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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이 지속적인 경제 발전의 파트너가 되길 기대합니다”

개발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아프리카 각국과의 자원개발 협력관계 구축은 소위 말해 요즘 국제 외교계의 ‘트렌드’다. 엘리아스 무주리장관의 이번 방한은 짐바브웨뿐만 아니라 중남부 아프리카 여러 국가와의 교류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22일부터 28일까지 6박 7일간의 방한 기간에 무주리 장관이 발견한 가능성은 무엇이었는지 들어보았다.



1.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약 일주일 간의 체류 소감에 대해 우선 말씀해 주십시오.
한마디로 정말 훌륭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여러 기업의 현장과 관계자들, 그리고 관료들을 만나 소중한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었으니까요. 개발도상국에서 벗어나 성공적으로 선진국에 진입한 한국의 발전 과정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하게 됐다는 점도 큰 소득이었습니다. 짐바브웨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한국이란 나라에 대해 비로소 눈을 뜨게해준 기회였다고 할까요? 엄청난 해외 투자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내고 있다는 점, 매우 안전한 사회에 살고 있는 선량한 사람들로 가득한 나라라는 점에서 앞으로 미래가 무척 밝다고 생각합니다.

2. 올 2월에 짐바브웨 에너지전력개발부 장관으로 취임하였습니다. 임기 내에 가장 역점을 두고자 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당연한 말이겠지만, 짐바브웨 전역에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제 첫 번째 목표입니다. 솔직히 말해 현재 짐바브웨의 전력난은 심각한 상황입니다. 수요의 20%밖에 공급하지 못하고 있으니까요.
안정적인 개발 사업과 국민들의 편의를 위해 이는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사항입니다. 하지만 길지 않은 임기 내에 이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제 역할은 임기 동안 짐바브웨가 에너지 부족국에서 벗어나기 위한 발전의 시발점이 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행히 짐바브웨에는 석탄과 수자원 등 발전을 위한 자원이 충분합니다. 따라서 이들 자원을 이용해 발전 설비를 만들 수 있는 파트너를 찾고 있는데, 그런 측면에서 한국과의 협력을 크게 기대하고 있습니다.

3. 해외로부터 기술 이전이나 투자 유치 등을 위해 개선해야 할 점도 있을 텐데요.
물론 현 시점에서 한계라고 할 수 있는 부분도 명확합니다. 해외로부터 투자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국가 신뢰도가 일정 수준에 이르지 않으면 안 됩니다. 다행히 짐바브웨는 정치적•사회적으로 아주 안정된 아프리카 국가 중 하나입니다. 현 정부는 이런 기조를 계속 유지하면서 해외 신인도를 높이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들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또 결실을 맺고 있다는 것을 국제적으로 증명해 보일 것입니다. 민주주의가 끊임없이 전진하고 있다는 점도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런 바탕 위에 경제도 꾸준히 나아질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4. 아프리카 여러 나라가 전력 부족을 겪고 있습니다. 여러 국가들이 공동으로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맞습니다. 짐바브웨를 비롯해 콩고, 보츠와나, 모잠비크, 나미비아 등이 참여해 남부 아프리카 전력공동망(Southern Africa Power Pool: SAPP)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SAPP는 전기를 사고 팔 수 있는 일종의 주식시장이라고 보면 됩니다. 짐바브웨는 여기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모든 참여국들의 변전 설비가 짐바브웨로 연결되어 있어서, 사실상 거대한 전기 저수지 역할을 하고 있으니까요. SAPP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한다는 점은 전력 개발 사업에 관심이 많은 한국 기업에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짐바브웨에 투자해 발전 설비를 짓는 회사는 전기가 남아돌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니까요. 생산되는 전기는 남아프리카 여러 나라에서 동시에 소비될 것입니다.

5. 그렇다면 이번 방문을 통해 한국이 가진 상대적인 장점도 파악했으리라 생각됩니다.
한국전력과 효성중공업, LS산전 등 전력 생산과 관련된 여러 기업을 방문해서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한국의 테크놀로지는 분명 최고 수준이기에 전력 생산 시설의 개•보수, 신규 발전소 건설, 송배전 용량 증설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뿐만 아니라 재생 에너지와 친환경 발전에 대한 노하우도 짐바브웨에 많은 도움을 줄 것입니다. 이런 기술력이 짐바브웨의 개발 가능성과 결합해 많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기술적 측면 말고도 한국이 가진 특별한 매력이 또 있습니다. 바로 성공적인 개발 경험이지요. 그토록 짧은 시간에 성공적으로 개발에 성공한 나라는 세계에 얼마 되지 않습니다. 짐바브웨가 개발의 파트너로서 한국에 특히 관심을 갖는 이유도 거기에 있습니다.

6. 반대로 한국의 비즈니스맨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짐바브웨의 장점으로는 어떤 게 있을까요?
짐바브웨는 매우 안전한 나라입니다. 사람들이 친절하고 우호적입니다. 물론 여기저기 미흡한 부분이 많고 개선의 여지가 많은 나라이지만 적어도 국민성에 있어서는 결코 문제가 없습니다. 경제적인 관점에서 투자에 대한 보상 관념도 확고합니다. 투자자들의 첫 번째 관심사는 자신이 투자한 자금을 어떻게 회수하는가 하는 것인데, 짐바브웨 정부는 투자자의 이익 보호를 위해 많은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교육열이 높아서 지적이고 성실한 인재들도 많습니다. 문자 보급률 80%는 아프리카 최고수준입니다. 이런 교육 인프라를 바탕으로 짐바브웨는 아프리카에서도 가장 성장이 빠른 나라 중 하나입니다.

7. 앞으로 더욱 본격적인 교류와 협력을 위해 한국인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무엇입니까.
아프리카에 관심이 있는, 혹은 앞으로 관심을 가질 한국인들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관심이 생긴다면 일단 한번 방문을 해보라는 것입니다. 방문하는 나라마다 이런 당부를 하는데, 아프리카는 아프리카라는 말로 묶기에는 정말로 다양한 나라들의 집합체입니다. 아시아와 마찬가지로 나라별로 개성이 뚜렷하고 환경과 현실도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아주길 바랍니다. 따라서 짐바브웨의 장단점과 가능성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알고자 한다면 꼭 직접 눈으로 보길 부탁합니다. 아마 밖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살 만한 나라라는 걸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그렇게 서로를 잘 알게 된 이후에는 자연스레 더 깊은 교류와 협력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