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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으로 맛보는 세계 문화

다양한 요소로 구성되는 문화, 그중에서 음식을 통해 그 나라의 전통과 문화, 생활의 지혜를 발견하는 건 색다른 즐거움이다. 올해로 33회를 맞이하는 아시아 최대 식품 박람회인 <동경식품박람회(FOODEX JAPAN)>를 다녀왔다.



음식은 문화의 양념
국제적으로 교류가 빈번해지고 있는 지구촌 시대, 사람들은 종종 여러 나라를 방문하고, 그 나라의 문화를 접한다. 다양한 요소로 구성되는 문화 중에서 음식을 통해 그 나라의 전통과 문화, 생활의 지혜를 발견할 수도 있다.
음식을 통한 세계 문화의 체험! 실로 흥미로운 주제가 아닐 수 없다. 필자에게 이러한 것을 한꺼번에 효율적으로 실현시켜준 하나의 국제이벤트가 있었다. 다름 아닌 지난 3월 11일부터 14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개최된 식품박람회 <2008 동경식품박람회(FOODEX JAPAN 2008)>이다. 관람객 입장에서는 세계의 주요 식품과 음식문화에 대한 지식 및 이해를 키울수 있는데다 입맛을 돋우고 다채로운 볼거리가 제공되는 즐거운 박람회였다. 하지만 해외 각국에서 참가한 식품업체에 있어서는 식품시장 확대를 위한 치열한 경쟁의 각축장임을 쉽게 감지할 수 있었다.

동경식품박람회(FOODEX JAPAN)
아시아 최대 식품ㆍ음료 전문 박람회인 <동경식품박람회(FOODEX JAPAN)>는 1976년부터 매년 3월 일본 도쿄 인근의 지바현 마쿠하리멧세(幕張メッセ)에서 개최되는 박람회로 세계에서도 3번째 규모를 자랑한다. 일본능률협회ㆍ일본호텔협회ㆍ국제관광일본레스토랑협회 등이 공동주관하고 있으며 그 외 일본 외무성ㆍ농림수산성ㆍ일본무역진흥공사등을 비롯한 다수의 관계기관이 후원 및 협찬 형태로 참여하고 있다. 올해로 33회를 맞이한 <동경식품박람회(FOODEX JAPAN)>는 세계 65개 나라에서 2,412개 업체가 참가했는데 각 나라의 식품, 농산물, 음료 및 주류 등에 대한 열띤 소개와 판촉 활동으로 비즈니스 확대의 장이되었다. 더불어 음식 서비스ㆍ유통업ㆍ제조업 분야의 관계자와 일반관람객 등 9만 5천명 이상이 참관, 높은 호응도를 이끌어내었다.

한국 전시관
한국의 연간 대일본 농식품 수출액은 대략 6억4600만 달러로, 일본은 한국 전체 농식품 수출액의 25%를 차지하는 최대 수출 대상국이라고 한다. 우리 농산물의 주력 시장이라 할 수 있는 일본을 보다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농수산식품부와 농수산물유통공사등 관계기관 주도로 우리나라에서도 98개 식품업체가 참여해 한국전시관을 구성하였다.
올해 한국관 규모는 1,683㎡(187개 부스)로 아시아 참가국 중 1위이며, 전 세계적으로는 이탈리아에 이어 2위 수준이다. 특히 ‘중국산 냉동만두’ 사건으로 일본 내 식품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점을 고려하여 우리 농식품의 품질ㆍ안전성 관리에 대한 홍보에 역점을 두고 있는 듯하였다.
특히 ‘한국 농식품 홍보관’을 별도로 운영하여 김치ㆍ인삼ㆍ전통주 전시홍보, 김치 담그기 및 전통주 빚기 시연 등 다양한 체험 이벤트를 전개함으로써 방문자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한편 우리 고유의 전통발효식품 및 음식문화의 우수성을 소개하는 기회를 마련하였다. 현장에 파견 나온 농수산물유통공사 직원으로부터 이번 박람회 기간에 김치ㆍ인삼ㆍ신선농산물ㆍ장류ㆍ주류 등 엄선된 우수 농식품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수출상담을 벌여 약 1억 달러 수준의 수출계약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을 수 있었다.



음식과 국가 이미지
우리나라 전시관 이외에 다른 국가들은 어떤 방식으로 자국의 식품을 홍보하는지 눈여겨보았다. 제일 먼저 해외 참가국 중 최대 규모의 전시관인 이탈리아관에 눈길이 쏠렸다. 역시 파스타와 피자가 주종을 이루는 식품이 소개되었고, 와인 시음회 및 강연회 등의 행사를 통해 이탈리아산 와인의 우수성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었다. 이탈리아 무역진흥회(Italian Trade Commission)가 제작한 일본판 이탈리아 레스토랑 가이드에서 일본 내 4,000여 개 이탈리아식당에 대한 연락처ㆍ영업시간 등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탈리아 식당에 가면 어김없이 이탈리아 국기와 지도로 장식된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별것 아닌 듯하지만 음식과 함께 국가 브랜드가 연결되어 홍보되는 단적인 사례가 아닌가 한다.
음식문화 순례는 돼지 뒷다리를 생으로 소금에 절여 건조하고 신선한 바람에 말린 스페인의 전통 햄 ‘하몽(jamon)’을 시식할 수 있었던 스페인 전시관을 시작으로 나초와 타코 음식, 챙이 넓은 솜브레로(sombrero) 모자를 쓴 진행요원들이 인상적인 멕시코 전시관, 와인 종주국이자 서양 요리를 대표하는 프랑스 전시관, 홍보요원으로 미스 타일랜드를 동원한 태국 전시관, 커피 홍보에 주력하는 콜롬비아 전시관 등 방문 당일인 3월 12일의 종료 마감시간까지 계속 이어졌다. 방대한 규모의 박람회인지라 반나절 일정으로 둘러보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었다.

음식의 한류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프랑스의 음식점 등급 평가서 <미슐랭 가이드>는 지난해 말 도쿄판을 발행하면서 “도쿄는 세계에 빛나는 미식 도시” 라고 평가했다. 김치에 이어 최근 한국 전통술의 대표격인 막걸리가 7년전에 비해 수출량이 5배 이상 늘어날 정도로 일본 식생활에 파고들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의 음식도 좀 더 연구개발하면 세계인의 입맛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 것 같다. 이제는 식품 및 농산물 수출확대를 위해서는 단순히 상품만 수출해서는 안 되며 우리 음식문화에 대한 소개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드라마 등 대중문화 부문에서 촉발된 한류가 음식분야로도 이어져 계속 확산될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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