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가키시에 울려 퍼진 한국의 토속 민요와 국악. 그곳 섬 주민들과 문화교류의 물꼬를 튼 역사적인 자리는 지난 11월 20 일에 시작되었다. 먼저 한국 남부의 섬 민요와 일본 오키나와 현 이시가키 섬 민요에 대한 비교연구 세미나가 이시가키시 건강복지센터 시청각실에서 개최되었다. 한일 간 토속 민요의 차이와 유사성을 학술적으로 분석해보고, 또한 공감대를 확대해 전통적인 내용을 오늘날의 시각에서 계승, 발전시키고자 하는 진지한 눈빛이 시종일관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토속 민요가 전하는 감동을 나누며 하나가 된 자리
무엇보다 이번 문화교류회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11월 21일 저녁 이시가키시 시민회관 대홀에서 열린 ‘하늘의 소리 땅의 소리’ 공연단의 공연과 이시가키시 문화협회의 전통예능 교류연주회였다. 한국과 일본의 섬 지방에서 형성된 독특한 전통 예능의 여러 면면이 소개되었으며, 800여 명이 관람한 공연장 내에는 서정적인 감동이 충만하여 모두가 하나가 되는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행사 사회를 맡은 고전민요보존회 이토스 나가아키라 사무국장은 530년 전 조선시대에 류구 왕국의 도움을 받아 표류해온 제주도민이 무사 귀환했던 일과 조선에서도 류구 왕국에 대해 호의적이었던 성종 실록의 기록 내용을 소개하며, 이러한 선린 교류의 정신을 이어받아 오늘날 문화교류를 확대,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제1부는 이시가키시를 중심으로 인근의 섬들까지 통칭하는 ‘야에야마(八重山)’의 예능으로 구성되어 이시가키시 문화협회의 사미센, 북 연주와 전통민요 제창으로 화려하게 막을 올렸다. 이어 코하마(小浜) 공민관, 야에야마 고등학교 향토예능부의 전통 무용, 야에야마를 대표하는 서정가 독창 등 8개의 공연을 선보였다.
제2부 ‘하늘의 소리, 땅의 소리’ 공연단의 한국 전통 공연은 한국의 전통 악기 거문고와 해금의 소박한 2중주로 시작하여, 판소리 춘향가, 제주도의 서귀포 일대에서 볍씨를 뿌리기 전에 논 고르기 하면서 부르는 민요인 ‘밀레소리’의 독창, 한반도 최서단 가거도 해녀들이 배의 노를 저으면서 노래하는 ‘가거도 해녀 노 젓는 노래’ 등을 차례차례로 선보였다. 끝자락에서는 공연단원들이 모두 등장해 해금과 장구 연주에 맞추어 제주도의 ‘밭 매는 소리’, 지금도 마을의 축하 행사에서 종종 불리는 ‘서우제소리’를 열창했고 이에 객석에서도 박수를 치며 흥겨워했다.
제2부 ‘하늘의 소리, 땅의 소리’ 공연단의 한국 전통 공연은 한국의 전통 악기 거문고와 해금의 소박한 2중주로 시작하여, 판소리 춘향가, 제주도의 서귀포 일대에서 볍씨를 뿌리기 전에 논 고르기 하면서 부르는 민요인 ‘밀레소리’의 독창, 한반도 최서단 가거도 해녀들이 배의 노를 저으면서 노래하는 ‘가거도 해녀 노 젓는 노래’ 등을 차례차례로 선보였다. 끝자락에서는 공연단원들이 모두 등장해 해금과 장구 연주에 맞추어 제주도의 ‘밭 매는 소리’, 지금도 마을의 축하 행사에서 종종 불리는 ‘서우제소리’를 열창했고 이에 객석에서도 박수를 치며 흥겨워했다.
다음날인 11월 22일 오후에는 이시가키 지역 고등학교 향토예능부 소속 학생들과 함께하는 교류회가 야에야마고등학교 체육관에서 열렸다. 야에야마고등학교 학생들이 준비한 이 지역 토속 무용이 먼저 소개되었고, 이어서 ‘하늘의 소리 땅의 소리’ 공연단 측이 한국의 전통 악기 거문고와 해금을 사용한 궁중 음악을 연주했다.
야에야마 고교 향토예능부의 신조 리에(新城 利給) 부장은 “한국의 여러분과 교류할 수 있었던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오키나와 문화와는 다른 한국의 문화를 접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스스로 전통문화를 소중히 하면서 한국의 전통도 공부하고 싶다”라는 소감을 발표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날 밤에는 시내의 호텔에서 한국 예능단과 이시가키시 문화협회 임원, 공연 출연자 등이 참가한 교류회도 열려 관계자들 간에 친목을 도모하는 시간이 마련되었다.
이 지역에서 한국전통 예능단 공연이 이뤄진 것은 1997년 이래 두 번째라고 한다. ‘하늘의 소리 땅’의 소리 공연은 한국 전통음악의 다양성을 알리는 뜻 깊은 문화교류 행사였다. 특히 이번 공연은 한일 양국의 토속 민요를 주제로 삼아 교류를 함으로써 마음으로부터 서로를 더욱 이해하는 기회가 되었다.
한일 문화교류의 내용을 더욱 풍부하게 한 새로운 시도
토속 민요는 민족의 사고와 정서를 가장 진솔하게 표현하는 음악으로 전통문화의 굵고 깊은 뿌리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 속에서 토속 민요가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토속 민요를 오늘의 음악으로 재창조해내기 위해 자발적으로 결성한 공연 단체 ‘하늘의 소리 땅의 소리’의 활동은 그래서 더욱 의의가 크다.
행사가 개최된 이시가키 섬은 최근 일중 간 영토 마찰의 이슈가 일고 있는 센가쿠(尖閣) 열도와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며, 과거 일제의 징용으로 우리 국민의 강제 노역과 희생 등 아픈 역사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런 지역에서 나누는 문화교류와 이를 통한 진솔한 감동은 관계 발전에 좋은 단초를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의 문화교류 행사는 현지의 우호 협력적인 기반을 공고히 조성했으며, 또한 한일 간 문화교류의 내용을 더욱 풍부히 했음은 물론이다. 이번 행사는 한일 간 문화교류의 깊이와 폭을 더욱 확대하는 계기를 마련한 의미 있는 행사였다.
최현수 KF 동경사무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