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별 닮은꼴 음식: 만두의 형제들
조리법과 소에 따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한국의 만두는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 받는 음식입니다. 이처럼 밀가루를 반죽한 피에 소를 채우는 형태의 음식은 한국의 만두 외에도 스페인의 엠파나다, 터키의 만트, 이탈리아의 라비올리, 인도의 사모사 등 세계 각국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꽉 찬 소만큼이나 풍성한 이야기를 자랑하는 세계의 만두를 만나볼까요?
한국에 만두가 처음 들어온 시기는 고려시대입니다. 당시에는 만두를 서리처럼 희다고 하여 ‘상화(霜花)’라 불렀습니다. 동명의 영화로도 널리 알려진 고려가요 ‘쌍화점’은 만두가게 ‘상화점’을 희화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이후 조선시대부터 ‘만두’라는 명칭이 쓰이기 시작했고, 궁중과 반가를 중심으로 생선살로 만두피를 만든 ‘어만두’, 채소의 일종인 동아로 만든 ‘동아만두’ 등 이색만두가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탈리아에서는 주식인 파스타 반죽을 만두피로 활용한 ‘라비올리’를 즐겨 먹습니다. 일종의 ‘속을 채운 파스타’인 라비올리는 파스타 생면 반죽을 두 겹으로 만들고 그 사이에 고기, 채소 등 다양한 소를 넣은 이탈리아식 만두입니다. 스페인과 남미에서 즐겨 먹는 ‘엠파나다’는 빵 반죽 안에 다진 고기나 해산물, 채소를 넣고 반죽을 반으로 접어 굽거나 튀긴 만두입니다.
한국의 군만두를 닮은 인도식 만두 ‘사모사’는 향신료로 간을 한 감자, 양고기 등을 삼각형 모양의 피 속에 넣고 튀긴 요리입니다. 인도 북부에서는 매운 향신료에 감자를 버무려 넣고, 남부에서는 콩이나 양파, 양배추 등 채소를 중심으로 속을 채웁니다. 이러한 사모사가 세모꼴의 만두라면 터키의 ‘만트’는 동전 크기의 미니 만두입니다. 주로 양고기를 소로 사용하고 그 위에 요거트를 뿌려 먹습니다.
이렇듯 유럽에서 남미까지, 세계의 만두는 모양과 조리법은 각기 다르지만 모두가 좋아하는 대중음식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조리법이 간단하면서도 만두피와 속재료에 따라 무한한 응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오랜 세월 사랑을 받는 비결인 것 같습니다. 올해 봄에는 좋아하는 재료로 속을 듬뿍 채운 만두를 먹으며 따사로운 날씨를 만끽해보면 어떨까요?
글 우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