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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에 대한 뜨거운 사랑, 그리고 감동

한글은 대한민국의 자랑이자 자부심이다. 또한 한글날은 세종대왕의 한글 반포를 기념하고 한글의 우수성을 선양하고 세종의 성덕과 그 위업을 추모하며 나아가 한글의 연구 보급을 장려하기 위해 정한 날이다. 그러나, 1990년에 법정공휴일에서 제외되고 기념일로 바뀌게 되면서 한글의 중요성이 점차 작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외국인들에게 ‘한글’을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친숙해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고자 뜻 깊은 행사가 열렸다. 외국인들의 한글 사랑 열기를 느낄 수 있었던 2007 한글축제의 현장 속으로 떠나보자.

즐거운 언어, 한글과 함께한 즐거운 시간
한국어를 공부하는 주한 외국인들이 참여하는 한글날 기념 축제 ‘사랑해요. 한글’ 행사가 지난 10월 3일, 한국국제교류재단 문화센터 갤러리 ‘누리’에서 개최됐다. 문화센터 개관 2주년 행사의 일환으로 열린 이번 한글날 기념 축제는 ‘한글로 세계로! 사랑해요 한글’이라는 제목으로 한국국제교류재단 문화센터와 재단 국제교류자원봉사망이 공동으로 마련한 자리이기도 했다.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시간, 오전 11시가 되자 환한 표정을 한 외국인들이 하나 둘 행사장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입구에서 나눠주는 콩주머니와 한글사랑의 염원이 담긴 목거리를 기념품으로 받아든 외국인들은 한글 축제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는 듯 보였다. 행사장 한편에서는 참가한 외국인들을 위해 페이스 페인팅 작업이 한참이었다. 형형색색의 한국을 상징하는 문양들을 얼굴에 그려넣는 외국인들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축제에 참가한 외국인들이 자리를 가득 메우자 천성옥 자원봉사단 회장의 인사가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천성옥 회장은 한글날의 역사와 함께 한글날이 지닌 남다른 의미를 설명하고, “한글이 즐거운 언어가 될 수 있도록, 즐거운 놀이와 이벤트를 준비했다. 자원봉사자들의 순수한 힘으로 만들어진 축제이니 만큼 즐거운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인사로 축제에 참가한 외국인들의 환호와 박수를 받기도 했다.
연설이 끝나자 시작을 알리는 이벤트로 가을 운동회의 고유 놀이인 ‘박 터뜨리기’ 놀이가 진행되었다. 미리 나눠준 콩주머니로 박을 향해 던지는 외국인들은 신기함과 즐거움에 콩주머니를 던지는 내내 상기된 표정이었다. 박이 터지자 안에서는 금박과 함께 한글날 축하 글귀가 담긴 플랜카드가 터져나와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이어 비보이의 축하 공연이 축제의 열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절도있고 살아있는 춤은 외국인들 뿐 아니라 함께 참여한 자원봉사자들까지도 즐겁게 만들었다.



외국인들이 함께 해 그 의미가 더 뜻 깊었던 자리
문화센터의 한글날 관련 행사는 국제교류자원봉사망이 운영하는 한국어교실 참가 학생들을 중심으로 2005년부터 소규모로 개최된 바 있다. 그러나, 2007년에는 한글을 활용한 다채로운 놀이와 게임 등의 프로그램과 다양한 분야의 외국인을 초청하는 대규모 축제로 변모되어 그 빛을 더했다.
오전에는 백일장과 예쁜 글씨 선발대회가 열려 참여한 외국인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샌드위치와 음료로 점심 식사를 마치고 난 오후에는 서예코너, 한복 베스트드레서, 한국 전통물건 알아맞히기, 한글로 초대장 만들기, 그림 단어 맞추기, 신문에서 단어 빨리 찾기, 지도 놀이 등 한글을 이용한 다양한 게임이 부스별로 펼쳐졌다. 부스를 참여해 준비된 한글놀이를 즐기던 참가자는 “어려웠던 한글을 놀이로나마 쉽게 접할 수 있어 한국어가 쉬워질 것 같다”며 놀이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2007 한글축제’는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자원봉사자들의 손으로 직접 마련된 행사인 만큼 축제를 즐기는 외국인이나, 함께 게임을 펼쳐가는 자원봉사자들에게도 그 의미가 더욱 남다른 행사였다. ‘아름다운 팔도강산’이라는 지도놀이 부스를 담당한 오묘순(중학교 국어교사)씨는 “봉사라는 건 남을 위한 활동이 아니라 나를 위한 활동이다. 또한, 남아도는 시간을 기부하는 것이 아니라 없는 시간을 쪼개 즐거운 마음으로 하는 것이 진정한 자원봉사인 것 같다”며 함께 하는 즐거움을 전했다.
한글축제를 즐기고 한글에 대해 더 많이 알게된 외국인들은 마음속에 저마다 한글에 대한 재미, 그리고 사랑을 가득 담고 돌아가지 않았을까? 2007 한글축제는 참여한 외국인들과 축제를 준비한 자원봉사자들의 단체 기념촬영을 끝으로 다음을 기약했다.
행사 후 한국국제교류재단 문화센터 윤금진 소장은 “한국어를 배우는 일이나 가르치는 일 모두 마음과 용기가 없으면 정말 힘든 일이라 생각합니다. 마음과 용기를 내서 의미 있는 축제를 만들어주신 많은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라며 이 날 참여한 외국인들과 자원봉사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Interview
지금도, 앞으로도 봉사로 행복할 수 있을 듯
천성옥 자원봉사단 회장

Q: ‘한국어 교실’을 운영하게 된 동기는?
A: 2004년 6월, 일본에서 외국인들에게 일본어를 가르치는 자원봉사 시스템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저런 시스템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2004년 7월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수업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3개의 반으로 시작하게 되었고, 지금은 11개 반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Q: ‘2007 한글축제’를 자원봉사자들만의 힘으로 개최하게 된 소감은?
A: 봉사하는 분들이 모두 느끼시는 행복일 것 같습니다. 기쁨도 행복도 다 급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만, 제가 느끼는 행복이, 그리고 봉사로 얻는 기쁨과 행복이 최고이지 않을까요? 한글축제를 준비하는 내내 정말 행복했고, 지금도 행복합니다. 앞으로 더욱 더 많은 외국인들에게 한글을 전파하고 가르칠 수 있다면, 미래에도 행복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