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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이고 소통적인 한국학의 디딤돌을 마련하다

지난 6월 29일부터 7월 2일까지 ‘장기적•광역적 관점에서의 한국사재조명(Re-visioning Korean History from a Long-term and Large-scale Perspective)’이라는 전체 주제로 국제 한국학 워크숍이 개최되었다. 연세대학교에 모인 8개국(한국,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중국, 일본, 아르헨티나) 19개 대학교에서 한국학을 전공하는 24명의 대학원생은 열띤 발표와 토론으로 수준 높은 워크숍을 진행했다.



세계한국연구컨소시엄이 주최하는 제6차 국제 한국학 워크숍은 이 회의의 공식 명칭으로, 먼저 간단하게나마 주최 기구를 소개할 필요가 있다.
연세대학교, 서울대학교, 고려대학교, 베이징대학교, 후딴대학교, 큐슈대학교, 하버드대학교, UCLA, 하와이대학교, 호주 국립대학교 등 12개 대학 한국학 연구소로 구성된 세계한국연구컨소시엄(대표 UCLA 한국학 연구센터 존 던컨 소장)은 차세대 한국학 연구자의 양성을 주된 목표로 삼고,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지원으로 매년 국제 한국학 워크숍을 열어왔다.
전 세계 한국학 관련 분야의 대학원생들에게 높은 질의 독창적인 연구를 생산할 수 있도록 발표의 기회를 부여하고, 전문가의 논평을 붙임으로써 진행 중인 개인 연구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것이 1차적인 목표인 이 행사는 해를 거듭하면서 지역, 문화, 언어 기반이 서로 다른 대학원생(주로 박사과정생)들의 네트워크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탈 식민적 관점의 한국사 재조명과 한국학 연구 방법론 논의
워크숍 참여 학생의 선발은 이번에도 역시 컨소시엄 소속 연구소에서 추천하는 과정과 자유경쟁 과정을 통해 이뤄졌다. 즉, 절반인 12명은 개별 연구소에서 선발했고, 나머지 절반은 응모한 논문 계획서 심사를 통해서 3.5 대 1의 경쟁을 거쳐 주최 측에서 선발했다. 특히 이번에는 한국학의 불모지였던 남미 지역을 대표하여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대학교에서 처음으로 한 명이 참석해 주목을 끌었다.
여섯 번째로 열리는 이번 워크숍은 연세대학교 국학연구원 인문한국(HK)사업단이 주관했다.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 우선적으로 중점을 둔 것은 전체 주제였다. 한일강제병합 100주년을 맞아 지난 100년간 한국의 역사적 흐름을 탈 식민의 관점에서 재해석해보고자 하는 것으로 전체 회의의 방향을 삼았다. 아울러 한국의 정치•사회•문화의 구조 변동을 더 넓은 지역적 맥락과 연동시켜 재분석해봄으로써 한국학 연구 방법론에 대한 논의도 가능해지기를 기대했다.
전체 주제를 이렇게 잡은 것은 연세대학교 국학연구원이 세계 학계에서 유통되는 보편적이고 소통적인 학문으로 한국학을 재구성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에, 그 가능성을 전 세계의 젊은 한국학 학생 연구자들 속에서 찾아보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특히 마지막 날(7월 2일) 종합 토론에서는 네 분의 연구소 소장들이 학제 간 연구로서 한국 학의 전망과 새로운 방법론의 가능성에 대해서 발제하고, 학생들과 더불어 토론하는 시간도 마련했다.



전문적 논평과 심도 깊은 토론의 장
이번 워크숍에서 또 하나 중시한 것은, 한국학 연구 인력이 가장 풍부한 한국에서 처음으로 개최되는 워크숍인 만큼 참여 학생들의 지적 욕구를 제대로 충족시킬 수 있는 전문가들을 사회자나 토론자로 모시는 일이었다. 총 8개 세션을 민족•국가와 재현의 정치학부터 식민지의 제도 정치, 전근대 동아시아 문화 역사, 식민지 근대성, 한국의 문화 변동과 사회 변동, 북한과 동아시아의 지정학 및 정치 담론의 탈 구축에 이르는 다채로운 주제로 편성했다. 그리고 각 세션에서 발표한 흥미로운 내용들에 대해서 성의 있게 논평해주는 토론이 이어지도록 배려했다. 그에 따라 일부 발표자들은 글로만 대하던 연구자를 만나 값진 논평을 들은 기쁨을 현장에서 직접 표현하기도 했다.
이번 워크숍은 지속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 한국국제교류재단을 비롯한 여러 기관의 도움과 인문한국사업단 연구교수들의 열성에 힘입어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자평한다. 언론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 학생들의 사후 평가서를 통해서도 우리 노력이 어느 정도 인정된 것 같아 책임자로서 보람을 느낀다. 이제 바통은 영국 런던대학교 동양아프리카대학(SOAS)에 건네졌다. 힘든 일을 맡아준 그분들에게 격려를 보낸다. 내년의 제7차 워크숍에서는 더 큰 결실이 맺어질 것으로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