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메뉴 바로가기본문으로 바로가기

보통 외국사람에게 한국사랑 심어주기 -영어권 교육자 한국학워크숍- 한국학 워크숍에 참가하고....

영어권교육자 한국학 워크숍은 해당 국가의 중고교 교사, 교과서 편집자, 교육행정가등 교육일선에서 활동하고 있는 교육자들을 초청하여 강의, 현장 답사, 실습 및 민박 등으로 구성된 2주간의 프로그램을 운영, 참가자들의 한국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지난 6월 29일부터 7월 14일까지 15박 16일간의 일정으로 우리 재단과 고려대학교의 공동주최로 제 11회 영어권교육자 한국학워크숍이 개최되었다. 이 행사는 재단의 전신인 한국국제문화협회의 사업으로 1989년 처음 시작되었으며, 그 동안 다소간의 변화를 겪기는 하였으나 당초의 사업목적을 그대로 유지하며 11년째 지속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영어권교육자 한국학워크숍은 행사명칭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영어권 국가를 대상으로 하며, 해당 국가의 중고교 교사, 교과서 편집자, 교육행정가 등 교육 일선에서 활동하고 있는 교육자들을 우리 나라에 초청하여 한국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에 목적이 있다. 한국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자들이 아닌 중고교 교육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워크숍이기 때문에 참가자들은 행사 참가 이전까지 한국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바로 이런 점에서 한국학워크숍이 갖는 의미는 크다고 생각된다. 이미 10년간 계속되어 온 한국학워크숍 - ‘보통 외국사람에게 한국사랑 심어주기’행사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간략하게 소개해 본다.

이번 워크숍에는 미국, 호주, 뉴질랜드, 영국, 캐나다에서 41명의 교육 관계자가 참석하였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Korea Society, 호주의 Asia Education Foundation, 뉴질랜드의 Asia 2000 Foundation, 그리고 캐나다의 Asia Pacific Foundation의 협조로 해당 국가의 참가자 선발이 이루어졌다. 해를 거듭할수록 한국학워크숍에 참가하고자 하는 교육자가 많아 Korea Society의 경우 참가자 인선과정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이번 행사에 참가했던 한 미국인 교사는 작년에 이어 올해 신청하여 선발되었다며 두번째 신청에 선발된 자신은 운이 좋은 경우라고 말하기도 했다. 올 행사에서 특히 뜻깊었던 것 중 하나는 워크숍 설립이래 최초로 영국이 참가하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영국의 참가는 올해 초 엘리자베스 여왕이 방한하는 등 한영관계가 증진되고 양국내 상대국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분위기 속에서 기획되었다.

영국문화원(British Council) 산하기관인 The Central Bureau for Educational Visits and Exchanges(CBEVE)가 영국 내 인선을 담당해 주었으며 참가자를 위한 항공료를 지원해 주기도 하였다. 아직 CBEVE와의 협력관계가 확립된 것은 아니지만 매우 순조로운 출발이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2주 동안 진행되는 워크숍은 첫주 강의 중심의 일정과 둘째 주 현장방문 위주의 일정으로 구분된다. 올해에는 한승주 교수의 기조연설로 시작된 강의가 한국사(유영익 연세대 교수), 한국어(강명윤 고려대 교수), 한국사회와 문화(김은기 고려대 교수), 전통음악(황병기 이화여대 교수), 건축문화(고주석 박사), 가족제도(안병철 한양대 교수), 종교 및 철학(이승환 고려대 교수), 한국의기업경영(김정호 고려대 교수), 한국문학(서지문 고려대 교수), 한국경제(황의각 고려대 교수), 한국지리(황만익 서울대 교수), 남북한 관계(안인해 고려대 교수), 교육제도(권대봉 고려대 교수), 그리고 한국의 정치제도(김병국 고려대 교수)로 이어졌다. 이름만 들어도 거창한 강의를 제한된 시간에 모두 진행시킬 수 있을지, 너무 많은 정보를 한꺼번에 전달하려다 오히려 효과가 떨어지지나 않을지 내심 걱정되기도 하였으나 참가자들은 강의내용과 구성 면에서 모두 만족스러워했다.

특히, 매일 매일의 강의 주제에 맞추어 오후 일정을 계획하여 이론과 실습을 겸할 수 있어서 더욱 효과적이었다. 예를 들어, 오전에 한국가족제도에 대한 강의가 있었던 날에는 민박 투숙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어 참가자들이 강의실에서 들은 내용을 실제 한국가정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든가, 오전에 남북한 관계 강의를 듣고 오후에 판문점 견학을 가는 등 짜임새 있는 프로그램 구성이 돋보였다. 강의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오후 일정은 강의 주제와 연관된 현장방문으로 이루어져 있었으나, 본격적인 지방답사는 이천의 현대전자와 도요지 견학으로 시작되었다. 그 뒤를 이어 3박 4일간으로 계획된 지방답사를 통해 워크숍 참가자들은 합천 해인사, 포항제철, 경주문화유적지, 안동 하회마을과 도산서원을 직접 방문하였다.

마침 장마기간이었기 때문에 폭우가 쏟아지지나 않을까 걱정했지만 버스로 이동중일 때 말고는 답사 기간 내내 날씨가 좋아 다행이었다. 참가자들은 사람, 자동차, 고층건물들로 가득한 서울을 떠나 초록이 가득한 시골풍경을 접하게 되어 좋다고들 하였는데, 이 점에 대해서는 나도 전적으로 동감했다. 벼농사가 성하지 않은 나라에서 온 참가자들은 차창 밖으로 펼쳐진 농촌 풍경이 영 생소한 듯 신기해했다. 김천 톨게이트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나 국도로 접어들자 구불구불한 도로와 바로 인접한 집들과 논밭이 더욱 정겹게 느껴졌다. 합천 해인사 그리고 팔만대장경- 고요히 물기 머금은 계곡 사이에 자리잡은 사찰과 온누리의 생물을 깨우고 이들의 영혼을 구원하기 위해 울려 퍼지는 북소리. 참가자들 중 일부가 해인사에서 새벽예불을 보기를 원하여 예정에 없이 해인사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되었는데, 불편한 잠자리에도 불구하고 이번 답사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시간이었다. 포항제철과 경주문화유적지 방문은 짧은 시간 동안 너무 많은 곳을 방문해서인지 참가자들이 다소 수동적이 된 듯하기도 하였으나 가이드의 설명을 놓치지 않고 듣기 위하여 귀를 기울이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지방답사 일정 중 가장 바빴던 날은 서울로 돌아오는 마지막 날이었다. 이 날 계획은 안동 하회마을과 도산서원을 거쳐 서울로 돌아오도록 되어 있었다. 하회마을에서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하회별신굿 관람이었다. 하회탈춤으로 알려져 있는 별신굿은 전체 여덟 마당으로 이루어져 있으나, 이 중 가장 대중적인 다섯 마당을 공연하였다. 참가자들은 영어로 된 간단한 설명문을 미리 읽어두었기 때문에 별도의 설명 없이 바로 탈춤공연 내용을 이해하고 동화될 수 있었다. 전통적인 대중문화의 일면을 통해 한국 서민의 유머와 풍자를 소개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문경을 넘어 서울로 돌아오는 창 밖 풍경은 숨이 멎을 만큼 아름다웠다. 연신 거듭되는 감탄들이 쏟아졌고, 이렇게 아름다운 나라에 살고 있어 좋겠다는 참가자들의 얘기에 이제까지 한국의 아름다움을 특별히 깨닫지 못하고 또 알고자 하지도 않았던 내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지기도 하였다.

결코 길지 않은 2주간의 일정 동안 한국학워크숍 참가자들은 무엇을 배우고 또 느끼고 고국으로 돌아갔을까? 그들이 행사참가를 통보받고 참가 준비를 하는 동안 기대했던 모든것들이 충족되었을까? 방문했던 신일고등학교와의 학생교환프로그램에 관심을 보이던 Stewart, 상냥한 미소를 띠고 지나가는 어린이들에게 캐나다 국기를 나누어주던 Raymond, 고운 한복 차림으로 환송식에 참석하여 눈길을 끌던 Linda, 한국에서 입양한 아들에게 돌상을 차려주었다던 Blake, 같은 성격의 재단에서 일하고 있어 금새 친구가 되어버린 Jill(호주 Asia Education Foundation), 그리고 환송만찬에 함께 자리해준 대사님(Tony Hely)과 함께 국가를 불러준 다섯 명의 뉴질랜드 숙녀들. 모든 참가자들의 마음속에 한국이란 나라와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이 특별한 기억으로 남겨지리라고 믿는다. 그리고 이들의 ‘한국 사랑하는 마음’이 많은 학생들에게 전해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재단 담당자로서 이번 행사를 평가해 본다면, 이번 워크숍은 10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는 행사답게 조직적으로 기획되고 효율적으로 진행되었던 것 같다. 모든 일에는 막후에서 노력을 아끼지 않은 사람들의 공이 크다. 워크숍의 주관처로 선정되어 1994년부터 재단과 이 행사를 함께 주최해온 고려대학교 국제대학원의 교수님들과 담당직원들의 세심한 배려가 없었다면 전체 일정이 그렇게 짜임새 있고 순조롭게 진행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이번 워크숍을 통하여 친구가 된 모든 진행자들과 참가자들. 처음에는 단순히 참가자 명단을 통하여 이름을 접하고, 실제로 만나 인사를 나누고, 그 후 대화를 나누며 서로 알게 되고, 같은 경험을 하며 공감대가 커지면서 모든 참가자들과 우정을 나눌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국제교류 중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중요한 영향을 갖고 있는 사업이 바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적 교류란 점을 깨닫고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보람을 느끼게 해준 소중한 경험이였다.

이지은 (인사교류팀:jelee@kofo.or.kr)




한국학워크숍에 참가하고



Susan A. Adier(미국 미주리.캔사스대 교육학 교수)

우리가 지구촌 시대에 살고 있다는 말은 이미 진부한 이야기가 되어 버렸습니다. 오늘날 모든 상품과 사람들은 국경을 넘나들며 지구촌 곳곳을 누비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여러분은 일본에서 베이글을 먹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뉴질랜드에 있는 K마트에서 물건을 살 수 있습니다. 캔사스에서 살고 있는 한국인을 만날 수도 있고 네팔에서 캐나다인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서로 동질적으로 변해간다고 해서, 서로를 잘 이해하는 것은 아닙니다. 카이로에서 맥도널드 햄버거를 살 수 있어서 이집트 국민과 미국민간의 이해가 깊어졌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야말로 이번 워크숍 참가를 통해서 얻은 가장 소중한 경험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감히 여러분 모두를 대표하여 말씀 드리건대, 우리의 지식과 통찰력이 더욱 깊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지금 한국에 대한 기사를 접하게 되면 예전과는 다른 시각으로 기사를 대할 것이며, 물론 아직 초보적인 수준이기는 하지만 예전과는 달리 사전 지식을 갖고 기사 내용을 이해할 입니다. 이제부터는 아시아 지도를 볼 때마다 한국과 한국인, 그리고 이들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 예술, 생활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많은 것을 배웠으며, 모두들 아름다운 추억들을 간직한 채 각자의 나라로 돌아갈 것입니다. 진지하고 관심을 끌던 강의, 후덕하고 따뜻한 민박 가족들, 함께 웃고 우리 노력에 맞장구 쳐주며 즐거워하던(어쩌면 놀린 건지도 모르지만) 학생들, 침묵 속에 묵념하며 해인사를 시계 반대방향으로 세 바퀴 돌던 일, 왕릉과 사찰, 그리고 탑의 도시 경주…. 꽉 찬 일정으로 뒷부분으로 갈수록 다소 흐릿해지긴 했지만 모두 아름다운 기억들입니다.

우리에게 잊을 수 없는 순간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처음으로 입에 넣어 본 김치 한 점(비록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어 버린 몇몇 사람들도 있었지만), 아침이면 진한 커피로 졸음을 쫓아야 했던 기억, 한복을 입고 우아한 자태를 뽐내던 친구들, 모두 잊혀지지 않을 아름다운 순간이었습니다. 함께 나눈 즐거운 식사 시간, 노래방으로 돌변한 버스 안에서의 즐거운 시간들, 학생조교들에게(때론 서로에게) 서양의 관용적 표현들에 대해 설명하려고 노력했던 일 들. 그리고 무엇보다 이 곳에서 만난 새로운 친구들을 기억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곳 한국뿐 아니라 뉴질랜드, 호주, 스코틀랜드 그리고 미국 전역에서 온 친구들을 사귀게 되었습니다. 같은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한다고는 하지만, (사원 주위를 돌았던 것이 ‘counter clockwise(英)’였습니까, ‘anti-clockwise(美)’였습니까? 급할 때 가는 곳이 ‘restroom(美)’입니까 ‘loo(英)’입니까? 날씨가 추워지면 꺼내 입는 것이 ‘jumpers(英)’인가요 ‘sweaters(美)’인가요?) 다른 영어권 국가의 교육과 생활에 대한 간접 경험도 우리가 배운 것 중 하나였습니다.

이 모든 것에 어떻게 감사드려야 할까요? 워크숍 첫 강의를 듣고 난 후 동료교사 Howard가 남긴 명언을 빌리자면, 교사의 역할은 ‘전파자’입니다. 우리가 받은 것을 가장 멋지게 보답하는 방법은 이곳에서 우리가 보고들은 것을 우리 학생들에게 잘 가르치는 일일 것입니다. 보다 엄밀히 말하자면 우리가 한국에 대해 배운 것뿐만 아니라 세상 사람들과 연관된, 상호 의존적인 세상을 보는 관점에 대해 가르치는 겁니다. 우리 모두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우리 모두가 서로에게 필요합니다. 지구촌 시민들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가르침으로써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데에 우리 모두 작지만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좋은 교사가-한 달 전보다 박식해진-되는 것이 여러분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믿습니다. 우리 자신의 지적 풍요로움을 바탕으로 우리의 학생들이 좀더 풍성한 가르침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Kamsa Hamni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