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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타리카 지방자치부 차관 인터뷰

중남미의 젊은 여성 차관, 한국의 역동적 모습에 매료되다  코스타리카 지방자치부 차관 인터뷰 - 매년 세계 각국의 차세대지도자들과의 인적 교류를 위해 KF가 연례적으로 진행하는 초청행사가 지난 3월 20일부터 7박 8일 일정으로 진행되었다. 이번 방문에는 중남미 9개국의 차세대 지도자 9명이 참석하여 세종연구소, 포스코 등 유관기관과 산업시설, 경주 문화유적, 비무장지대(DMZ) 등을 둘러보았는데, 언론인, 외교관, 군인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이들 중 특히 20대의 젊은 코스타리카 차관 한 명이 눈길을 끌었다. 가우디 쏠로르싸노 코스타타리카 지방자치부 차관을 만나 이번 방문과 행사에 대한 소감을 들어보았다.


공식 일정이 모두 끝났다. 그간 한국을 돌아본 느낌이 어떤가?

사실 한국에 대해 거의 몰랐다. 공직을 맡은 뒤 권태면 駐코스타리카 한국 대사를 통해 알게 된 것이 전부다. 그런데 와 보니 50년이란 짧은 기간에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룬 것을 보고 놀랐다. 또 한국의 전통문화와 친절한 인정에 매료됐다. 일주일 쯤 더 머물렀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아무튼 나로서는 한국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된 좋은 기회였다.”


코스타리카 지방자치부 차관 이미지1 어떤 계기로 정치에 참여하게 됐나?

코스타리카 국립대학에서 공공정책과 무역을 공부하면서 점차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러면서 젊은이들의 열정과 창의력이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지난 대선에서 라우라 친치아 미란다 대통령의 선거캠프에서 청년국장으로 일하면서 정치와 인연을 맺었다.
(2010년 코스타리카 새정부 출범 이후 경제정책기획부 차관으로 공직에 들어선 그는 2011년 지방자치부 차관으로 옮겼다. 코스타리카 국립대학에서 공공정책학을 가르치고 있기도 하다.)



20대에 차관을 맡게 된 것은 이례적인 일 아닌가?

아니다. 코스타리카는 젊은 나라다. 인구의 43%가 15~30세이고 내가 최연소 차관이긴 하지만 장차관 중에도 30대가 10명이나 된다. 현 정부를 이끄는 라우라 친치아 대통령께서는 젊은 인재들이 국가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청년이란 무능력의 동의어가 아니라 희망, 창의력, 혁신, 근성, 번영의 동의어다. 정치는 국가를 위해 일할 준비가 되어있는 청년을 필요로 한다. 청년의 활력과 어른의 경험이 함께 한다면 국가 변화를 이룩할 수 있다.

지방자치부 차관으로서 다양한 일을 맡고 있다고 들었다.

현재 지방자치부 차관이며 IFAM(지방자치진흥연구원)에서도 일하고 있다. 내 업무는 7개 주의 근대화, 기술능력을 강화시키는 데 있다. 우리 지방자치부는 지방자치 강화를 위한 행정부의 프로그램을 조율한다. IFAM은 다양한 인프라 사업 및 공공사업을 진행하려는 지방자치체에게 재정지원을 해주는 은행이다.


정치적 포부는 무엇인가, 또 여성 정치인의 강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나는 정치를 좋아하며 나의 국가를 사랑한다. 신께서 나에게 기회를 주신다면 계속 정부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 나는 내가 원하는 곳에 있어야 하는 게 아니라 국가가 필요한 곳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이런 의미에서 나는 계속 공직에 몸담고 싶다. 그렇다고 여성정치인이라고 특별한 강점은 없다. 우리나라는 수십 년간 양성평등을 이룩하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해왔다. 그 결과 오늘날 코스타리카에선 여성에 대한 차별이 사라지게 되어 2010년 코스타리카 역사상 처음으로 라우라 친치아 미란다 여성대통령이 탄생했다. 단지 여성정치인의 장점이라면 실업, 마약, 매춘, 낙태, 미성년 임신과 같은 청년들의 사회적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라 생각한다.


코스타리카 지방자치부 차관 이미지2 한국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어디인가?

한국국제협력단 및 문화산업교류재단 방문, ‘점프’ 공연 등 유익하고 인상 깊었던 일정이 많았지만 어제 가본 서부전선의 DMZ을 꼽고 싶다. 무장을 한 군인들이 지켜선 모습이 안타깝기도 하면서 인상 깊었다. 코스타리카는 전 국토가 모두 비무장지대이다. 군대 없는 국가란 주권옹호 의지가 없다는 것이 아니다. 국제법과 국제기관에 대한 존중이 우리 안보의 주요한 요인이다. 우리는 무기와 군대에 들어가는 비용을 아껴 보건과 교육에 투자하여 인적자원을 개발할 수 있었다. 우리는 비무장주의야말로 빈곤퇴치, 보건의료개선, 삶의 질을 제고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코스타리카는 1949년 헌법으로 군대를 없앴다. 1983년생인 쏠로르싸노 차관으로선 군인을 볼 기회가 없었으리라. 그래서인지 경주 문화유적 등 한국의 전통문화에 감명 받았던 다른 방문객들과는 다른 대답을 했다.)


코스타리카는 ‘생태관광’으로 유명한데 비결이 무엇인가?

우리에게는 평화사회조약이 있는데, 1970년 자연에 관한 내용도 이 안에 포함시켰다. 그때부터 코스타리카 영토의 25%가 환경보호지역이 되어 40%가 삼림으로 덮인, 미주에서 가장 환경을 보호하는 국가가 되었다. 또 코스타리카는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생물다양성을 보유한 국가로 알려졌다. 코스타리카에 오면 유네스코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코코 섬을 꼭 들러보길 권한다. 화산지대와 해변이 어우러진 경관이 일품이다.


이번 방한의 소득은 무엇인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배운 가장 중요한 것은 강하고 확고하며 긍정적인 국민정신이 있다면 영토 크기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50년 전만해도 한국에는 아무것도 없었다는 사실에 놀라울 따름이다. 우리는 영토와 인구가 한국과 비슷하지만 한국과 같은 경제발전을 이루지 못했다. 따라서 우리의 가장 큰 과제는 한국인들이 경제발전을 이룩한 근성을 본받아 코스타리카를 더욱 견고하고 경쟁력 있는 국가로 만드는 것이라 생각한다.
또 이번 방한을 통해 모든 참석자들과 한국 간에 형성된 네트워킹도 확인할 수 있어 좋은 기회였다. 이번 프로그램 기간 동안 모든 참석자들은 거리, 언어, 취향이라는 장벽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5남매의 막내로 언니 3명과 오빠 1명은 모두 결혼해 조카가 7명이라고 자랑한 이 젊은 정치인은 여가시간엔 가족과 함께 보내거나 영화·조깅·독서를 즐긴다며 보통 젊은이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귀국하면 주변 인사들에게 한국 방문을 적극 권할 것이라며 양국 정부가 추진 중인 FTA가 체결되면 경제협력 강화와 우호증진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 기대했다. 남은 자유시간에 한국의 역동적 모습을 보기 위해 어디를 방문해야 할지 고심 중이라는 그는 “꼭 다시 오고 싶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김성희 북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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