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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간 협력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다

제3차 국제공공정책네트워크(Global Public Policy Network: GPPN) 연례 회의가 ‘세계화의 조화: 공통된 문제에 대한 해결책 모색’ 이라는 주제로 10월 20~21일 양일간 중국 북경에서 개최되었다. 북경대학교 행정대학원(School of Government)에서 개최된 이 회의는 북경대학과 싱가포르국립대학 리콴유 공공정책대학원(Lee Kuan Yew School of Public Policy)이 공동 주최했다.



GPPN은 공공정책 및 행정 분야의 네 개 주요 대학, 미국 컬럼비아대학 국제정책대학원(School of International and Public Affairs), 영국 런던정경대학(London School of Economics and Political Science), 프랑스 파리정치대학(Institute of Political Studies), 싱가포__ 리콴유 공공정책대학원 간의 학술 협력 네트워크다.

공공정책과 글로벌 거버넌스 분야 토론
이번 회의에는 GPPN 네 개 대학의 대표들 및 기타 주요 공공정책 대학원들, 정부 기관, 연구소, 국제 단체, 비정부 단체 등에서 온 전문가 200명 이상이 참가하여 ‘세계화의 조화: 공통된 문제에 대한 해결책 모색’ 이라는 주제로 공공정책과 글로벌 거버넌스(global governance) 분야의 전반적인 문제들에 대해 토론했다.
회의 첫 날은 파스칼 라미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을 포함하여 이 분야의 주요 전문가들의 주제 발표와 토론들로 진행되었다. 이 날의 토론 주제로는, 서방 선진국들과 그 외 국가들간의 범 지구적인 가치와 관련한 논쟁들, 공공정책 교육 기관들의 세계화 전략, 공공정책 교육 기관에서의 행정가들의 역할, 공공정책 수립과 관련한 도덕적 윤리에 대한 고민, 현 세계 금융 구조의 유효성과 효능, 에너지 및 환경 분야 국제 협력의 문제점, 전 세계 저개발 국가와 지역의 공공정책 교육 교과과정 개발 등이 논의되었다.
회의 둘째 날은 공공정책 교육 기관 및 대학원과 관련된 주제와 전략으로 구성되었다. 현재 세계 각국의 공공정책 대학원들이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세계 환경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필요한 기술과 지식을 적절히 겸비한 인재들을 육성하는데 효율적이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GPPN 소속 대학들의 목표 및 GPPN 자체의 목표 중 하나는 이러한 교육과 현실의 차이를 극복하여 변화하는 다문화 세계 환경을 이해하고 적응할 수 있는 인력을 생산해내는 것이다.
일반 토론 분과에서 가장 뜨거웠던 주제 중 하나가 현재의 금융 위기에 관한 것이었다. 현 위기의 원인 중 하나는 국내외적인 정책 및 실행의 문제와 글로벌 거버넌스의 문제이다. 전반적으로 참가자들은 미국의 경제 전통과 체제가 현 위기를 촉발시킨 주 원인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 주제에 대한 토론 내용은 G20과 같은 다른 국제 분야의 주요 토론과 유사했다. 즉, 미국을 위시로 진행되어 온 현재의 경제 세계화는 서방 선진국들의 입장과 전통을 중시해 온 현상이며, 현재의 브레튼우즈 체제는 약 60년 전의 전후에 만들어진 것으로써, 최근의 거대 신흥경제발전 국가들의 부상으로 급변하고 있는 현재의 세계 경제 상황과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기존의 체제를 조정하고 효율화하여 현 세계 경제 환경에 맞게 고치자는 선진국들의 입장과, 현재의 국제 금융 환경에 좀 더 적합한 새로운 금융 체제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하는 개발도상국들의 주장이 맞선 것이다. 양 입장의 차이와는 상관없이 전 참가자가 동의한 부분은 우선 기존 체제에 대한 구조 조정과 더 나은 정책적인 관리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전 세계의 모든 주요 규모의 경제 국가들이 보다 긴밀히 협력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었다. 또한, 중국이나 인도와 같이 최근 부상하는 거대 신흥경제 국가들의 역할과 국제 금융 체제에서의 보다 적극적인 참여가 강조되었다.
현재 국제사회에서 세계화와 관련된 여느 논의와 마찬가지로, 이번 GPPN 회의에서도 환경, 지속 가능한 개발, 인권, 국제 금융 구조 등의 많은 국제 문제에서 선진국과 개도국의 상이한 입장은 아직도 역력해 보였다. GPPN 소속 네 개 대학은 이 점을 염두에 두고 보다 세계적이고 넓은 시각을 갖기 위해 GPPN의 네트워크를 개도국 및 세계 기타 지역으로 확장하고자 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런 면에서, 북경대가 아직 이 네트워크의 정식 회원은 아니지만 올해 회의 개최지로 선정된 것은 적절했으며, 저개발 국가로의 지식 이전을 목적으로 아프리카의 새로운 공공정책 프로그램 개발에 관한 분과가 열리기도 했다.
GPPN의 학술 협력 관계에서 눈에 띄는 특징 중 하나는 이들 학교들의 협력 관계가 비단 교수들 간의 협력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경험 또한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GPPN은 일반적인 학생 교환 프로그램 개념과 달리 소속 학교들 사이에서, 특히 대학원 학생들 사이에서 보다 _9槿_ ‘자매학교’의 관계를 추구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점점 통합되어가는 국제 환경 속에서, 세계 어느 곳에서나 활용이 가능할 만한 공통의 교과과정을 강조하고 있다. 이들 학교는 복수 학위를 수여하고, 대학원생들이 네트워크 내 다른 학교에서 과정 수업 기간의 절반을 보낼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으며, 교수의 연구 공동 지도도 가능하다. 그리고 교육과정 기간 동안 다른 GPPN 학교 학생들과 공동 연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함께 학술 워크숍을 개최한다.
이러한 협력을 통해서, 기본적으로 이들 대학들은 각기 별도의 학문 기관으로 구성된 전 지구적 캠퍼스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듯 하다. 이러한 구조는 각 학교의 학생과 학자들이 자신의 나라에서만 가질 수 있는 것보다는 확실히 더 넓고 국제적인 경험을 갖게 해줄 것이다. 국가와 정부 기관이 국경 및 주권의 장벽으로 협력할 수 없는 분야에서 이들 학문 기관들은 좀 더 긴밀하고 자유롭게 협조할 수 있다. 물론 그 초기 단계에서 생기는 우려는 각 대학의 서로 다른 프로그램을 조정해야 하는 세부 문제일 것이다. 그러나 GPPN의 경험은 진정으로 전 지구적인 교육의 틀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국제 교류 분야의 다른 기관들에 대해서도 GPPN의 틀이 훌륭한 벤치마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국제 교류가 국가와 기관 간 네트워크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기는 하지만, 서로 다른 나라의 유사 기관들이 같은 프로젝트에서 협력하고 함께 일하는 것이 흔한 일은 아_求_. 그러한 공조 작업으로 양 국가와 기관에게 모두 득이 되는 윈-윈 상황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종종 한국의 국제 기관들은 긴밀하고 현실적이며 효과적인 국제 네트워크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이번 회의에서도 29개국에서 200명 이상의 참가자가 참석했으나, 한국측 참가자는 두 명에 불과했다. 특히 회의가 이웃국가 중국에서 개최된 만큼 한국의 전문가들이 회의에 참석했다면 유익했을 것이다.
GPPN은 아직 전 세계적인 네트워크는 아니다. 그러나 이들 유수 대학과 협력함으로써 이 분야의 한국 대학에도 득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