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 우편함]한국어의 세계어화를 위하여
1986년 태국에서 처음으로 한국어 교육과정을 개설하고 1999년 태국 최초로
한국어과를 개설한 송클라대학교 KF객원교수 최열입니다. 송클라대학교는
태국 내 대학교 순위 10위 안에 들어가는 명문대학교로서 태국 남부의
송클라 주 핫야이 시에 대학 본부가 있으며 한국어과는 5개의 남부지역
캠퍼스 중 송클라대학교가 처음 세워진 빠따니 주 빠따니 시 캠퍼스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태국 대학교들의 한국어과 교수진 및 중등학교의 교사
중 상당수가 송클라대 한국어학과 출신들일 정도로 태국의 초기
한국어교육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지만, 태국 내 한류의 영향으로 방콕을
비롯한 중북부 지역의 많은 대학이 한국어과를 개설하면서 송클라대는 남부
지역 한국어 교육의 거점 대학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남부 지역은 고대 빠따니 왕국의 이슬람문화가 융성했던 곳으로서 근접한
말레이시아와 문화적, 사회적, 언어적 관련성이 많은 곳입니다. 따라서
불교문화가 강한 태국의 다른 지역과는 다른 독특한 이슬람 문화를 가지고
있으며 언어도 태국어가 아닌 말레이시아어 계통의 지역 언어를 주로
사용하여 학생들은 태국어와 함께 이중언어를 구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정치적으로 중앙정부로부터의 독립을 원하는 무장 단체에 의한 사건,
사고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어 현재 한국 외교부의 여행자제 권고
지역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에서도 남부 지역에서의 한국어의 인기는 꾸준히 높아지고
있으며 한국어가 태국의 대학 입시 선택과목으로 선정됨에 따라 한국어를
가르치는 중등학교가 늘어나기 시작하였으나 상대적으로 중·북부 지역에
비해 한국어 교사 수급 및 한국어에 대한 노출 빈도, 교육자료 등의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 있습니다. 이에 KF 재단의 적극적인 협조 아래 우수한
태국인 한국어 교사 양성을 위하여 매년 태국인 중등학교 교사를 위한
한국학 워크숍을 개최하고 있으며 KF 주최 한국어 펠로십 프로그램에
한국어 교사 지망자를 선정하여 한국에 보내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의
대학교와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하여 매년 3, 4학년 학생들에게 한 학기
동안 한국 어학연수를 비롯한 한국 문화의 체험 등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한국어과를 지원하는 남부 지역 고등학생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한국어과 4학년 학생들에게는 한국어 교육 실습 과목을 제공하여
지역 내 고등학교에서 한국어 교생 실습을 경험하게 하고, 한국어 교사
양성을 위한 한국어 교육 대학원 과정을 설치하기 위해 태국 관련 기관이
요구하는 행정 절차들을 밟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어 비즈니스 과목을
개설하여 한국 회사의 기업 문화 및 회사 생활에 필요한 한국어를 집중해서
익히게 하여 졸업 후 한국어가 사회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한국어의 세계어화’를 위해서는 우수한 태국인 한국어 교사에 의한
체계적이고 현지화된 한국어교육이 실현되는 것이 바람직하므로 현재의
원어민 한국인 교사가 한국어 교육을 주도하는 형태에서 벗어나 태국인
한국어 교사가 주도하고 한국어 원어민 교사가 도와주는 모습으로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하여 송클라대학교 한국어과는 KF 재단의 지원하에
우수한 한국어 교사를 양성하고 태국인 한국어 교사가 주도하는 현지화된
실질적인 한국어 교육의 정립을 위해 전면적인 교육과정 개편을 실시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