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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 잭슨 교수의 한국 고전영화 강좌 '한국 영화의 보물'

휴머니즘의 산물 한국영화를 만나다  얼 잭슨 교수의 한국 고전영화 강좌 '한국 영화의 보물'  지난 9월 26읿부터 한국국제교류재단 문화센터에서는 한국 고전영화를 상영하고 해설하는 강좌가 진행되고 있다.'한국 영화의 보물들(Treasures of Korean Cinema)' 이라는 타이틀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주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국문화를 소개하기 위해 만련한 것으로 행사는 오는 12월 12일까지 격주로 진행된다.
                    영화는 '반도의 봄','양산도','자유부인'등 1940년대부터 1960년대에 제작된 한국영화를 위주로 상영한 뒤 얼 잭슨(57)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 해설과 함께 토론하는 시간으로 이루어진다. 이 강좌의 산파이자 한국영화를 사랑하는 얼 잭슨 교수를 만나 행사의 이모저모를 들어보았다.



영화를 통해 알게 된 한국의 매력

이 강좌를 기획한 것으로 들었다.

역사박물관에서 비슷한 강좌를 하던 중 올 봄 주한 독일대사 부인 마리아 자이트 여사를 만났다. 그분이 주한 외국인들에게 한국영화를 소개하는 공개강좌를 권유했다. 그래서 서울시청 등 여러 관계기관과 접촉했는데 한국국제교류재단이 흔쾌히 응해 거의 반 년만에 강좌를 연 것이다.

상영되는 영화가 모두 ‘고전’이다. 누가 이를 골랐는가.

물론 모두 내가 선정한 영화들이다. 이 영화들은 모두 숲속에 숨겨져 있는 보물과 같다고 생각하는데 내가 아니면 아무도 이런 영화를 소개하지 않을 것 같아 골랐다. 워낙 오래된 이야기여서 배경지식이 필요하고 진행이 느려 이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웃음)

원래 전공은 영화가 아니라고 들었다. 어떻게 영화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가.

코넬대학과 프린스턴대학에서 일본문학에 초점을 맞춘 비교문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고 미네소타대학에선 동아시아학을, 산타크루즈대학에선 비교문학을 가르쳤다. 그런 면에선 비전문가이지만 어릴 때부터 영화를 좋아해 대학생 때는 몇 마일씩 걸어서 외국 영화를 보러 다녔다. 물론 이 때는 한국 영화를 보지 못했다. 영화가 처음 제작된 시기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이 나오기 시작한 시기와 비슷하다. 그런 면에서 영화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정치, 문화, 영사, 심리를 아우르는 종합예술이어서 세계를 보는 창과 같아 다른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라 생각한다.

한국 영화의 특징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또 미국영화와 다른 점은.

일제 식민 지배와 전쟁이란 두 개의 큰 비극이 바탕에 깔려 있기에 한국 영화는 인간의 삶을 다루고 휴머니즘을 담고 있어 매력적이다. 미국 영화와의 차이점이라면 미국은 막대한 제작비를 들여 아이들을 위한 영화를 만드는 반면 한국은 뛰어난 창조성을 무기로 어른들을 위한 영화를 만드는 점이 다르다고 본다. 예를 들어 이만희 감독의 영화 같은 경우 돈은 거의 들지 않았지만 아주 인상적이고 강렬한 장면이 많다. 하지만 몇 백만 달러를 들인 타이타닉 같은 영화는 누가 기억하겠는가.

한국과는 언제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됐는지.

2003년 하와이에서 열렸던 컨퍼런스에서 한예종의 김소영 교수를 만나 2004년 처음 한예종 영상학부 방문교수로 왔다. 이 때 한국 문화, 특히 영화에 관심을 갖게 됐고 동아시아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선 한국의 관점으로 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았다. 이전에 일본을 통해서 아시아를 봤는데 그것이 얼마나 잘못됐는지 알게 된 것이다. 이후 고려대학교에서 2006년부터 미국 시를 강의하다가 2009년부터 한국예술종합학교로 옮겨 강의를 하고 있다.

고려대 영문과에서 강의할 때도 그는 한국 영화를 상영하곤 했단다. 학생들 반응은 좋았지만 학교 당국에서 마땅찮게 여기는 바람에 한국예술종합학교로 옮기는 이유가 됐다고 했다.

한국 영화를 만나다 휴머니즘의 산물 얼 잭슨 교수의 한국 고전영화 강좌 '한국 영화의 보물'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선 어떤 강의를 하는가?

학부에선 영화 이론 입문을, 대학원에선 일본 영화 관련 강의를 하고 있다. 또 김소영 교수와 공동으로 ‘트랜스아시아 영상문화 연구소’ 소장을 맡아 동아시아 영화 관련 국제학술 대회를 여는 등 지역학 연구도 진행한다.


그렇다면 영화 공부는 언제 하는가.

한예종 교수들과도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영상자료원 등에 가서 흘러간 한국영화를 많이 보는 편이다. 하루에 5편까지 본 적이 있는데 아마 지금까지 300편 이상 본 것 같다.

좋아하는 한국 영화감독은 누군가.

이만희, 김기영, 박찬욱 감독과 영화 ‘가족의 탄생’을 만든 김태영 감독, 독립영화를 만드는 이상우 감독을 좋아한다. 특히 김기영 감독의 영화 ‘하녀’는 한국학생들이 꼭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스스로 많이 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한국의 영화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있다. 특히 흑백영화가 그렇다.

한국 영화계에 해주고 싶은 말은.

스크린 쿼터제를 다시 생각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90년대 주옥같은 한국영화들이 만들어진 데는 스크린 쿼터제 효과가 컸다. 스크린 쿼터제가 많이 줄어들면서 한국 영화의 질이 많이 떨어져 한국 영화의 위기라고 본다. 아울러 할리우드를 쫓아가지 말라는 말을 꼭 해주고 싶다.

잭슨 교수는 단순한 한국영화 매니아가 아니다. 영화제작에 직접 참여하기도 하는 영화인이다. 김소영 교수와 실험적인 여행영화 ‘타비타비’를 제작해 2007년 서울 실험영화제에서 개봉하기도 했고, 2009년 영화 ‘경(mirror)’의 극본 제작에 참여한 경험도 있다. 이번 달 열리는 부산국제영화제에 출품된 이상우 감독의 영화 ‘바비(Babbie)’에 딸을 입양하러 온 미국인 역할을 맡아 영화배우로도 데뷔한다.
부산국제영화제에 매년 참여하는 등 외국인들에게 한국영화를 알리는 든든한 일군 노릇을 하는 잭슨 교수.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영어자막을 입혀 영화 이해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며 “오늘 참석자들은 아마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소식지를 보는 사람들이 많아 보였는데 입소문이 나면 더 많이 올 것 같다”며 이 강좌에 대한 애착을 보였다.

양산도(김기영 1955) - 민간에 전승된 비극적 이야기를 김기영식의 서정적이고 독창적 방식으로 각색한 작품, 자유부인(한형모 1956) 1950년대 중반 소비문화가 등장하며 한 여성의 선택과 그러한 선택에서 오는 결여와 타협하는 과정을 서울을 배경으로 동정적 시각에서 훌룡히 고찰해 낸 작품, 갯마을(김수용 1965) - 갯마을 여인들의 삶을 서사적으로 그려낸 작품. 그네들의 열정과 공동체의 힘이 영화 전체의 분위기를 끌며 기품을 더한다, 검은 머리(이만희 1964) - 권위의 압박과 위선적 명예라는 권위주의적 풍조 속에서 빚어지는 모순을 음산한 마력으로 그려낸 걸작, 로맨스 빠빠(신상옥 1960) 한국 영화계의 거장 신상옥 감독의 영리함이 돋보이는 가족 코미디 영화

김성희 북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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