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 산책]
한성희 차장이 추천하는 영화 <컨택트>
제가 추천할 영화는 드니 빌뇌브 감독의 2016년 작 <컨택트>(원제: Arrival)입니다. 2박 4일의 극도로 피곤한 출장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던 비행기 안에서 처음 접했던 영화인데요. 피곤한 몸도, 작은 화면과 어색하게 느껴지던 성우의 더빙도, 중간 중간 기내 방송으로 화면이 중단되곤 하는 상황도 극복하게 했던, 몹시 신선한 여운의 기억으로 제게 남아 있습니다.
외계 생명체와의 조우와 소통이라는 극적인 소재와 외계인과의 전쟁이 촉발될지도 모른다는 긴장감 넘치는 상황 전개는 다른 많은 블록버스터 영화에서도 많이 등장하지만, 이 영화는 이런 극적인 소재와 상황을 담백하면서도 색다르게 그리고 통찰력 있게 풀어나갑니다. 미래를 볼 수 있게 되는 주인공이 등장하지만, 그 이유를 언어와 사고의 연계라는 나름대로 납득 가능한 이유로 설명하는 것도 다른 영화와는 차별화된 인상 깊은 부분이었습니다.
이 영화가 제게 남긴 메시지는 “만약 미래를 알 수 있다면 그것을 바꿀 것인가”라는 질문인데요. 영화 속에서 주인공은 미래를 보는 능력을 전 인류의 미래를 구하기 위해 사용하지만, 자신의 미래는 그 끝이 밝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받아들이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다행히 우리 대부분은 미래를 알지 못하고, 그래서 굳이 고민할 필요는 없는 문제입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할 거리를 남기는 질문이었습니다. 더불어 영화와는 다른 매력의 원작소설, 테드 창의 <네 인생의 이야기>(원제: Story of Your Life)도 함께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