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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불 국제무대에서 새로운 협력방안 모색

포럼은 1월 9일 오전 9시부터 이튿날 12시30분까지 개회 식과 4개 회의, 그리고 종합토론 등으로 빡빡하게 짜인 일정에 따라 열기 속에 진행되었다. 임성준 이사장은 개회사를 통하여 한-불 관계의 강화를 위한 다방면의 교류 활성화가 필요함을 역설하였고, 몽브리알 소장은 국가의 규모와 국력이 엇비슷한 강중국(强中國ㆍGrande puissance moyenne)에 속하는 한국과 프랑스가 국제무대에서 협력과 공동보조를 모색할 것을 주장했다.



지난 1월 9일과 10일 이틀간 제 7차 한-불 포럼이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개최되었다.
프랑스 측에서는 한-불 포럼의 파트너인 프랑스국제관계연구소(IFRI)의 티에리 드 몽브리알(Thierry de Monbrial) 소장을 위시하여 국회 불-한 의원친선협회 소속의 파트릭 보두앵(Patrick Beaudouin) 회장과 파트리쓰 마르탱 라랑드(Patrice Martin-Lalande) 의원, 장 클로드 보리외(Jean-Claude Beaulieu) 의원, 크리스티앙 드 부아씨외(Christian de Boissieu) 총리 경제분석 고문장, 피에르 푸르니에(Pierre Fournier) 외무부 아주국 부국장, 로익 프루아르(Loic Frouart) 국방부 아시아부 부장, 그리고 필립 티에보(Philippe Thiebaud) 주한 프랑스 대사 등 프랑스 정ㆍ관계를 대표하는 인사들과 프랑스 제1의 국제관계 싱크탱크(think-tank)인 IFRI의 아시아 전문가 등 14명이 참가하였다. 한국 측에서는 한국국제교류재단 임성준 이사장을 위시하여 국회 한-불 의원친선협회 송영길 의원과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정의용 의원, 동북아시대위원회 이수훈 위원장, 한-불 협회 권인혁 회장, 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 주철기 부회장, 서울국제포럼 김달중 교수,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 최정화 이사장, 르몽드코리아 주섭일 상임고문, 중앙일보 배명복 논설위원, 서울대 국제대학원 박태호 원장, 경희대 차영구 초빙교수, KAIST 오영석 국제협력팀장, 아셈연구원 이창훈 원장 등 여러 분야의 인사 30명이 참가했다.
한-불 포럼에 앞서 1월 8일 열린 IFRI 소장 초청 조찬강연회에서 몽브리알 소장은 프랑스 사르코지(Sarkozy) 정부의 실용주의 개혁에 대한 포괄적이고 명료한 분석을 소개하였는데 개혁 드라이브에 따른 프랑스 사회 현실의 저항으로 개혁이 변질ㆍ왜곡되는 문제를 지적하였다. 실용주의 개혁을 주장하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정권 인수작업이 한창인 때여서인지 이른 아침부터 많은 참석자들이 강연을 경청하고 열띤 토론과 질문을 나누었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이 2008년부터 새로 시작하는 사업인 Korea Foundation Forum의 첫 강연이 성황리에 이루어진 것이다.
1월 8일 저녁 한-불 포럼 참가자 환영 리셉션에는 포럼 참가자들에 더하여 프랑스를 알고 사랑하는 많은 인사들이 참여하여 2005년 파리에서 개최된 제 6차 포럼 뒤 3 년 만의 만남을 축하했다. 포럼은 1월 9일 오전 9시부터 이튿날 12시30분까지 개회식과 4개 회의, 그리고 종합토론 등으로 빡빡하게 짜인 일정에 따라 열기 속에 진행되었다. 임성준 이사장은 개회사를 통하여 한-불 관계의 강화를 위한 다방면의 교류 활성화가 필요함을 역설하였고, 몽브리알 소장은 국가의 규모와 국력이 엇비슷한 강중국(强中國ㆍGrande puissance moyenne)에 속하는 한국과 프랑스가 국제무대에서 협력과 공동보조를 모색할 것을 주장했다.
양국의 국내 정치를 주제로 한 제 1회의에서는 지난해 5월 출범한 사르코지 정부의 개혁정책에 대하여 보두앵 회장이 발표하고, 고려대 김병국 교수가 17대 대선 선거결과에 대한 실증분석과 함께 새 정부의 개혁방향에 대해 발제하였다. 김 교수는 이명박 당선인의 승리가 우파의 승리 혹은 좌파의 패배라는 이념 갈등의 결과라기보다 반 노무현 정서의 결과이기 때문에 여론의 지지를 받는 어젠다 위주의 개혁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하였다. 보두앵 의원은 사르코지 개혁의 핵심은 프랑스의 뿌리 깊은 국가주의에서 벗어나려는 것으로 국가의 보호에 길들여진 프랑스 국민이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낼 때 성공할 수 있다고 보았다.



유럽과 아시아의 경제전망과 한-유럽연합(EU)의 자유무역협정(FTA) 문제를 주제로 한 제 2회의에서는 우리 측 서울대 박태호 원장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김흥종 유럽팀장이 발제하고, 프랑스 측에서는 부아씨외 (Christian de Boissieu) 경제분석 고문장과 IFRI의 니콜라(Francoise Nicolas) 박사가 발표하였다. 박태호 원장과 부아씨외 고문장 모두 미국발 금융위기, 고유가, 환율변동 등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2008년 유럽과 아시아의 경제전망이 어둡지는 않아 2007년 수준을 약간 밑도는 성장률을 전망하였다. 김흥종 팀장과 니콜라 박사는 쉽게 풀릴 것으로 예견됐던 한-EU FTA 협상이 뜻밖의 이견으로 난항을 겪었으나 극복할 수 없는 이해의 충돌이 없기 때문에 협상이 재개되면 양측의 협의를 통하여 합의에 도달할 것이라고 보았다.
한국과 프랑스 양국 관계를 주제로 한 제 3회의에서는 주철기 부회장이 최근 한-불 학술문화 교류에 대한 평가와 전망을 내놓았고, 오영석 교수가 한-불 간 과학기술 분야의 교류 활성화를 주장하였다. 프랑스 측에서는 프랑스 국회 인터넷연구위원회 마르탱 라랑드 회장이 IT 강국인 한국과의 기술협력을 제안했다. 토론과정에서 권인혁 회장은 한-불 간 유일한 숙제로 남아 있는 외규장각 고문서 반환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요구한 데 대해 푸르니에 부국장은 외국 문화재 반환에 관한 보편적 법규범의 문제라며 외규장각 문서에 대한 개별적 접근이 어렵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동북아지역의 평화와 안보를 주제로 한 제 4회의에서는 이수훈 위원장과 서울대 전재성 교수, 그리고 프루아르 대령과 니케(Valerie Niquet) IFRI 아시아센터장이 동아시아의 일반적 정세와 남북문제, 그리고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장차 동북아 통합을 위한 국제협력의 터전으로 발전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았다. 이어진 토론을 통해 오늘날의 EU가 50년 전에는 비현실적인 환상이라는 비판 속에 시작된 것임을 상기하고 동북아 통합을 위한 참신하고 적극적인 생각과 동북아 국가들이 공동의 부단한 노력을 기울인다면 실현 가능한 것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끝으로 종합토론에서는 이른바 강중국인 한-불 양국의 국제질서에 대한 인식 공유와 국제무대에서의 협력 모색을 위하여 여태까지의 전통적 주제를 넘어 한-불 포럼의 지평을 확대하자는 제안이 대두되었다. 이를 위하여 임성준 이사장과 몽브리알 소장은 매년 개최국을 번갈아가며 한-불 포럼을 정례화하자는 데 공식적으로 합의했다. 또한 보다 알찬 연례 포럼의 조직을 통해 포럼의 생산물을 출판, 배포하는 사업도 추진하자는 의견이 있었다. 한-불 포럼이 정례화됨으로써 앞으로 무궁한 발전의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포럼의 후속 행사였던 1월 11일 개성관광에는 본국의 일정에 따라 프랑스 국회의원들과 정부 관리들은 참가 하지 못하였으나 포럼의 파트너인 IFRI 몽브리알 소장과 관계자들, 티에보 주한 프랑스 대사, 그리고 임성준 이사장을 포함한 우리 측의 많은 인사들이 새벽부 터 관광에 나서 한반도의 분단 현실을 함께 몸으로 체험하였다. 적지 않은 눈이 내려 불편함이 없지 않았으나 온종일 같이한 한-불 양측 참가자들 사이에 따뜻한 우정이 솟아나는 여행길이었다. 2008년 벽두에 열린 제 7차 한-불 포럼은 정례화 결정과 함께 파트너와의 친목을 다지는 기회가 됨으로써 발전 가능성을 드러내며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