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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을 바탕으로 현대화 이뤄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초청으로 지난 4월초 9일간의 서울 방문을 위해 암만을 떠나기 전, 한국을 다녀 온 적이 있는 몇몇 요르단 사람들을 만났는데, 그들은 한국이란 나라와 한국이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급성장 한 것에 대해 칭찬이 대단하였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그들의 말이 옳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한국이 풍부한 문화유산과 깊이 뿌리내려 결합된 사회 가치와 가족 전통을 보존해 나가면서 성공적으로 현대화를 이루어 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인천 공항에 내리는 순간부터 서울을 떠날 때까지 한국의 보통사람들이 보여준 질서정연함과, 효율성, 그리고 온정과 자부심을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 한국사회에서 진행중인 구조조정의 여파로 직장에서 해고된 근로자들이 평화롭게 시위하는 모습과 웨이터나 택시 기사들이 정중하게 팁을 거절하는 모습에서도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이번 방한 기간중 많은 한국사람들과 얼굴을 맞대고 앉아 한국의 주요현안인 "햇볕정책"에 대해 여러 의견을 듣게 된 것은 매우 소중한 기회였다. 한국이 지난 10여 개월 동안 북한으로부터 아무런 가시적인 성과를 거둬들이지 못한 상황에서 김대통령의 ‘우호적’인 대북 정책 진행속도에 대해 이런 저런 불만의 목소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북한의 평화와 관계개선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것은 대북 포용정책 이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는 것 같다.


성차별없는 사회구현을 위해 그간 한국이 걸어온 길과 최근 한국정부의 여성부 신설 등 남녀평등을 위한 노력은 보수적인 남성중심의 여러 국가들에게 본보기가 될 만한 또 다른 경험이었다. 한국 사회 각 분야에서 여성의 참여와 지위향상이라는 민감한 임무를 수행해야 할 한국 최초의 여성장관으로 한명숙 장관을 임명한 것은 비록 앞으로 헤쳐나가야 할 길이 수많은 도전으로 점철된다 하더라도 한국사회에 플러스 요인임이 분명하다. 명망 있는 인권운동가 출신인 한 장관은 앞으로 그녀가 수행해 나갈 업무에 많은 시간과 힘든 노력이 수반될 것임에도 확실한 적임자라고 할 수 있다.
이번 방한 기간 중 균형 있게 잘 짜여진 일정을 통해 한국의 사회, 경제, 언론 발전에 몸담고 있는 많은 기관·단체장들을 만나 햇볕정책과 대다수 한국인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주요 문제들에 대한 그들의 전반적인 견해를 파악 할 수 있었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비무장지대를 방문하지 못했다는 점과 탈북자들의 정착을 지원하고 있는 NGO들과의 만남이 없었다는 점이다.

한국인들은 위대한 국가를 갖고 있는 민족이며, 따라서 한국인들의 유산을 지켜가기 위해 한결같은 열의를 가지고 계속 전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도록 좋은 기회를 제공해준 한국국제교류재단 측에 감사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