 티벳학 자료를 집중적으로 수집하고 있다.
동아시아도서관내의 한국학도서관 자료 수집은 1931년 뉴욕의 한국 유학생들로부터 1,000권의 장서를 기증 받아 한국학도서관과 문화센터를 건립하면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공식적인 도서관 예산을 토대로 한국학 자료를 수집하기 시작한 것은 1952년 이후의 일이다. 그때부터 꾸준히 장서를 수집한 결과 현재는 총 52,000권 이상의 일반도서, 700 여종의 정기간행물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밖에 마이크로필름, 비디오 및 DVD 등 비 도서자료 또한 소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북한에서 발행되는 도서 및 잡지, 비디오 등을 중점적으로 구입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디지털시대에 발맞추어 한국학 분야의 원문 데이터베이스 및 전자서적 등을 다른 북미 대학들과 공동으로 구독 신청하여 제공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한국학 도서관은 현재 정보자료의 개발, 공동 데이터베이스구축 등 정보서비스 중심의 전자도서관으로 거듭 발전해 나갈 계획들을 추진 중에 있다. 그 일환으로 최근 국회도서관, 버클리 대학과 공동으로 각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고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여 한국은 물론 세계 각지의 한국학 연구자들에게 자료를 제공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목하 구상중이다.
한국학도서관의 장서는 주로 인문·사회과학 분야 즉 역사, 문학, 문화, 정치, 종교, 철학 분야의 자료들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연구 분야의 다변화에 발맞추어 여성학, 사회학, 대중문화 등 최신 분야의 자료도 다양하게 수집하고 있다. 또한 동아시아도서관은 1994년부터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지원으로 운영되는 ‘북미지역 도서관 특화 컨소시엄’에 가입하고, ‘조선후기’, ‘근대사’, ‘순수예술’, ‘공연예술’, ‘대중문화’ 와 ‘서울, 경기 지역’의 자료를 특화 분야로 지정하여, 이 분야에 대한 자료를 집중적으로 모으고 있는 중이다.
한국학 자료는 컬럼비아대학 교수진과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타 대학 학생과 교수, 뉴욕 및 뉴저지 지역 주민들에게도 개방되어 있다. 특히 한국국제교류재단 지원으로 수집된 특화 분야의 자료는 상호 대차제도를 통해 타 대학에도 무료로 대출되고 있다. 최근 조사된 대출 통계에 의하면 1994년부터 2003년까지 대출증가가 135%에 이르러, 한국학 자료의 이용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도서관의 자료이용 및 서비스
도서관에 소장된 모든 자료는 컬럼비아대학 도서관 온라인 목록인 CLIO(Columbia Libraries Information Online, http://www.columbia.edu/cu/lweb/)을 통해서 어디에서든지 검색할 수 있으며, 또한 국제종합목록인 OCLC와 RLIN을 통해서도 검색이 가능하다. 다만 도서관시스템에서 아직 한글 입력이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자료를 검색할 때 맥큔-라이샤워 로마표기법(McCune-Reischauer Romanization)에 의하여 자료를 찾아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기는 하다. 그렇지만 로마표기법에 미숙한 이용자를 위해 도서관 웹 사이트에 로마법 도표를 제공하고 있으며, 매 학기마다 도서관 이용 및 자료 검색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도서관 이용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또한 한국학 자료의 참고봉사 서비스는 물론 최근에는 전집류의 목차(table of contents)를 복사하여 도서관 웹에 올려놓음으로써 이용자들이 쉽게 전집류의 자료를 찾을 수 있도록 하는 등 이용자들을 위한 부가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컬럼비아대학은 한국학 자료 가운데 교육적 가치가 있는 희귀자료도 꽤 소장하고 있는 편인데, 그것을 소개하면서 이 글을 마칠까 한다.

화산문고본
총 517종 1857책의 고전자료인 ‘화산문고본’은 일제시대부터 화산서림을 경영한 이성의 씨가 수집한 문고본의 일부로, 주로 조선 후기의 귀중한 활자본을 뜻한다. 이것은 경부(經部) 52종 198책, 사부(史部) 230종 651책, 자부(子部)72종 192책, 집부(集部) 308종 1,197책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판종별로 구분하면 활자본(活子本) 604종, 목판본(木子本)46종, 필사본(筆寫本) 12종에 이르는 중요한 자료라 할 수 있다. 특히 15세기에 발행된 2권의 용비어천가는 우리 도서관이 자랑하는 귀중본 목록 중 하나다.

신소설
20세기 초 개화기에 등장했던 신소설 및 딱지본 소설로 이루어진 ‘신소설’ 자료는 총 155종으로 일제강점기에 창작되어 얇은 소책자로 발간된 것이 대부분이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일제통치 및 한국전쟁기간동안 분실 또는 파손되어 국내외를 막론하고 유일하게 남아 있는 소중한 자료이다.

김용중문서집 (1906-1994)
이 자료는 1940년대 말부터 1960년대 초까지 미국 워싱턴에서 민족자주, 통일운동을 위해 힘을 기울이셨던 김용중 선생의 문서모음집으로, 한국현대사 특히 민족통일운동을 연구하는 연구자들에게 매우 귀중한 자료이다. 총 1,800여 항목에 달하는 자료집에는 서한, 원고, 신문 및 출판물 스크랩, 팜플렛 등이 들어 있는데, 그 중에는 미국 국무장관 덜레스, 주한 미군 사령관 하지 중장, 주한 미군정 군정장관 러치 소장, 엘리너 루즈벨트 이승만, 김일성, 박정희 등이 한반도 통일 문제에 관한 견해를 주고받은 서한도 포함되어 있다. 원고의 대부분은 김용중의 연설문이나 논문이며, 문서들은 주로 김용중 씨가 설립한 조선문제연구소(Korean Affairs Institute)에 관련된 것이다. 신문 스크랩은 1945년 부터 1975년까지 한국문제에 관한 것으로, 영자신문뿐 아니라 일부 한글 신문 및 정기간행물도 포함되어 있다. 이밖에도 김용중의 인터뷰 사본 6부와 <조선의 해방> 이란 제목의 기록영화도 있다. 이 자료들은 특별히 희귀본 및 육필원고 도서관(Rarebook & Manuscript Library)에 보관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