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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턴을 가득 채울 한국 문화의 향기

지난 12월 7일, 텍사스주 최대 문화기관이며 미국 내 시카고 남쪽, 워싱턴 D.C. 서쪽, 로스앤젤레스 동쪽 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휴스턴미술관에 한국실이 개관되었다. 향후 한국 문화 홍보의 교두보 역할을 할 휴스턴미술관 한국실 개관의 의미를 짚어본다.



아시아미술에 대한 관심 이끌어 낼 한국실
휴스턴은 미국에서 네 번째로 큰 도시이며, 미국 남부와 남서부에서 열 번째로 큰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지역사회가 있는 곳이다. 현재 휴스턴과 주변지역의 아시아계 인구는 증가일로에 있으며, 이들은 자신들의 고유한 문화가 휴스턴의 첫째가는 예술기관에서 좀 더 충분히 보여지기를 바라고 있다.
휴스턴미술관의 한국실 개관은 휴스턴미술관의 아시아미술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의 일환으로 얻은 결실이다. 향후 2년에 걸쳐 아시아컬렉션은 기존 전시실의 4배가 넘는 면적의 본관 1층 공간으로 이전되어 재설치될 것이다. 다음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인도네시아실로, 2008년 봄 개관할 예정이다. 또한 남아시아 및 인도실은 2008년 12월, 중국실과 일본실은 2009년 개관을 기다리고 있다. 휴스턴미술관은 전시공간의 확장 외에도 추가 재원으로 아시아미술 전 분야에서 새로운 작품들을 확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국 문화 홍보의 교두보, 한국실
한국실은 휴스턴미술관 최초의 영구적인 한국미술전시실이며, 미국 남서부에서는 유일한 한국미술전용 전시실이 될 것이다. 한국실 설치는 휴스턴미술관의 ‘한국미술, 문화계획’의 토대가 된다. 이 계획의 핵심은 최고의 미적, 문화적 중요성을 지닌 한국미술을 전시하고, 한국 내 문화기관과 적극적으로 협조하며, 관람객을 대상으로 하는 포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데 있다. 한국실과 해설자원은 미국 남부와 남서부 지역에서 한국의 문화를 대변하는 중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또한 공공 컬렉션에서는 널리 알려져 있지 않거나 아예 접근하기조차 어려울 수도 있는 작품을 미국인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할 것이다.
한국실에서 소개되는 미술은 신석기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전 시대를 망라하고 있다. 도자, 불교미술, 여성용 장식품, 현대미술 등 4가지 주제 부문별로 한국의 예술과 문화의 주요 순간을 보여준다. 서울에 있는 한국의 국립중앙박물관으로부터 장기 대여한 훌륭한 전통작품들이 신설 한국실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한국을 벗어나 외국에서는 전시된 적이 없는 두 점의 국보가 특별히 2개월간 그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최근에 구입한 현대미술품들은 5천 년을 자랑하는 한국의 문화사를 완전하게 대표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사당이나 절과 같이 특별한 공간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특색 있는 문으로 표시하는 아시아의 전통에 따라 휴스턴미술관은 한국의 뛰어난 현대 미술가인 서도호 작가에게 한국실 입구를 표시할 문을 만들어줄 것을 의뢰했다. 또한 현지의 주요 컬렉션으로부터 기증받은 휴스턴미술관 최초의 한국전통미술작품들을 전시하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휴스턴미술관은 아시아 전시실 확장 외에도 향후 2년에 걸쳐 아시아미술 특별전을 몇 차례에 걸쳐 개최할 예정이다. 그 첫 번째로 2008년 1월부터 한국현대수묵화가 서세옥의 작품을 ‘구름이 흩어지는 곳: 서세옥’이라는 제목 하에 전시할 예정이다. 2008년 2월에는 일본의 사진작가 야나기 미와의 작품전을 개최할 예정이며, 2009년 10월 로스앤젤레스미술관과 공동으로 개최할 ‘한국의 현대미술’ 전시회는 국제적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한국의 최고 현대작가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 모이게 할 것이다.
휴스턴미술관 관장 피터 마죠박사는 2004년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초청으로 한국을 처음 방문한 이후 한국실 설치를 적극 지지했다. 휴스턴미술관 이사회도 이런 노력을 적극 후원하기로 하고 한인사회에서 모금한 액수에 1:1로 상응하는 대응기금을 마련하기로 동의했다. 이에 한인사회는 지금까지 1백만 달러가 넘는 액수를 기부했으며, 한국국제교류재단과 ㈜풍산 등과 같이 한국 기관 및 기업으로부터 상당한 자금을 기부받았다. 휴스턴미술관은 국내외 한국인들이 일치단결하여 지원을 계속 해주는 것에 대해 감사하고 있다.

한국실 개관행사와 의의
큰 기대 속에서 12월 7일 열린 한국실 개관행사는 2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가하여 장관을 연출했다. 휴스턴미술관과 휴스턴시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 이 행사를 축하하기 위해 한인들이 대거 참석했으며, 많은 한국여성들이 자랑스럽게 한복을 차려 입고 왔다. 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코넬리아 롱 휴스턴미술관 위원장, 임성준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 김홍남 한국국립중앙박물관장이 개관 축하 인사를 한 뒤 리본커팅 행사에 참여했다. 이어서 저명한 인간문화재 안숙선 명창이 한국의 전통음악 및 재즈 연주자들의 반주에 맞춰 판소리 공연을 펼쳤다. 그날 밤 참가자 모두는 훌륭한 전시실과 안숙선 명창이 들려준 전통과 현대가 독특하게 어우러진 음악을 통해 우아하고 멋진 한국의 예술과 문화를 만끽할 수 있었다.
개관식 다음날에는 샌프란시스코아시아미술관 명예한국미술큐레이터이자 휴스턴미술관 특별자문위원인 백금자 박사가 새로 문을 연 한국실에 전시된 미술품에 대해 강연했다. 미술관 강당은 한국과 한국 예술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한국실 개관을 통해 한국미술은 휴스턴미술관에서 항구적인 자리를 갖게 되었으며, 한국미술에 대한 의미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서울의 한국국제교류재단, 한국국립중앙박물관, 아름지기 등 한국 내 기관들과 협력할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