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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KF글로벌 세미나 참관기

한미관계, 그 공동비전과 세계화의 의미 /제4차 KF글로벌 세미나 참관기

필자의 수업을 듣는 대학원생 중 한 명이 한미동맹을오바마 정권이 추진한 양자관계 향상 노력 중 가장 큰 결실을 맺은 것으로 평가한 이코노미스트지 3월 31일자 기사(원제: America and South Korea: Obama’s Most Improved Bilateral Alliance)를 수업 발표 자료로 뽑아온 적이 있다.
2009년 채택한 ‘한미동맹을 위한 공동비전’은 한미 양국 모두 이 동맹 관계를 한반도를 너머 전세계적 차원으로 한 단계 끌어올릴 역량과 의지가 있음을 확인시켰다. 여기서 문제는 한미동맹의 세계화가 의미하는 바가 과연 무엇이며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이러한 상황에서 ‘한미관계의 세계화’를 주제로 개최된 ‘제4차 KF 글로벌 세미나’는 매우 시의적절했다고 할 수 있다.


관계 강화를 위한 토론과 대화의 역할

민간외교의 역할도 중요한국국제교류재단이 주최하고 동아시아연구원(East Asia Institute)과브루킹스연구소(Brookings Institution)가 공동주관한 제4차 KF 글로벌 세미나에는 한국과 미국은 물론 중국, 일본 등에서학자, 정책 분석가, 언론인들이 참석하여 ‘한미관계의 세계화’를 주제로 상호 협력과 실행가능한 정책 제안을 할 수 있도록토론의 장이 마련되었다.

Faculty 세션에서는 학계는 물론 정계, 싱크탱크, 군을 대표하는 일단의 전문가들이 강연을 통해 한미 협력 및 지역간역학 관계를 다양한 시각에서 조명했다.펠로 세션에서는‘미-아시아 관계 차세대 지도자’ 자격으로 초청된중견 전문가들이 Faculty 세션의 강연를 듣고 강연 주제와 관련한 질문과 본인의 생각들을 제시하며 활발한 논의가이루어졌다.

이후 두 개의 실무그룹으로 나뉘어 진행된 그룹회의에서는 한반도 문제(1그룹)와지역및 글로벌 이슈(2그룹)를 중심으로 양자관계에 있어서 새로운 기회와 도전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참가자들은 세미나 공식 회의외에도 다과와 환담, 혹은 산책(조깅이나 자전거를 즐긴 참가자들도 있었다)이나 맥주 한잔을 하며 많은 대화의 시간을가졌으며, 이는 세미나의 목적인 ‘관계 강화’에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고 여겨진다.

필자는 어떠한 제안들이실생활에서 사람들에게 통용될 때 (사회)현상들을 더 잘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배움의 장과 사람과의 만남이조화를 이룬 이번 세미나는 매우 유익한 자리였다고 생각된다. 물론 책이나토론회 참석을 통해 한미동맹이나 동아시아 국제관계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한적하고 아름다운 환경에 위치해(‘사색의 섬’이라 불리는) 회의 장소에서 나흘 간을 함께 체류하며 일선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미동맹관계의 전문가들과 일대일로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기회는 좀처럼 접하기 힘들다. 예를 들어 전시작전통제권 이양에 대해 익히 알고는 있었지만 버웰 벨(Burwell Bell) 전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의 강연을 듣는다는 것은 단순히 해당 사안을 글로 대하는 것과는 확연히 차원이 다른 경험이었다. 한미 양국이 동맹 관계에 있다는 것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됐음은 물론이다.


외교 세계에 대해유용한 정보 공유

민간외교의 역할도 중요 필자는 세미나 도중 점심시간에 잠시 짬을 내어 한미 FTA 협상에 관여했던 태미오버비(Tami Overby) 주한미국상공회의소 대표와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양국 교역관계와 관련해 신문기사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숨겨진 일화들을 들을 수 있었기에 매우 흥미진진한 시간이었다. 양국 우호관계 증진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각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는 이들이 있음을 다시 한번 상기하게 됐다. 아직 신진 학자에 지나지 않는 필자는 또한 하영선 서울대 교수의 고견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최대한 많이 갖고자 했다. 하 교수님은 국제관계학 전공 학자로서 아시아 외교사를 어떤 시각에서 연구해 나가면 좋을지에 대해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다.

미 수도 워싱턴에 소재한 아메리칸대학교(American University) 강단에서 이제 막 첫 일 년을 보낸 필자에게 있어서 세미나 개최는개인적으로도 그 시기가 매우 적절했다. 필자의 학생들은 항상 실제 외교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매우 궁금해 한다. 그런데 이번 세미나가 바로 필자가 한국 혹은 아시아 관련 과목을 가르칠 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많은 자료들을 제공해 준 것이다. 대학에초청해서 강의를 들려주면 학생들이 특히 관심을 갖겠다 싶은 연사도 여러분 있었다. 필자가 진행하는 북한 핵, 한국정치 및 외교 정책 관련 수업에 한번 초청하고 싶다는 필자의 제안을 받은 모든 분들이 자신들의 지식과 경험을 학생들과 공유하겠노라 흔쾌히 응해주셨다.

관심 연구 분야였던지라 필자는 세미나 기간 내내한미동맹과 관련해서 일어나고 있는 근래의 새로운 변화 양상들이 동아시아 지역 안보에 어떤 역학적 영향을 미칠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데 가장 큰 역점을 뒀다. 이와 관련해서 중국의 대 한반도 정책 및 중미 관계에 대한 북경대주펑(Zhu Feng) 교수의 발표가 필자의 시야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됐다.
나흘간, 한미동맹과북중관계에대한필자의생각은필자만큼이나그해답을찾고자하는다른참가자들이제기한질문들과해답그리고필자가전에는한번도생각해보지못한사안들을제기한전문가그룹의 다양한토의에의해생각의 깊이를더욱 넓힐 수 있었다.

필자가 속했던 실무그룹은 한미협력과 관련해 지역 및 국제적 차원에서 제기되는 비전통적 안보 문제를 구체화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투자했다. 예를 들면 공적개발원조, 중국의 부상과 그에 따른 아시아 안보 환경의 변화, 기후 변화, 일본의 국방정책, 인권, 재난 구호와 같은 문제들이었다. 실무그룹 세션을 통해 필자는 ‘한국의 세계화’나 ‘한미동맹의 세계화’ 같은 대주제가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각기 다른 중요도를 지닌 다양한 소주제를 의미할 수도 있음을 새삼 깨달았다. 이러한 차이가 반드시 부정적인 것은 아니며 오히려 새로운 기회를 의미하기도 한다. 이는 또한 지금의 탈냉전시대에 걸맞은 한미동맹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와 연구를 양국이각각 자체적으로, 양국 간에, 그리고 지역 차원에서 보다 심화시킴으로써 한미관계를 더욱 발전적 방향으로 이끌어나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했던 금번 세미나에서 더욱 많은 질문들로 머리 속을 가득 채우게 된 나흘 간의 시간은 매우 유익하고도 흥미진진했음을 말하고 싶다.



이지영 아메리칸대학교(American University) 국제관계학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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