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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레지던시 프로그램 참가를 마치고

뜨거운 관심 속에서 펼쳐진 레지던시
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국립미술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들을 대상으로 해외 유수의 미술기관들과 교환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 내가 참여한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아트센터(Christ-church Artcenter)와의 교환 레지던시 프로그램은 2006년 처음 시작되어 뉴질랜드 아시아 파운데이션(NZ Asia Foundation)과 한국국제교류재단의 협력을 받아 진행되고 있다.
이번행사는 지난해 12월 9일부터 금년 2월 2일까지 현지의 높은 관심 속에서 치러졌다. 레지던시 참가가 결정되면서 크라이스트처치 아트센터와 크라이스트처치 아트갤러리(Christchurch Artgallery)의 전폭적인 관심과 지원으로 개인 전시가 추진되었고, 뉴질랜드 아시아 파운데이션과 재단의 적극적인 재정지원을 통해 현지에서 제작한 신작들을 레지던시 종반 무렵에 선보일 수 있는 두 개의 프로젝트가 함께 추진되었다.
2006년 12월 10일 뉴질랜드의 크라이스트처치에 도착한 나는 전시에 대한 구체적 일정이 결정된 후 약 6주간 새로운 작품을 위한 작업을 진행했다. 전시는 아트센터와 아트갤러리 두 곳에서 2007년 2월 12일에 동시 오픈했으며 현재에도 계속 되고 있다.

 
 
▲ 기억의 패턴(Patterns of Memories) 설치 전경. 사진, 컴퓨터, 그래픽, 디지털 프린트 설치물.
    높이138cm, 둘레98cm 원기둥 29개 _ 2007


예술적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아름다움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주관한 아트센터와 아트갤러리가 있는 크라이스트처치는 영국인들에 의해 뉴질랜드에서 가장 먼저 생긴 곳이며, 영국 밖에 존재하는 가장 영국적인 도시라고 불려지는 곳이다. 세계 정원도시에 수차례 선정 될 만큼 조경이 아름다우며 유럽적인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뉴질랜드의 대표적인 관광 도시이다. 도시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아트센터를 중심으로 주변엔 박물관, 갤러리, 미술공방, 아트숍, 극장, 카페, 공원 등 현지인들과 관광객들이 예술과 문화를 향유하고 즐길 수 있는 수많은 기관과 시설들이 자리잡고 있다.
또한 뉴질랜드는 이번 레지던시 프로그램 참가를 위해 방문한 것이 처음이라 신작에 필요한 사진촬영을 위해 뉴질랜드 남섬의 여러 곳을 여행했다. 무엇보다 뉴질랜드의 자연풍경이 주는 광활한 아름다움에 매우 깊은 감명을 받았다.

 
 
▲ 초자연(Super Nature) 설치전경. 사진, 컴퓨터그래픽, 디지털 프린트 설치물.
    가로300cm, 세로16cm 계단 40개_ 2007


열린공간에서 펼쳐진 신작 프로젝트
나는 뉴질랜드 아시아 파운데이션의 지원으로 레지던시 기간동안 아트센터 내에 있는 아파트에서 지내며 아트센터에서 제공해준 개인 스튜디오에서 신작을 제작했다. 새로운 작업들은 현지에 도착해서 만나게 된 주변 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소중한 추억의 사진들을 받아 진행한 프로젝트와 큰 감동을 받았던 뉴질랜드 여러 곳의 자연(밀포드 사운드, 피요르드 국립공원, 웨스트코스트)들을 여행하며 직접 촬영한 부쉬 사진들을 이용하여 진행한 프로젝트이다.
크라이스트처치 아트센터의 야외기둥 설치작업과 아트갤러리의 로비계단 설치작업으로 이루어진 두 개의 설치 프로젝트는 모두 현지 기관의 지원으로 제작 되었으며,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는 두 곳 모두 관광객들이 드나드는 관광 명소이기도 해서 많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나의 설치작업을 관람했으며, 전시기간 동안 그 장소의 랜드마크와도 같이 두 기관을 홍보하는 역할도 할 수 있었다.
전시 오픈 당일에도 느꼈지만 전시 작품에 대한 현지 관계자들과 관람객들의 반응이 매우 좋아서, 현지 기관의 요청으로 6개월에서 1년간 장기 전시 될 예정이며, 레지던시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후에도 작품에 대한 현지 언론의 인터뷰 제안이 계속되고 있다.
레지던시 기간동안 현지에서 만나 알게 된 여러 한국 교민들이 보내준 격려와 박수가 매우 큰 힘이 되었음은 물론이고, 나의 작품에 대한 수많은 현지 관람객들의 높은 관심은 미술작가이자 한국인으로서 적지 않은 자부심을 느끼게 해 주었다. 무엇보다 뉴질랜드에서의 소중한 레지던시 경험과 함께 전시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돌아온 것 같아 매우 기쁘다.



이중근
respica@hanmail.net
www.leejoongkeun.com
설치미술 작가
 


작가소개

작가 이중근은 다양성으로 대변되는 현대미술에서 기존 장르들 사이의 새로운 접점을 모색하며 ‘일상’속에 탐구되는 소재를‘예술’이라는 울타리 속으로 융화시키는 작업을 통하여 감상의 대상 만으로의 미술이 아닌, 관람객과 열려있는 즐거운 만남을 통해 공유하는 미술을 추구하고 있다.
작가는 카메라를 통해 세계의 이미지를 관찰하고 컴퓨터 스크린을 통해 다채롭게 변화하는 작업을 보여주고 있으며, 사진이미지를 재구성한 후 프랙탈 이미지로 변형시켜 평면과 입체, 설치 등의 형식뿐만 아니라 다양한 건축적 공간에 적용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의 작업은 단지 매체의 확장뿐만 아니라 장르와 영역을 횡단하는 현대미술의 한 단면을 특징적으로 보여줌과 동시에, 일상으로 현대미술의 침투를 강력하게 시사하고 있다.
디지털화된 패턴을 활용하는 이중근은 작업에 수축과 확장의 개념을 적용하여, 고정된 예술의 형태를 뛰어넘어 유연한 예술의 형태로의 변화를 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