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오그번 주한미국대사관 공보참사관 인터뷰
이번호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 아메리칸센터를 방문하여, 로버트 오그번 주한미국대사관 공보참사관을 만났습니다. 1949년에 설립된 아메리칸센터는 현재까지 미국 문화, 역사, 인물, 정책을 한국 사회에 소개할 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메리칸센터의 설립 배경과 주요 목표에 대해 간략한 설명 부탁 드립니다.
1949년 1월에 개원한 아메리칸센터는 같은 해 4월에 개설된 주한미국대사관보다 먼저 설립되었을 정도로 가장 오래된 미국 문화 단체 중 하나의 후신입니다.
기본 이념인 공공외교에 따라 아메리칸센터는 한국 국민과 미국을 연결하며, 미국에서 시행되는 정책의 목적과 운영 방향뿐 아니라 전체적인 흐름까지도 폭 넓게 살펴볼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즉 미국 사회와 가치관, 그리고 미국인에 대한 한국 국민의 이해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아메리칸센터의 공공외교 성취를 보여주는 활동에는 무엇이 있나요?
우선, 한미 양국의 협력 아래 한미교육위원단이 주관하는 풀브라이트 프로그램을 꼽을 수 있습니다. 지난 수십 년간 이 프로그램을 통해 촉망받는 한미 양국의 수 많은 학자들이 상대국으로 유학을 다녀왔습니다.
다음으로 미 국무부 국제교류사업 프로그램을 들 수 있습니다. 각국 미국 대사관은 주재국의 유망한 차세대 인사들을 선별하고, 이들은 미국을 방문하게 됩니다. 방문단은 워싱턴뿐 아니라 뉴욕 금융가를 탐방하고, 실리콘밸리 및 중서부 농업지대, 또는 남부 지역까지 시찰합니다. 여담이지만 한국 참여자 중 대통령이 된 사람도 있습니다.
그리고 한미의회청소년교류사업도 있습니다. 이 또한 차세대 지도자 프로젝트로, 선발된 한미 양국의 인재들은 상대 국가에 파견되어 2-3주 간 연수를 합니다. 198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현재까지 한미 양국 의원들의 주관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주한미국대사관과 아메리칸센터는 모두 정치적 교류보다는 문화 교류를 통해 양국 국민 간 우호 관계를 구축하는 데 주력합니다. 이런 우회적 접근법의 배경은 무엇인가요?
실용적 관점을 강조하는 미국 사람들 중에는 이런 의문을 가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장학금에 수백만 달러를 쓰고, 해외 학생들을 초청하고, 자국 학생들의 유학을 지원할 가치가 있습니까? 그 실질적인 결과는 무엇입니까? 하지만, 저는 이러한 사업에는 아주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화교류를 통해 나라 간의 관계를 구축하고 지식을 창출할 수 있고, 더 나아가 강력한 파트너십과 동맹을 이끌어 낼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한국은 아주 훌륭한 사례입니다. 한국과 미국의 파트너십은 전쟁을 비롯해 경제적 여건과 국제 사회에서의 역할이 상이하게 다른 상황에서 시작되었지만, 현재에 이르러서 군사 영역뿐 아니라 무역, 문화, 민간 영역까지 다방면에서 고르게 발전했습니다. 지금은 과학과 기술영역에서도 굳건한 동맹을 맺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펼쳐지는 공공외교에 있어 미국과 다른 나라들간에는 어떤 차이점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주한미국대사관은 실패와 위험 감수에 대해 자주 이야기합니다. 사실 그런 대사관은 거의 없어요. 하지만 이 주제는 한국에게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수많은 발전 단계를 빠르게 거치고, 90년대 세계 무대에서 자유무역의 이해득실과 관련된 문제들을 경험해 온 나라입니다.
그렇다면, 세계화를 이룬 한국에서는 앞으로 어떤 부분을 고민해야 할까요? 이와 관련하여 우리는 책임감 있게 위험을 감수하고 기업가 정신을 발휘하는 자세와 더불어, 아이디어와 영감에서 비롯된 혁신적 가치를 소비자와 다른 기업에 전달하는 과정에서 때로는 멀리 돌아갈 필요가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최근 리노베이션을 하면서 아메리카센터는 디지털 기술 및 장비를 새롭게 재정비 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스미소니언 협회에는 뛰어난 디자이너와 컨설턴트들이 소속되어 있지만, 그들의 협력을 받을 수 있는 장소는 매우 한정적입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2014년 국무부에서 즐거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 전문가들 중 일부를 파견하여 한국 아메리칸센터를 재정비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후 이들의 리모델링 작업을 통해 현재 우리 센터는 제작실험실과 최대 세 가지 행사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지난 번에는 시카고교향악단 소속 최고 음악가 다섯 명을 초청하여 북한이탈주민을 대상으로 음악 클래스를 여는 동시에 미국 교육제도 및 유학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두 행사 모두 순조롭게 마무리 지을 수 있었습니다.
글 쏘냐 스완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