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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저녁을 물들인 그림과 음악의 물결

한국국제교류재단 개관 4주년을 기념하여 한국국제교류재단 문화센터에서 지난 9월 1일부터 2일 이틀 간 ‘Art+Music’ 갤러리 콘서트가 개최되었다. 올해로 3회째를 맞고 있는 이 공연은 재단 문화센터에 항상 애정어린 관심을 가져준 관계 인사와 문화센터 회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그동안 여러 나라의 다양한 문화 예술 프로그램 주최 및 지원을 통해 우리 문화를 올바르게 알리고, 해외 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세계 문화 사랑방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해온 한국국제교류재단 문화센터가 올해로 개관 4주년을 맞았다.
이번 갤러리 콘서트에서는 유럽에 우리 문화를 알리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는 임재식 단장이 이끄는 스페인 밀레니엄 합창단이 첫날 공연을 펼쳤다. 둘째 날에는 한국의 대표 재즈 밴드로 급성장하고 있는 젊은 재즈 퀸텟 ‘프렐류드’의 멋진 연주와 함께 프랑스 미술가 제라르 에코노모스의 특별 퍼포먼스가 펼쳐져 잊지 못할 가을밤을 선물했다.



에스파냐 아리랑
어느 날 가을 저녁, 한국국제교류재단 문화센터에는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모두 문화센터 4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 사람들이다. 그동안 해외 여러 문화를 소개해온 재단 문화센터가 어느덧 개관 4주년을 맞아 또 다른 문화를 소개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늘 기대 이상의 전시와 공연 등을 선보였던 만큼 이번 2009 갤러리 콘서트 ‘Art+Music’에서는 그동안 쉽게 만나지 못했던 스페인 밀레니엄 합창단의 공연이 준비되어 있었다.
1999년 임재식 단장이 스페인에서 창단한 스페인 밀레니엄합창단은 한국에는 스페인 노래를, 스페인에는 한국 노래를 전파하는 외국인 합창단으로 임 단장을 제외한 단원 모두가 스페인 사람이다. 또한 단원 모두 5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스페인 국영 라디오 TV 방송 합창단인 ‘RTVE’에서 선발한 우수한 인재들로 구성되어 있다. 스페인 밀레니엄 합창단은 창단 후 임재식 단장과 합창단의 놀랍고 꾸준한 노력으로 2001년부터 국영 TV에서 출연 제의를 받아 매년 공연 실황이 전파를 타고 있으며, 현재 스페인과 이스라엘의 각종 음악 축제에 초청받는 등 유럽 전역에서 그 명성을 높이고 있다. 이런 스페인 밀레니엄 합창단이 한국국제교류재단 문화센터 4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특별한 공연을 선사했다.
1부에서는 스페인의 다양한 노래들을 선보이며 스페인의 다양한 모습을 노래로 그려냈다. 2부가 시작되자 단원들은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등장하여 많은 박수 갈채를 받았다. 스페인 단원들의 입에서 한국의 민요가 불리자 외국 생활끝에 만난 동향인처럼 반가운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우리나라 사람이 부르는 민요와는 색다른 감흥을 전해준 이번 공연은 새로운 문화와 조우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보는 음악, 듣는 그림
9월 2일 둘째 날 저녁 또다시 한국국제교류재단 문화센터에 기분 좋은 소란이 일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재즈 전문 음악 대학’이라는 버클리 음대를 졸업한 재원들로 이뤄진 재즈 퀸텟, 프렐류드의 연주와 함께 프랑스 화가 에코노모스가 무대 위에서 선율에 맞춰 페인팅을 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일 것이라는 공연 예고에 많은 관객들이 기대감을 감추지 못한 모습이었다.
국내 재즈 마니아들에게는 이미 널리 알려진 프렐류드는 2003년 5명의 한국 학생과 외국 학생 1명 등 6인이 결성하였으며, 악기구성이 한국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재즈 밴드로서 보스턴과 뉴욕 등지에서 활동하며 국내에서도 꾸준히 재즈의 매력을 전파해왔다.
1부에서는 그들의 정규 앨범에 수록되어 있는 대표곡들을 선보이며 그들의 음악적 색깔을 보여주었다. 때로는 감미롭고, 때로는 펑키한 느낌의 젊고 유쾌한 그들만의 색깔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2부에서는 자연의 필수 요소를 주제로 삼아 서정적인 추상화 작업을 주로 해온 프랑스의 화가 에코노모스가 함께 무대에 올랐다. 백발의 자그마한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그의 열정이 어느새 무대 위 커다란 캔버스에 펼쳐지고 있었다. 프렐류드가 영화 <원스>의 주제곡 ‘Falling Slowly’를 시작으로 모든 연주를 끝날 때까지 무대 위 대형 캔버스 위에는 한 폭의 그림이 완성되어갔다. 주조 색으로 블루를 사용했는데 그 느낌이 프렐류드와 많이 닮아 있었다.



프렐류드에서 테너색소폰을 연주하는 리차드 로가 에코노모스에게 “오늘 당신이 그린 것은 무엇입니까?”라고 묻자, 그는 “당신의 음악을 설명할 수 있나요?” 라는 질문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그들의 음악과 그림은 이처럼 뭐라 형언할 수 없는 신선한 감동을 전해주었다.
이틀간 펼쳐진 이번 공연은 한국국제교류재단 문화센터의 4주년을 기념하기에 손색없는 공연이었으며, 앞으로 다양한 문화 교류를 위해 펼쳐질 수많은 공연들을 위한 믿을 수 있는 약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