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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브라질 공동 번영을 위한 길

지난해 12월 10~11일 양일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제 3차 한-브라질 포럼은 브라질에 대한 체험적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리우데자네이루라는 새로운 공간을 통해 느낀 바도 적지 않았지만 포럼 자체를 통해 브라질에 대해 새롭게 배운 기회였다.



양국의 민관 합동 대화의 채널
2004년 노무현 대통령의 브라질 방문과 2005년 룰라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발족한 한-브라질 포럼은 정부ㆍ국회ㆍ학계ㆍ재계ㆍ문화계를 망라한 양국의 민관 합동 대화 채널로 출범했다. 2005년 12월 브라질리아에서 1차 포럼이 열렸고, 이듬해 9월 서울에서 2차 포럼이 열렸다. 지난 12월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이번 3차 포럼에는 양국에서 각각 18명의 대표단이 참가했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임성준 이사장과 올리베이라 전 싱가포르 주재 브라질 대사가 각각 대표를 맡았다.
브라질측은 룰라 정부가 추진해온 개혁 정책의 경제ㆍ사회적 성과를 설명하고, 에너지와 정보기술(IT)분야 및 문화ㆍ학술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를 요청했다. 특히 브라질이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바이오에너지 분야에서 한국과 브라질이 협력해 제3국에 공동진출하는 방안에 큰 관심을 보였다. 한국측은 브라질의 까다로운 법인 설립 절차와 복잡한 회계 시스템, 엄격한 노동시장 규제 등 투자 환경 문제를 중점 거론했다.
한국측은 특히 브라질 정부가 추진 중인 상파울루·리우데자네이루 간 고속전철 건설 사업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대표단의 일원인 양근율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부원장은 서울·부산과 상파울루·리우데자네이루 교통축의 유사성을 근거로 한국측의 경험과 기술 이전이 브라질의 고속전철 사업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제시했다.

한국의 달라진 위상과 역량
이번 포럼은 한국의 달라진 위상과 역량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도 매우 뜻 깊은 자리였다. 참가자 대부분이 전문가적 식견과 세련된 감각을 보여줬다. 김명자 국회의원(전 환경장관)을 비롯, 한국의 중남미 연구 현황을 유창한 영어로 설명한 구자훈 한국 중남미협회 회장(LIG 손해보험 회장), 복합평화 과정으로 북핵 문제에 대한 이해를 도운 하영선 서울대학교 외교학과 교수,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과정을 소개한 이혜민 외교부 국제통상대사, 한글의 우수성과 한국 문화의 특징에 대한 깊이 있는 설명으로 브라질측 참가자들에게 감명을 준 최정호 울산대학교 석좌교수, 한·브라질 중소기업간 기술정보 온라인 거래 시스템을 제안한 윤현덕 숭실대학교 벤처중소기업학부 교수, 한국과 메르코수르(MERCOSUR)간 FTA 체결 가능성에 대해 발표한 김원호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등 한 분 한 분 모두가 보석같은 존재였다. 청와대 해외언론비서관을 지낸 선미라 국제변호사(법무법인 한결)의 탁월한 영어 실력은 좌중을 압도하고 남았다. 능숙한 솜씨로 요령있게 회의를 주재해 포럼을 성공적으로 이끈 임성준 재단 이사장의 역할이 돋보였음은 말할 것도 없다.



무한한 잠재력의 보고, 브라질
남미 대륙의 47%를 차지하는 브라질은 알래스카를 뺀 미국보다 크고, 서유럽을 다 합한 것보다도 넓다. 철광석ㆍ알루미늄ㆍ주석ㆍ흑연ㆍ망간 등 주요 광물자원 매장량에서는 세계 1~5위권을 다투고 있다. 최근 대규모 해저유전이 발견되면서 원유 매장량도 세계 13위로 올라갔다. 아마존 열대우림의 무진장한 삼림자원은 말할 것도 없고, 농ㆍ축산물 생산과 수출에서도 세계 톱 랭킹에 든다.
그렇다고 브라질을 1차 상품의 보고(寶庫)로만 보는 것은 브라질의 저력을 간과하는 것이다. 남미 최고의 제조업 기반을 가진 나라가 브라질이다. 세계 중소형 항공기 시장의 45%를 점유하고 있는 브라질은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다. 다국적 기업의 생산기지로 부상하면서 단순 제조업에서 IT 제품까지 제조업 분야가 최근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풍부한 부존자원, 1억 8000만명의 거대한 내수시장, 건실한 제조업 기반을 바탕으로 브라질은 중국ㆍ러시아ㆍ인도와 함께 브릭스(BRICs)의 맹주로 부상하고 있다.
공동 번영을 위한 포괄적 협력관계로 양국 관계가 발전하고 있는 가운데 두 나라는 2009년 수교 50주년을 맞게 된다. 호혜적 상생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발전시키는 계기로 양국은 수교 50주년을 잘 활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