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제교류재단이 개최하는 ‘2012 KF 주한외국인을 위한 여름 정기음악회’가 지난 6월 21일부터 23일까지 3일간 남산골한옥마을 내 서울남산국악당에서 열렸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관심을 돕고자 매년 여름 열리는 이번 행사는 ‘Beautiful Seoul, Amazing Korea’라는 주제로 국악단체 ‘무지개다리’와 ‘예전무용단’ 등이 출연하여 판소리, 민요, 전통무용 등 한국의 전통문화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마련하였다.
한국 전통공연 한마당, 얼쑤~ 더위야 물럿거라~
한 나라를 알려면 먼저 그 나라 고유의 전통문화예술부터 이해하는 것이 올바른 수순. 이를 위해 한국국제교류재단은 지난 2003년부터 ‘주한외국인을 위한 여름 정기 음악회’를 주최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국악공연을 통해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전통문화예술을 알리고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이번 정기음악회는 가야금 산조, 판소리 등 한국 전통음악 공연으로 첫째 날의 막을 열었고, 둘째 날인 22일에는 태평무, 살풀이와 같은 한국 궁중, 민속무용의 밤이 화려한 무대를 선사했다. 23일 마지막날에는 야외에서 펼쳐지는 야외공연과 함께 전통예술벼룩시장, 체험프로그램 등을 경험할 수 있는 다채로운 전통예술난장이 펼쳐져 관람객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23일 야외공연에 참가한 전통창작 타악 그룹 ‘유소’는 남사당패 공연의 하나인 버나놀이를 선보여 많은 외국인들의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는데 대접 돌리기의 일종인 버나놀이는 헝겊을 여러 겹 바르고 가운데에 가죽을 둥글게 오려붙인 버나를 막대기나 담뱃대, 칼 등에 얹어 돌리는 묘기. 처음 버나놀이를 접한 외국인들의 눈에는 중국의 접시돌리기와 비슷한 공연으로 다가왔지만, 공연 중간 중간 놀이꾼들이 주고받는 재담과 익살 등 우리 고유의 문화예술인 창극의 극적 요소를 담고 있어 서로 다른 차이점을 알게 되었다는 반응들이 많았다.
특히 버나놀이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막대기와 담뱃대를 이어 붙이고 그 위에 버나를 얹어 돌리는 ‘신기’를 선보여 공연장을 가득 메운 관람객들의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전통예술난장 공연은 ‘떼이루’, ‘The광대’, ‘유소’ 등이 출연하여 전통음악연주를 비롯하여 버나놀이, 판소리극, 판굿 등 서민들이 즐겨 찾던 전통공연이 주를 이루었는데, 특히 북, 장구, 징, 꽹과리, 피리 등 신명나는 우리 가락 속에서 열 두발 상모돌리기와 버나돌리기 시범이 함께 곁들여져 큰 호응을 얻었다.
흥에 겨운 나머지 무대 한 가운데로 뛰쳐나간 외국관람객들의 ‘돌발참여’가 눈길을 끌기도 한 공연은 말 그대로 내외국인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흥겨운 놀이 한 마당을 연출하였다. 또한 전통예술난장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공연마당 한 켠에는 벼룩시장이 준비되어 한복입기 체험은 물론 오미자, 식혜, 떡 등 전통음식을 맛볼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되어 우리 전통문화에 생소한 외국인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해 준 뜻 깊은 시간이 되었다.
이용규 자유기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