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 교육에서 협동의 중요성
미국 외국어 교육학회(American Council on the Teaching of Foreign Languages)는 14,000명의 회원을 가진 학회로서 1년에 한번 미국의 큰 도시에서 추수감사절 바로 전 주에 4~5일간 진행된다. 특히 첫날과 마지막 날은 미국 언어 교육의 전반적인 흐름을 알 수 있는 워크숍으로 진행되며 미리 등록을 받아 등록한 사람에 한해 수강할 수 있다. 학회 기간인 사흘 동안에는 학회에서 엄선한 논문의 발표가 진행된다.
학회 회장인 워싱턴주 타코마시의 바바라 몬드록(Barbara Mondloch) 박사는 외국어 교육이 발전되기 위해서는 대학과 초·중·고등학교의 협력적 연구가 가장 큰 관건이라고 기조연설을 했다. 초청연사로 나온 중국계 미국인 밀톤 챈(Milton Chen) 박사는 자신이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조지 루카스재단(George Lucas Foundation)의 선임연구원으로 재직하면서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협동을 통한 연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였다.
학회에는 여러 언어의 교육학회가 등록되어 있는데 중국어, 일본어, 독일어, 이탈리아어는 정식으로 등록이 되어 있어 발표할 기회가 많았다. 특히 중국어는 대학교와 초·중등학교의 두 학회가 모두 등록되어 있어 100편가량의 논문이 발표되었고 공자학회(Confucius Institute)를 비롯하여 10여 개 이상의 중국어 출판사가 참가하여 중국어 교육 보급에 일익을 담당하였다.
미국에서 날로 발전하고 있는 한국어 교육
2008년부터 학회에 참가하고 있는 한국어 분과위원회는 제출된 총 20편의 논문 중 10편을 선발하여 발표의 기회와 연구비를 지원하였다. 발표된 논문 중 한편은 로스앤젤레스 교육국에서 발표한 온라인을 통한 한국어와 한국문화 교육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대학에서 발표된 논문 중에서는 학생들의 오류를 통한 학습 방법, 멀티미디어를 퉁한 존칭과 반말 교육, 한인 2세들의 언어교육 현황, 비디오를 이용한 문화 교육, 유튜브를 통한 언어교육 등이 소개되었다. 특히 비즈니스 미팅시간에 하와이대학의 손호민 교수와 함께 미국 국방성이 주관하고 있는 ‘National Flagship Program’의 취지와 한국어의 위상에 대해 강의를 들었다.
한국어는 미국의 전략언어로 책정된 이래 미국 내에서의 교육이 대학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현재 초·중·고등학교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고등학교 3학년을 중심으로 치러지는 한국어 수능시험 SAT KOREAN은 1년에 5천 명 이상이 응시해 일본어를 제치고 동양에서 중국어 다음으로 인기 있는 언어가 되었다. 특히 이 비즈니스 미팅에는 60여 명의 초·중·고등학교와 대학교의 연구자들이 참가하였는데 한국국제교류재단의 배성원 소장은 축사를 통하여 한국어 연구를 위해서 재단과 연구자가 서로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역설하였다. 또한 대학과 초·중·고등학교를 대표하는 학회의 임원진들이 미국 내에서의 한국어 교육현황을 설명하였다.
한국어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
한국어 교육의 연구는 현재 미국 내의 한국어 교육학회인 AATK (American Association of Teachers of Korean)와 초·중·고등학교 선생님들을 중심으로 한국어 교육의 표준화 체제 첫 단계가 개발을 마쳤다. 이 프로젝트는 등급별 한국어 능력을 표준화하여 현재 천차만별인 각 등급의 한국어 교육 수준을 동일시 하려는 목표가 있다.
예를 들어 한 학교에서 1등급을 이수한 학생이 다른 학교에 갔을 때 바로 2등급으로 들어갈 수 있게 하는 표준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앞으로 2단계, 3단계 개발이 필요한데 2단계 개발은 현재 천차만별인 교과과정을 표준화하는 작업이다. 이를 위해 교과 과정의 지침서가 개발되어 세계 각국에서 가르치는 한국어 교육의 표준화를 이뤄야 한다. 또한 세 번째 단계로 교육 평가의 표준화 작업이 필요하다. 이 두가지 표준화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한국, 미국, 아시아, 유럽, 중남미의 한국어 학자들이 연구와 아이디어를 공유해야하며, 정부와 재계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히 요구된다.
한국어 교육의 미래는 전 세계에 퍼져 있는 한국어 교육의 전문가들이 결집하고 정부와 재계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을 때 더 밝아질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초·중·고등학교 교사들과 대학의 연구자들이 자주 만날 수 있는 더 많은 ACTFL과 같은 학회와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조성대 뉴욕주립대학교 빙헴턴캠퍼스 언어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