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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 지식과 정보의 교류 현장

중국 내 유수한 한국어 교육학자들이 지식과 정보를 교류하는 대표적인 행사인 중국한국어교육연구학회 연례 학술회의가 올해로 8회를 맞았다. 한국어 교육 발전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와 해결 방법 등, 중국에서 한국학이 발전하기 위한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었던 학술회의 내용을 싣는다.

올해 연례 학술회의는 중국 내 25개 대학 70여 명의 학자들과 국내 한국어 교육 전문가들을 포함한 100여 명이 참가하여 성황을 이루었다. 참가자들은 발표된 총 43여편의 논문에 대해 함께 분석하고 토론하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첫날 학술회의 환영사에서 진립우 뤄양 외국어대학 부총장은 학자들이 이번 회의를 서로 배우고 진보하는 계기로 삼기를 당부했으며, 이어진 축사에서 송중석 한국국제교류재단 북경사무소장은 중국 내 한국어 교육의 괄목할만한 양적 성장을 높이 평가하면서 향후 질적 성장을 위한 노력을 다짐하였다. 종지상 뤄양 외국어대학 아시아-아프리카학부장 역시 중국 내 한국어 교육의 발전을 위해 기여할 것을 약속하고, 이번 대회의 성공을 빌며 축사를 대신하였다.



한국어 교육 현실과 대안 제시
김병운 대외경제무역대학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대회 발표시간에는 장광군 뤄양 외국어대학 교수와 송향근 부산외국어대학 교수가 논문을 발표하고 윤윤진 지린대학 교수, 강보유 푸단대학 교수, 문영자 양저우대학 교수, 염광호 칭따오대학 교수 그리고 마숙향 텐진 외국어대학 교수가 토론자로 참여하였다. 장광군 교수는 ‘중국의 비통용어 교육의 현황과 우리의 과제’라는 주제의 발표에서 중국에서는 외국어의 사용 인구, 사용 범위 그리고 해당 학과가 설립된 학교의 수 등을 기준으로 통용어와 비통용어를 구분하는데, 한국어는 비통용어로 분류되어 있지만 학위 과정의 수나 교재 개발 실적 등이 여타 비통용어들에 비해 탁월하여 통용어로 편입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중국 정부가 비통용어의 육성을 위해 특혜를 제공하고 있으므로 당분간 한국어는 비통용어에 남아서 학과의 기초를 닦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이어진 발표에서 송향근 교수는 ‘한국어 교육의 문화 교육 연구 동향 분석’이라는 제목 하에 언어 교육에서 문화는 가장 기본적이고 본질적인 요소로서 외국어를 학습한다는 것은 단순한 언어의 학습이 아니라 그 언어가 생성되고 사용되는 문화를 배우는 것과 같다고 주장하였다.
이를 위해 향후 문화 교육에 대한 연구는 개념과 내용, 범위에 관한 타당한 기준 설정이 우선되어야 하며 교육 방법론의 연구, 문화 체험 프로그램의 개발 그리고 학습 단계별 문화 교육 방법의 마련 등이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고 설파하였다.
염광호 교수는 한국어 관련 학술회의뿐만 아니라 여타 비통용어 학술회의에도 활발히 참여하고 교류해야 한다는 장광군 교수의 의견에 동의하였고, 문영자 교수도 한국어의 질적 발전에 주목하면서 비통용어 학과와의 연합 학술회의 개최, 중국어 논문 발표 등을 제안하여 논의를 풍부하게 하였다.

한국어 교육의 과제 논의
분과 발표는 총 4개의 분과로 나뉘어 진행되었는데 제1분과는 문화 교육, 제2분과는 어휘 교육, 제3분과는 문법 및 번역, 제4분과는 문학과 한국어 교수법을 포함한 기타 주제를 다루었다. 작년에 이어 기획 주제에 따라 분과별로 토론을 진행한 것은 발표 내용의 분산 또는 중복을 막고자 한 것으로 토론의 효율성 제고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매 발표마다 지정 토론자를 두어 주제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고자 하였으며, 일과 종료 직전의 분과 종합 토론 시간에는 당일 발표된 논문들을 통합적으로 검토하고 의견을 나눌 수 있게 하는 등 운영형식의 측면에서 세련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올해 신설된 문화 교육 분과에서는 언어와 문화를 연계시킨 다양한 연구 업적들을 다루어 좋은 반응을 얻었다.
마지막 날 종합 토론 시간에는 김중섭 경희대학 교수, 유춘희 베이징 공과대학 교수, 김영옥 베이징 제2외국어대학교수, 김기석 상하이 외국어대학 교수, 윤여탁 서울대학교수 그리고 강은국 푸단대학 교수가 토론자로 참여하여 ‘한국어 교육 연구-앞으로 우리의 과제는 무엇인가?’ 라는 주제로 의견을 나누었다.
유춘희 교수는 한국어 교육의 표준 마련을 위해 우선, 어휘 등급의 표준을 설정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의견을 내놓았으며 김기석 교수는 중국 내 홍보를 위하여 논문을 중국어로 발표하는 방안을 다시 한 번 강조하였다. 윤여탁 교수와 강은국 교수는 연구 업적들의 질적 향상이 가장 큰 과제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하면서, 젊은 학자들이 원론적 참고자료들을 정독하고 논문 작성 방법론을 충분히 숙지하여 양질의 연구 과제들을 내놓는 데 최선을 다하도록 독려하였다.

한국학 발전의 토양이 되길
이틀간의 발표 및 토론을 통해서 한국어 교육의 다양한 주제들에 대한 깊이 있는 의견 교환이 이루어졌다. 젊은 학자들의 참신한 시도들이 돋보였으며, 경험과 학식이 풍부한 원로 학자들의 논문은 통찰력이 있었다. 중국 내 학자들 중 학위 취득자의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듯 논문의 질적 수준이 점차 향상되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였다. 재단의 안정적인 지원 속에 한국어 교육학자들 간의 대표적인 학술회의로 자리 잡은 본 회의가 앞으로도 우수한 학자들과 연구 업적의 산실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