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제주 생활] 제주의 사투리 편
안녕하세요. 6월호부터 격월로 ‘슬기로운 제주 생활’이라는 코너에서 제주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감귤청년입니다. 이번에는 제주의 사투리에 대한 글을 준비했습니다. ‘혼저옵서예’처럼 제주 외 지역에도 널리 알려져 있지만 젊은 세대가 평소에 잘 쓰지 않는 사투리가 아니라, 남녀노소 누구나 쓰는 생활 사투리를 소개할까 합니다.
제주도 출신 친구에게 사투리를 해보라 하면 두 마디를 들을 수 있을 겁니다. ‘밥 먹언?’ 그리고 ‘뭐 하맨?’. 그만큼 보편적인 제주의 생활 사투리인데요. ‘뭐 하맨?‘은 ‘무엇을 하느냐’라는 뜻만이 아니라 ‘무엇을 하고 있는 중이야?’라는 뜻으로도 쓰입니다. 현재 진행 상황을 말하거나 물을 때도 쓰이는 표현이고 영어로 말하면 ‘be동사+~ing’와 유사합니다. 따라서 이 표현에는 몇 가지 규칙이 있습니다.
1) 동사에만 붙여 쓸 수 있는 표현입니다.
- 반갑맨(×) 예쁘맨(×) 밥 먹으맨(○)
2) 과거형이나 미래형과 결합되어 쓸 수 없는 표현입니다.
- 밥 먹었맨(×), 밥 먹을맨?(×) 밥 먹으맨(O)
3) 평서문에도 쓰일 수 있고 부정문에도 쓸 수 있습니다.
- 밥 먹으맨? 응, 밥 먹으맨 → 밥 먹고 있어? 응, 밥 먹고 있어.
- 자맨? 아니 안자맨 → 자고 있어? 아니 안자고 있어.
‘-(ㅁ)ㅐㄴ’을 이해했으니 제주인처럼 구사해볼까요?
1단계. 동사를 명사형으로 바꿉니다.
- 하다 → 함, 사다 → 삼, 살다 → 삶, 만들다 → 만듦, 밥 먹다 → 밥 먹음
2단계. 바꾼 명사형에 ‘-ㅐㄴ’ 을 붙입니다.
- 함 + -ㅐㄴ → 하맨, 삼 + -ㅐㄴ → 사맨, 삶 + -ㅐㄴ → 살맨, 만듦 + -ㅐㄴ → 만들맨, 밥 먹음 + -ㅐㄴ → 밥 먹으맨
이해되맨? 이해가 되었을까요? 인터넷 은어이자 비속어로 많이 쓰이는 ‘도랏멘’이 제주 사투리라고 오해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실제로는 제주 사투리의 용법에 맞지 않고 활용도 잘못되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글 감귤청년
Written by Mr. Tanger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