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제4차 한·호 포럼은 호주 타즈매니아주의 수도 호바트에서 한국측 대표단 28명과 그 두 배가 넘는 호주대표단이 참석하여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7월 16일 화요일 오후 3시에 인천공항을 출발한 한국대표단이 장장 20시간만에 도착하자 회장단의 회동으로 회의가 시작되었다. 총 2박 3일로 구성된 이번 회의는 크게 2개의 전체 회의와 3개의 분과 회의로 구성되었다. 전체회의는 양국 대표단장인 한승수 UN 총회의장과 Alan Ferguson의원이 공동으로 주재하였다. 양국 수반의 축사대독과 호한재단, 한호재단 이사장들의 인사말, 호주 외무장관, 호주 상업무역장관, 김학준 동아일보 사장, 서정욱 전 과학기술처장관 등 여러 인사의 발표가 이어졌다.
한·호 양국 관심사 논의분과 위원회는, 첫째 아·태지역의 전략환경변화, 둘째 경제성장과 구조조정 및 자유무역의 역할, 셋째 지식기반 사회에서의 문화의 호혜적 연결에 대하여 별도의 회의를 하였다. 그리고 다음날 공동회의에서 분과별로 도출한 정책제안서를 최종 조율한 후 기자회견에서 공동 대표들이 발표하는 것으로 포럼은 끝이 났다.
한·호 포럼은 1980년대 말, 양국 정상간 합의사항의 하나로, 격년제로 한·호 양국 도시에서 번갈아 개최되고 있으며, 특히 호주 측에서는 한국이 호주의 제4대 무역국이며, 호주 교역 상대국 중에서 둘째로 큰 무역흑자를 가져다주는 아주 중요한 나라임을 감안하여 대화의 ‘두번째 창구(second track)’로써 적극 이용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우리가 이 포럼을 순수 민간 대화 채널로써 활용하고자 하는 것과 달리 반민반관의 성격을 유지하려는 호주 측의 입장을 존중하여 이루어진 현상이다.
이 회의를 양측이 어떠한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과는 무관하게, 한·호간에 이러한 대화의 채널이 존재한다는 것은 중요한 일로, 앞으로 계속 추진할 필요가 있겠다. 다만 전체 회의가 요구하는 예산의 규모로 보아 앞으로는 더 작은 스케일로 분야별로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깊이 있는 토의가 이루어지는 것이 더 바람직하고 이번 회의에서도 그렇게 하기로 결정하였다.
호주 측에서는 APEC 의사 일정에 안보문제를 포함하려는 우리 측의 제안에 별로 관심이 없는 듯 하였고 대한 무역흑자의 시정 노력에 관해서도, 한국이 대(對)중국과 대(對)미국 무역에서도 무역흑자를 내는 것을 들어 시정 노력이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에 대(對)북 햇볕정책이나 공기업의 민영화, 기업 지배구조의 투명화, 양국의 문화 교류 등에 있어서는 많은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채택된 공동 선언문도 일반적인 것 중심으로 되어 있어서 그 실현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민간 교류의 활성화 차원에서 인내심을 가지고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