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시아도 유럽연합과 같은 협력체제를 갖고 있다면 좋지 않을까? 중국과 일본, 한국의 관계가 역사적, 정치적으로 쉽지 않은 짜임을 갖고 있다고 하지만, 환경문제와 같이 공동의 대응이 필요한 부분에서는 함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이처럼 이웃나라들 간에 일어나는 초국경분쟁을 협력체제를 통해 해결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싶어 국제대학원에 진학했고, 첫 학기를 마칠 때쯤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유럽의회 트레이니십 참가자 모집을 알게 되었다.
운 좋게도 올해 2월에 유럽의회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로 향할 수 있었고, 내가 배치된 곳은 외교정책 담당부서였다. 한국에서 온 트레이니에 걸맞게 주로 한국과 북한 관련 조사 및 브리핑 자료 작성, 그리고 중국과 일본, 더 나아가서는 아세안에 관한 자료 조사를 진행했다. 의회에서 일하면서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것은 무엇보다 내가 한국에 관해서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내가 한국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마자 처음으로 묻는 것은 북한과의 관계, 통일에 관한 의견이었고, 위안부 문제에 관해 묻기도 했다. 한국의 젊은 층은 통일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일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한국은 어디로 나아가고 싶어하는지 궁금해했다. 이런 질문들을 받으면서, 대학원에서 내가 공부해야 할 주제는 어디까지나 우리나라에 중심을 두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다질 수 있었다.
자신이 옳다고 믿는 무언가를 위해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을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3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내가 그곳에 속해 함께 일할 수 있었다는 것이 즐겁고 뿌듯했다. 하나의 큰 걸음을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해준 한국교류재단에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이 트레이니십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것들을 배우고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
- KF 유럽의회 트레이니십 참가자 윤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