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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내 한국학의 전진기지

지난 7월 19일에 한국국제교류재단 문화센터에서 프랑스 루앙대학교 한국사회문화연구소 활동 설명회 및 감사 리셉션이 열렸다. 한국학을 담당하고 있는 문규영 교수와 한국학을 배우는 학생 12명이 한국을 방문해 한불 교류를 지원하는 후원자들을 대상으로 동아리 활동 사항을 보고하고 향후 한불 교류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루앙대학교 한국사회문화연구소의 활동
루앙대학교는 프랑스 북노르망디 지역의 도청소재지인 루앙시(Rouen)에 위치하고 있다. 700년의 전통을 지닌 국립대학교로 과학기술대, 심리/사회/교육대, 인문사회대, 체육대, 법대/상경대, 의대/약대 등 6개 대학단위로 나뉘어져 있으며 학생 인원은 총 2만 5천여 명에 달한다. 루앙대학교 한국문화연구소는 한국에 관심을 가진 학내 교수진과 한불 관련 교류에 관심을 가진 외부인들의 도움으로 1996년에 설립되었다. 설립 초기에는 세미나 위주의 활동을 주로 했으나 1998년부터는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학생들을 위해 한국어 강좌가 개설되었고 2005년 한국국제교류재단이 루앙대학교를 해외 한국어강좌 지원기관으로 선정했다.
한국어 강좌 수강인원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추세인데 2005/2006 학년에는 130여 명, 2006/2007 학년에는 170여 명을 넘어서면서 한국에 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사회문화연구소에서 펼치고 있는 한국학 및 한국문화 관련 활동은 한국 서예 강의, 한국학 관련 세미나, 루앙시 아고라 한국영화제 창설 및 운영 등이 있다. 40만에 달하는 루앙시를 향후 프랑스의 대표적인 한국문화애호도시로 발전시키기 위해 루앙대학교 한국학 수강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한국과 관련한 다양한 행사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영화평론을 도입한 한국영화 시사 세미나에서 출발한 루앙시 제1회 한국영화제는 루앙에서 열린 최초의 아시아 영화제로 3천여 명의 관람객을 동원하면서 영화제 관련 전문인들과 관객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고, 무엇보다 루앙대학교 한국학 학생들이 규모가 큰 영화제까지 조직할 수 있을 정도로 자발적인 참여와 연대의식을 보여주어 더욱 의미가 있었다고 한다.

진정한 민간 외교사절단
2005년 제주시와 루앙시가 자매도시 결연을 맺으면서 제주대학교와 루앙대학교가 교류 협정을 체결했고, 매년 양 대학 간에 학생단체 어학/문화 연수 교류를 진행하고 있다. 2005년 여름에는 루앙대학교에서 16명의 한국학 수강 그룹이 제주대학교 초청으로 방한해 2주간의 한국어 집중 어학연수를 마치고 9일간 한국 문화 탐방을 했고, 2006년에는 18명의 제주대학교 학생이 루앙대학교에서 2주간 프랑스어 및 문화 연수를 했다. 올해 한국을 방문한 12명의 루앙대학교 학생들은 어학연수와 한국 문화 탐방을 마치고 리셉션을 준비했다.
봉산탈춤 공연, 컨퍼런스: 한국 불교에 관하여, 루앙시 아고라 한국 영화제, 꼬레그래피 전시회, 박소희 전시회, 한불판화 전시회 등 동아리 활동 사항 보고와 함께 2005년, 2006년, 2007년 어학/문화 연수 프로그램에 대한 소개, 그리고 칵테일 부페로 진행된 이날 행사는 한불교류와 관련해 다양한 인사들이 참석해 성황리에 마무리되었으며, 루앙대학교 학생들을 격려하고 프랑스 현지 기관대표들의 의사전달을 통해 향후 한불 교류방안에 대해 모색하는 시간이 되었다. 이날 리셉션을 준비한 12명의 루앙대학교 학생은 오는 손님들에게 깍듯하게 인사하고, 음식을 준비하는 모습이 한국사람들보다 오히려 더 한국사람처럼 보였다. 루앙대학교의 사례는 해외에서 한국학이 발판을 넓히는 과정을 보여준다. 캠퍼스에서 시작해 지방자치단체, 나아가 국가간의 교류로 확장시킨 이들을 진정한 민간 외교사절단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Interview
"우리 학생들이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제가 루앙대학교에서 시간 강사를 시작할 때만 해도 한국학술진흥재단의 지원이 중단되었고 수강인원이 30명도 채 안 되었습니다. 한국어 강좌도 학점이 부여되지 않는 교양 선택과목이어서 부임하자마자 먼저 행정 관련 인사진과 회의를 거쳐 학점인정제를 도입하게 되었습니다. 또 한국어 강좌가 전문통역관이나 번역가, 언어학자를 양성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한국어라는 언어를 통해 한국의 역사와 경제, 문화와 사회를 보는 일반 교양강좌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한국 문화 관련 사업을 통해 학생들의 관심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지원으로 본 궤도에 오른 지금은 오히려 학생들이 더욱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6기까지 배출된 한국 동아리 학생들은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분주하게 한국영화제를 준비하는가 하면, 한국학 관련 세미나를 조직하기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자극을 받게 되고 더욱 열심히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한국어를 가르치고 한국 문화를 알리면서 한국인으로서 국위선양을 한다는 대의명분 보다도 루앙 동아리 학생들의 정성과 노력이 힘을 내게 하는 원동력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 이 학생들이 프랑스 내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민간사절단으로 활약하면서 한국과 프랑스 간의 파트너십을 돈독하게 하는 역할을 할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문규영 교수. 프랑스 루앙대학교 한국 사회문화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